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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여는 사연

작성일 2020-01-01 01:33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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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새해가 밝았습니다. 어제와 오늘이 그리 다를 것 없지만 그래도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로서 인간은 오늘을 새해라고 부르며 새로운 결심과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오늘 하루 일상을 대하며 “새해에 복 많이 받기를”과 같은 덕담을 주고 받습니다. 주안에서 한 마음을 나누는 이 글을 읽으시는 동역자 여러분들께도 새해에 복 많이 누리시라는 덕담을 보냅니다.
언제나 한 해를 열때마다 연구소의 캐치프레이즈를 고민하여 왔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연구소는 다음과 같은 격문(檄文)으로 한 해를 보내기를 원합니다. “생활신앙, 살아있는 믿음”입니다. 이 문구를 채택한 데는 아래와 같은 이유가 있습니다.

그동안 “일상”에 대한 관심이 기독교 내부와 사회적으로 편만해 진 지점에서 우리 연구소는 오히려 2018년부터 2년동안 “일상”이란 화두에서 “생활”이란 화두로 초점을 옮기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2018년도는 일상생활사역연구소의 발전적 독립의 기점에서 “새로운 일상, 생활이 온다”라는 문구를 채택했고 2019년도는 “일상, 생활의 발견”이라는 문구로 한해를 보내었습니다. 이렇게 “일상”에서 “생활”로 초점을 바꾸는 시도를 하는 것은 “일상”의 가치를 무시하던 데서 돌아서서 일상의 소소한 가치를 발견하는 것은 권장해야 하겠지만 자칫 이런 강조가 부조리한 “일상”에의 함몰을 칭송하거나 자기만족적인 나르시시즘을 강조하는 데 그치는 현상에 대한 반성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생활”이란 단어는 “일상”의 이중적인 면의 부정적인 면을 덜어 내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말로 자칫 “일상”에의 강조가 자기 변화 혹은 사회의 변화를 거부하고 현실에 순응하게 하는 역기능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면 “생활”의 강조는 보다 적극적으로 변화를 선택하는 살아있고 활력있는 역동으로 균형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그동안 소위 “일상의 영성”이란 단어를 “생활신앙”이란 단어로 강조점을 바꾸어서 표현해 본 것입니다. 어떤 점에서 이것은 새로운 단어의 발견이라기 보다는 가치있는 옛것의 재발견입니다. “생활신앙”이란 단어를 검색해 보면 이 문구를 공식적인 문구로 가장 먼저 쓰신 분이 장공 김재준 목사인 것으로 보입니다. 김경재 목사가 쓴 <장공의 생활신앙 깊이 읽기>를 보면 김재준 목사는 일종의 기독교 실학자로 “생활신앙”을 강력하게 강조한 분입니다. 저와 같이 보수적인 신학교를 나온 사람들은 김재준 목사에 대한 편견과 거부감을 자동적으로 가지고 있는 데 실제로 자세하게 이 분의 이야기를 주목하면 오늘날 매우 합리적이고 보수적인 신앙을 가진 분들의 생각과 큰 차이가 없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지난 세기 진보와 보수로 구분지어 신학하기를 했지만 이제 21세기 신학의 판도에서 post-evangelical과 post-liberal은 많은 점에서 의견의 수렴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지난 세기의 구분선을 제하고 편견없는 눈으로 장공의 말을 볼 수 있다면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이번에 발견했습니다.

장공은 <전집>제9권에서 「신앙생활에서 생활신앙에로」라는 꼭지의 글을 썼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신앙한다 할 때, 그것이 우리 생활의 한 부분인 것 같이 생각하기 쉽다...그런 하나의 액세서리로서의 신앙생활이란 아무 위신도 명령권도 없는 것이어서 불편하면 언제나 버림받을 성질의 것이다. 그러므로 신앙생활이란 표현이 아니라 ‘생활신앙’이란 표현으로 신앙이 정립되어야 한다고 믿는다.”(152쪽)
살아있는 믿음으로서 “생활신앙”을 강조한 것은 기독교대한복음교회(설립자 최태용)의 설립정신에서도 발견되는 것입니다. (세가지 설립정신은 첫째, 신앙은 생명적이어라, 둘째, 신학은 학문적이어라, 셋째, 교회는 조선인 자신의 것이어라 였습니다) 김경재 교수는 “신앙은 생명적이어라”는 오늘날에는 “신앙은 생활적이어라”라고 바꾸어도 좋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살아있는 믿음, 활력있는 믿음을 갖고 일상을 살아가는 것, 신앙생활을 생활신앙으로 이해하고 사는 것, 이것은 나른하고 편안한 삶을 가져다 주기 보다 치열하고 고뇌하는 삶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것이야말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의 길이 아닐까요? 제자도로서의 일상생활의 강조는 생활신앙의 강조와 다름이 아닐 것입니다.

아무쪼록 올 한해 바로 이 “생활신앙”으로 살아있는 믿음을 누리며 사시는 모든 동역자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삶,일,구원 (3191) 지성근목사
_ 삶,일,구원(3191) 지성근 목사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cheer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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