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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카오딕, 하나님나라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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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391
댓글 1 건 조회 5,436 회
작성일 08-06-1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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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카오딕, 하나님나라 운동


지난 40여일 이상 우리의 뉴스의 일상적 주제가 된 ‘촛불집회’에 대해 일상생활사역연구소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는 불편함과, 무슨 말이라도 해야겠다는 책임감 때문에 이 글을 쓰게 됩니다.


연일 방송은 이번 촛불집회에서 보게 된 새로운 시대의 운동의 방식과 방향에 대해 특집기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분명히 2000년 이후 대중 집회의 방식과 방향은 이전 시대의 강력한 지도부가 이끄는 조직적인 모습보다는 상당히 자율적인 개인들과 그들의 자발성에 기초하지만 동시에 어떤 질서를 창출해 내는 모습을 띠고 있습니다. 이런 형태의 방식과 방향을 ‘카오딕(chaordic)’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카오딕은 혼돈이라는 뜻의 카오스(chaos)와 질서라는 뜻의 오더(order)의 합성어인데 비자 인터내셔날의 디 혹(Dee Hock)의 책에서 대중화된 말입니다. 새로운 시대의 더 좋은 삶의 방식을 위한 조직이론으로 제시된 이 카오딕은 제가 최근 관심을 가지고 있는 ‘선교적(보냄받은) 교회운동’이나 포스트모던시대의 교회운동에서도 많이 언급하고 있는 개념입니다. 카오딕은 자연스럽게 ‘시스템이론’과 연결되기도 하며 생태운동의 방식과도 관계가 됩니다.


이런 카오딕 형태의 촛불집회를 향해 ‘배후’나 ‘선동’을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시대의 패러다임이 아닌 이전 시대의 패러다임의 잣대로 재고 있다는 것의 반증입니다. 이전시대는 인과의 법칙에 의해 문제의 근원을 밝히고 그 문제의 근원을 희생양으로 삼아 제거하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계몽주의적, 근대적 방식입니다. 지금 정부와 여당이 가지고 있는 사고의 방식은 현재의 사태에 대한 분석이나 혹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내어 놓는 해결책에 있어서 전형적인 계몽주의적, 근대적 사고방식을 드러내어 놓고 있습니다. 현재 문제는 한 가지 원인에서 나온 것이 아니며, 촛불집회는 어떤 한 집단이나 관점으로 설명될 수 있지 않는 매우 복잡하고 유기적인 것입니다. 동시에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도 예를 들어 “30개월 이상된 소를 들여오지 않는 것으로” 문제가 다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단선적 사고방식이라 할 것입니다. 문제의 해결을 다각도로 다양한 방식으로 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 한 카오딕한 촛불집회의 방향은 또 다른 진화를 거듭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현재의 상황들을 보면서 “세상속의 하나님 나라운동”으로서 우리 학사 운동1)과 교회를 비추어 보게 됩니다. 엄밀히 말해 하나님 나라 운동이야 말로 카오딕의 정수입니다. 성경은 하나님 나라를 드러내는 도구로서의 교회를 가장 생태적이며 시스템적인 용어인 “몸”이란 단어로 이미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 속에서 흩어져 벌어져야 할 학사운동과 그 정체성 자체가 디아스포라를 지향하여야 할 에클레시아로서의 교회가 그 어느 때보다도 계몽주의적, 근대적 사고방식에 포로가 되어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운동을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를 하게 됩니다. 이것은 새로운 유행을 좇아가자는 것이 아니라 원래의 본질을 회복하자는 촉구입니다. 몸으로서의 교회를 보는 시스템적 사고, 하나님이 혼돈속에서 질서를 만드신 전 우주 세계 만물을 생태적인 관점으로 보게 하는 창조신학, 생태신학의 관점을 회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런 관점이 우리로 하여금 오늘 우리가 호흡하는 시대인 21세기 속에서 생각하는 법, 운동하는 법, 살아가는 법을 제시할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일상생활사역은 그 정체성이나 사역의 방향이나 모두 카오딕(chaordic)을 띄게 되는 사역입니다. 흩어져 사는 삶, 다양한 삶의 형태속에서 그 모든 혼돈속의 삶을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로 이웃을 섬기는 섬김으로 이해하고 살자는 일상생활사역의 취지 자체와 일상생활사역연구소의 운동의 방향 역시 카오딕한 네트웍 운동을 지향합니다.


새로운 교회운동 역시 큰 건물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대형교회가 대세가 아니라 작은 교회들의 네트웍이라는 방식, 카오딕한 방식이 필요한 시대라고 확신합니다. 이 확신은 저만이 아니라 죠지 바나가 얼마전에 쓴 Revolution(「레볼루션교회혁명」,베이스캠프펴냄)에도 드러나는 것입니다. 미국의 교회를 수십년간 분석해온 바나는 21세기 포스트모던 환경속에서의 교회는 미니교회로 가게 될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한국교회 대부분과 심지어 우리 출신 학사들까지도 이러한 방향에 대한 인식없이 안주하는 삶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2008년 6월의 일상이 던져 준 작은 화두와 도전이 오늘 국가의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뿐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을 대하는 태도와 교회에 대한 이해와 선택에 이르기까지 우리들의 일상생활에 두루두루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1) 저는 '학사운동'을 ‘학사사역’ (학사 개개인이 자신의 일터, 가정, 교회 등에서 행하는 모든 섬김과 봉사) 더하기 ‘학사회사역’(위의 언급한 학사사역이 잘 일어날 수 있도록 훈련하고 이미 일어나고 있는 학사사역을 네트웍하는 일을 하는 정체성을 가진 학사회의 사역)이라고 늘 주장하고 있습니다. 학사운동=학사사역+학사회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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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7월 소리 지에 기고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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