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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톡톡크리스찬 #17 점심의 영성(4월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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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한신
댓글 0 건 조회 5,629 회
작성일 09-05-19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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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CBS 방송 - 월요일을 기다리는 사람들

2009년 4월 20일 방송분 준비

일상생활사역연구소 홍정환 객원연구원

주제 : 점심의 영성

▲ 들어가며

‘먹기’는 인간의 생존에 가장 결정적인 문제다. 성도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그렇다면 하루 세 끼의 식사 중에서 ‘점심’이 갖는 특이한 지위가 있다면 무엇일까?

▲ 점심의 재발견

1. 현대인의 삶에서 점심식사는 생존에 핵심적인 역할을 감당한다.

농경시대에는 이른 새벽부터 하루를 시작했다. 땀 흘려 일한 후 푸짐하게 먹는 아침식사는 이후의 계속되는 일과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다. 그러나 현대로 접어들면서 아침식사를 거르는 사람이 증가했다. 늦어지는 취침시간과 기상시간, 육체노동보다는 지적노동의 비중이 커진 것이 대표적인 이유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점심식사는 가히 농경문화에서의 아침식사와 비슷한 위치에 놓여있다. 과거에는 아침을 먹지 않으면 공복감에 노동, 혹은 일과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였던 것처럼, 아침은 먹지 않더라도 점심은 반드시 챙겨먹게 되었다.

먹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인간에게 그렇게 점심식사는 생존에 핵심적인 역할을 감당한다. 그렇기에 점심식사를 통해 외부의 공급이 끊어지면 생명도 끊어진다는 것, 우리는 스스로 살아갈 수 없으며 누군가의 공급이 있어야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점심의 영성은 겸손을 배우도록 돕는다.

2. 점심시간은 활발한 교재의 시간이며 고독을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이다.

직장인이나 학생들에게 점심시간은 식사시간인 동시에 활발한 교재의 시간이기도 하다. 평상시에 잘 하기 힘든 이야기들도 음식을 사이에 두었을 때에 훨씬 부드럽게 진행된다. 점심시간은 대화를 통해 서로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 그리고 오전 일과 중에 발생된 긴장과 오해 등을 점심시간의 교재를 통해 상당부분 해소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홀로 점심식사 하는 것을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 점심시간의 교재가 갖는 유익을 알기 때문에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그 외에도 (아침·저녁식사와 달리) 점심식사를 혼자하면 뭔가 대인관계에 문제있는 사람으로 비춰질까 하는 염려 때문에 강박적으로 함께 식사할 사람을 찾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고독한 점심을 두려워하지는 말자. 폴 투르니에가 말했듯이, 깊이 있는 친교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창조적인 고독을 먼저 맛보아야 한다(폴 투르니에,「고독」).. 늘 사람들 속에서 부대끼는 현대인의 일상에서, 점심시간을 사용해 고독과 침묵을 훈련하는 것 역시 우리의 영적 삶에 큰 유익을 준다.

3.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점심시간은 안식을 경험케 해준다.

우리는 끝없이 반복되는 일상의 잡다한 일거리들 속에 파묻혀 삶의 의미를 느끼지 못하는 공허함과 무료함 속에 쉽게 지치고 피곤해진다. 쉼이 필요하지만 충분히 시간을 내어 쉴수 있는 사람은 극히 제한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상의 다양한 공간에서 안식의 리듬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점심시간은 하루 흐름 속에서 안식의 리듬을 형성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리적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재충전할 수 있다. 한 시간 남짓한 짧은 시간동안 맛있는 식사와 즐거운 교재, 혹은 고독 가운데 누리는 안온함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식후에 차 한 잔 마시며 누리는 짧은 여유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일상으로 복귀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그리고 점심시간을 어떻게 보냈느냐에 따라 이후의 시간 내용이 결정된다. 점심시간을 중심으로 하루를 둘로 나누어보면 점심시간 이전보다 이후의 시간이 더 길다. 점심시간에는 오전에 하지 못했던 것을 반성하고 오후의 일과를 계획할 수 있다. 한 박자 쉬어가는 안식의 리듬이 삶을 풍요롭게 이끌어 준다.

▲ 나가며 : 마음에 점 하나 찍기

점심(點心)이라는 말은 본래 일일이식(一日二食)을 했던 중국에서 아침과 저녁 사이에 허기를 달래는 간단한 식사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배고픔을 간단히 해결하며 마음에 점을 찍고 넘겼다는 의미다. 마음에 점을 찍는다는 동양적 의미는 오늘의 우리에게도 중요한 통찰을 준다. 점심을 통해 점(period) 하나 찍고 일상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점심시간에 누릴 수 있는 교재, 고독, 안식 등은 바쁜 현대 사회의 삶에서 자신의 좌표를 확인하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의 방향을 재설정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기도문

하나님, 마음에 작은 점 하나 찍을 수 있는 시간 허락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점심식사를 하며 나는 먹지 않으면 살 수 없구나, 누군가의 공급이 있어야만 살 수 있구나, 라고 생각하게 하셔서 우리에게 겸손을 가르쳐 주십시오. 음식을 사이에 두고 이루어지는 편안한 대화 가운데서 함께 먹는 사람의 기쁨과 아픔을 듣고 품어줄 수 있는 넉넉한 가슴을 허락해주십시오. 그리고 홀로 식사하길 두려워하지 않고 고독과 침묵의 시간 속에서 하나님 앞에 고요히 머물기도 배우게 해주십시오. 사랑하는 아버지,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정신없이 흘러가는 일상 가운데 점심시간을 허락해 주심 감사드립니다. 이 시간에 그침과 쉼, 그리고 안식을 누리게 해주셨음에 또한 감사드립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렸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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