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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12월 일상사연 / 주일은 일상처럼 일상은 주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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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건 조회 9,001 회
작성일 10-12-01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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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은 일상처럼 일상은 주일처럼 ...

                                                     주은석 목사
 (분당우리교회 1청년부 담당목사, 본 연구소 실행위원)

  11월 23일 대학부의 한 자매로부터 문자가 왔다. 연평도에 교전이 일어났는데 자신의 남친이 서해안 해경으로 있어서 무사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는 것이다.
 천안함 사건도 있고, 근래 들어서 한반도 상황이 그렇게 좋지 않은지라, 그냥 ‘미친 x가 또 물었나보다...’ 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너무 놀랐던 것은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9시 뉴스를 보는데 이건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일이 일어난 것이다. 군에 있을 때 나도 최접경지인 GP에 근무했던지라 어디까지는 그냥 넘어가고 어디까지는 넘어갈 수 없는지에 대해서 기본적으로는 알고 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은 그 기본적인 생각을 넘어간 것이다. 옆에 있는 아내에게 “여보 전쟁 일어날 수도 있으니, 이거 빨리 대피할 곳 찾아야겠는데”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연평도 사건에 대한 여러 가지 뉴스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 가장 충격적인 것은 K9 자주포 6문 가운데 2문은 적 포격의 충격으로 1문은 포에 탄이 끼여서 3문으로 북에게 대응사격을 했다는 것이다. 전쟁의 승패는 수와 전략으로 결정난다. 그런데 수에서도, 전략에서도... 이건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에선 두자로 표현한다. 'GG' (GOOD GAME) 끝났다는 것이다. 군에 있을 때 항상 상관의 입에서 나왔던 말이 있다. ‘훈련을 실전처럼, 실전을 훈련처럼 하라!’ 단순하게 그들을 욕할 수 없음을 안다. 그리고 이 문제를 가지고 평화가 무엇이니 정치적 이야기를 하고 싶지도 않다. 그냥 이 현실이 나의 현실이고 이 교회의 현실처럼 비춰서 마음이 쓰린다.

주일 대피소에 있다가 평일 6일 동안 폭탄 맞고 살아가는 그리스도인, 어떤 그리스도인은 7일 내내 폭탄 맞고 살아간다고 한다. 뭔가 문제가 생기면 내가 가지고 있는 영성으로 대처해 보지만, 그렇게 튼튼하지도 믿을 만 하지도 않는 모습을 발견한다. 어디가 잘못되었고 누가 잘못했는지 모르지만, 눈만 뜨면 여기저기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미 나를 비롯해서 교회는 공황상태에 빠져 버린 것 같다.  일상에서의 신앙이 사라져 버려 더 이상 신앙으로 내 삶을 해석해 낼 수도,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도 없는 초라함에 빠져 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모습이 너무 싫었기 때문일까? 2년 동안 블루라이트 처치에서 대학생들의 일상과 신앙을 하나되게 하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다. 교회 중심보다는 자신의 일상이 중심이 되게 하기 위해 주중에는 모든 모임을 캠퍼스에서, 또 그들의 학업을 위해 될 수 있으면 주1회 2시간이 넘지 않게 만들었다. 1개로 시작했던 모임은 감사하게도 캠퍼스에서만 15개가 되었다.  이번년도 10명 남짓 시작했던 대학부는 60명이 되었고, 그 가운데 50%가 넘게 캠퍼스에서 모임을 가지고 있다.
 학생들을 보며 일상의 삶 가운데 임하시는 하나님께서 얼마나 강력하신지 너무 많이 경험하게 된다. 왜냐하면 일상에서는 기적이 너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11월을 끝으로 분당으로 사역지를 옮기게 되었다. 주일 예배가 참으로 큰 은혜로 넘치는 교회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은혜는 신비이다. 신비는 절대 말로써 설명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더 기대가 된다. 그 은혜를 기억한다면, 일상에서도 동일하게 그 은혜를 주시는 하나님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일을 일상처럼, 일상을 주일처럼’. 그 신비를 경험한다면 우리의 눈에는 잿더미로 보이는 이 현실이 에스겔의 마른 뼈가 살아나는 환상과 같이 우리에게도 생명으로 다시 꽃 필 수 있음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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