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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톡톡크리스찬 #50 대강절과 기다림의 영성(12월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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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한신
댓글 0 건 조회 6,704 회
작성일 09-12-27 12:23

본문

부산 CBS 방송 - 월요일을 기다리는 사람들

2009년 12월 14일 방송분 준비

일상생활사역연구소 정한신 기획연구위원

주제 : 대강절과 기다림의 영성

* 참고

- 이정훈, 성탄절 큰 선물 교회력, 복음과 상황 1995년 12월호, 43-44면

- 헨리 누엔, 영성에의 길, IVP, 1999

▲ 들어가면서 - 대강절

대강절 기간입니다. 대강절(Advent)은 '옴', '도착'을 의미하는 라틴어 'adventus'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이는 주님의 탄생을 미리 기대하며 자신을 가다듬는 것을 그 본질로 하는, 성탄절 전 네 주일을 포함한 절기를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강절의 또다른 명칭으로는 주님의 오심을 기다린다는 뜻의 대림절(待臨節), 강림절(降臨節) 등이 있습니다. 대강절은 주님을 기다리는 계절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이 시기에 기다림의 의식들을 행하면서 자신을 준비시켜 왔습니다.

대강절을 보내면서 기다림의 영성을 생각해보고, 예수님을 기다리는 우리의 일상이 어떠해야 할지를 함께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 기다림의 영성

우리 시대에 아주 중요한 것이 기다림의 영성입니다. 사실 기다림이란 아주 인기 있는 태도는 아닙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이 기다림을 시간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이는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의 문화가 근본적으로 “계속해! 뭔가 하란 말이야! 네가 뭔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 줘! 그렇게 앉아서 기다리지만 말고!”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기다림이란, 그저 해야 할 일들, 도달해야 할 목표 사이에 있는 사막과도 같은 것입니다. 특히 사람들은 기다리는 시간에 주어지는 불확실성과 내면의 감정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기다리는 것을 매우 어려워합니다. 그래서 기다림 자체에는 크게 의미를 두지 않고 단지 수동적으로 그 시간이 지나가기를 바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누가복음 1,2장에 나오는 사가랴, 엘리사벳, 마리아, 시므온과 안나라는 인물 모두가 기다리는 사람들이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기다림의 영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복음의 시작 장면 전체는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사실 누가복음 초두에 등장하는 이 사람들은 기다리는 이스라엘의 전형입니다. 시편은 이런 기다림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 곧 내 영혼이 여호와를 기다리며 내가 그 말씀을 바라는도다.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내 영혼이 주를 더 기다리나니 참으로 파수꾼의 아침을 기다림보다 더하도다. 이스라엘아 여호와를 바랄지어다. 여호와께는 인자하심과 풍성한 구속이 있음이라”(시130:5-7). “내 영혼이 여호와를 기다리며.” 이 말이 구약 성경 전체에서 널리 울려 퍼지는 주제입니다.

성경에서 기다림의 본질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첫째, 기다림이란 어떤 약속을 의식하고 기다리는 것입니다. 사가랴와 엘리사벳, 마리아에게는 아들을 낳을 것이라는 약속이 있었고, 시므온과 안나에게는 메시야를 만날 것이라는 약속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미 우리를 위해 시작된 일을 기다릴 때에만 진정으로 기다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성경에서 기다림은 기다리는 사람들을 자라게 하고, 그들에게 양분을 공급해 주며, 그들이 있는 그 곳에 머물 수 있게 하는 약속 가운데 기다리는 것입니다.

둘째, 기다림은 능동적인 것입니다. 우리들 대부분 기다림이란 아주 수동적인 것이며, 전적으로 우리가 손댈 수 없는 사건들에 의해 결정되는 희망 없는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버스가 늦게 오는 것을 그저 앉아서 기다려야 하고, 누군가가 “그냥 기다려”라고 말하면 짜증스러운 것은 이런 상황이 우리를 수동성으로 밀어넣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경 어디에도 이런 수동성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기다리던 사람들은 아주 능동적으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능동적인 기다림은 믿음 가운데 온전히 그 곳에 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다림은 ‘인내’와 연결됩니다. ‘인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나타날 어떤 것이 숨겨져 있다는 믿음으로 그 상황 가운데 기꺼이 살며, 그 곳이 기꺼이 머무르고자 한다는 의미입니다. 성급한 사람들은 늘 다른 어떤 곳에서 진짜 일이 일어날 것을 기대하고 다른 곳으로 가고자 합니다. 그러나 인내하는 사람은 그곳에 머물고자 합니다. 인내하는 삶이란 현재를 능동적으로 살며 그곳에서 기다리는 삶입니다.

셋째, 때때로 기다림의 영성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기다림을 사는 것입니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기다림은 우리에겐 어려운 것입니다. 우리는 아주 구체적인 어떤 것, 우리가 갖고 싶어하는 어떤 것을 기다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이런 경향은 기다림을 미래를 통제하는 방식으로 바꿉니다. 우리는 우리의 미래가 아주 특정한 방향으로 가기를 원합니다.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실망하고 절망으로 빠져 들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끝을 알 수 없는 채 지속되는 기다림은 삶에 대한 아주 적극적인 자세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상상을 훨씬 넘어서는 어떤 일이 우리에게 일어날 것이라고 신뢰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미래를 통제하기를 포기하고 하나님이 우리 삶을 주관하시도록 하는 것입니다. 영적인 삶이란 능동적으로 그 순간에 거하면서 기다리는 삶입니다. 우리의 상상이나 예상을 뛰어넘은 새로운 일이 일어나리라 기대하면서 말입니다. 이것이야말로 통제하는 일에 정신이 팔린 세상 속에서 진정 삶에 대해 가질 수 있는 급진적 태도입니다.

▲ 대강절과 기다림의 영성 - 어떻게 살 것인가?

대강절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오신 예수님을 기념하고 기다림과 동시에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는 능동적인 기다림으로 살아야 할 것입니다.

먼저 우리는 이 시기에 주님의 말씀에 집중하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약속을 굳게 붙들어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기다림은 항상 말씀에 대해 깨어 있음으로 이루어집니다. 우리의 일상은 항상 말씀을 통하여 약속 가운데 거할 수 있는 길을 발견하게 됩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준비해야 하며, 깨어 기다려야 하며, 하나님의 말씀에 집중한 채 머물러 있어야 한다고. 그래야 앞으로 닥칠 모든 일 가운데 살아 남을 수 있고, 공동체 속에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서 확신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마24장)

둘째로, 이 시기에 우리는 인내와 더불어 통제함을 내려놓는 신뢰의 영성을 살아내어야 합니다. 시몬느 웨일은 “기대감을 갖고 인내하며 기다리는 것이 영적 삶의 기초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성급함을 조장하는 이 시대에 인내를 살아내는 영성이 자라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끝없이 통제하고 미래를 조작하기를 원하는 이 시대에 오직 하나님이 우리 삶을 주관하시도록 내어 드리며 하나님이 상상을 뛰어넘는 놀라운 일을 행하실 것을(예컨대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 기대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셋째로, 예수님을 기다렸던 사람들의 본을 따라야 합니다. 안나와 시므온처럼 기도하면서 기다려야 합니다. 동방박사들처럼 세계평화를 기원하면서 냄새나는 외양간 여물통,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을 찾아다니며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깊은 밤 춥고 외로운 가운데서도 자기 직무에 충실했던 목자들처럼 열심히 일하면서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어머니 마리아처럼 멋진 노래로 찬양과 감사로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온 교회가 함께 이 시대에 오실 그리스도를 함께 이야기하며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넷째로, 기다림은 함께하는 행동임을 알고, 공동체적으로 기다려야 합니다. 엘리사벳과 마리아는 수태 고지 직후에 함께 거하면서 서로서로 기다릴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그들은 서로에게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확인해 주었습니다. 기독교 공동체는 이미 우리 안에서 시작된 일이 향상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축하하고 확인해 주는 곳입니다. 함께 기다리는 것, 이미 시작된 일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것, 그것의 완성을 기대하는 것. 이것이 결혼, 우정, 공동체, 그리스도인의 삶의 의미입니다.

▲ 나가며

기다림은 참으로 일상적인 것입니다. 우리는 식사를 주문하고 기다리고, 약속한 사람과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지하철을 기다리며, 휴일을 기다리고, 월급날을 기다립니다. 그런데 이런 기다림이 우리의 삶에 영성 생활의 본질을 알고 훈련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합니다. 기다리면서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지고 있는 하나님의 확실한 약속이 성취될 것을 기대하고 신뢰하며 오늘을 사는 법을 배웁니다. 기다리면서 우리는 단지 수동적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인내하며 행하는 법을 배웁니다. 기다리면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통제권을 내려놓고 신뢰하는 법을, 주어지는 삶을 감사하는 법을 배웁니다. 특히 대강절 기간에 우리는 이 기다림이 우리의 일상 가운데 파고들어 신비로 거듭나도록 할 수 있습니다. 공동체와 함께, 말씀과 기도 가운데 우리는 하나님을 기다리는 일상을 경험합니다. 그리고 일상의 현장 속에서, 찬송과 기도와 예배 속에서, 낮고 가난한 이들 속에서 예수님을 기다립니다. 대강절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 기다림의 훈련, 기다림의 누림이 있는 절기입니다.

▲ 대강절과 기다림의 영성을 위한 기도

영광스러운 보좌에서 내려와 인간의 몸으로 오신 예수님,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강절입니다. 기대와 기쁨 가운데 주님을 기다리면서 우리의 일상 가운데 참으로 기다림을 통해 주시는 믿음의 선물을 소망합니다. 기다리지 못하고 자꾸만 통제하려고 하는 조급함에서 우리를 건져주셔서 참된 인내와 신뢰로 오늘을 사는 지혜를 주시옵소서. 주님을 기다렸던 신실한 사람들처럼 일상의 현장에서 성실하게 살면서, 가난하고 낮은 자리를 찾고 돌보며, 감사와 찬송과 고백으로 기다리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일상의 기다림 속에서 주님을 만나는 축복을 더하여 주시고, 공동체와 함께, 말씀 속에서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인도해 주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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