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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6월 일상사연 "나를 이기십시오.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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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건 조회 6,681 회
작성일 11-06-0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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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에는 유난히 비가 많았습니다. 겨울이 길어지고 삼사월의 봄 계절에 차가운 비가 쏟아지는데 때를 기억하고 피어난 여린 봄꽃들이 아무런 보호막 없이 차가운 바람에 실려 내리는 비를 흠뻑 맞고 있습니다. 어느 시인이 노래한 시가 생각납니다.

아무 것도 없구나.
얼굴을 가릴 손도 없이
꽃은 그냥
사나운 비를 맞는구나.

아름다운 것은 위태한 것
맨 몸으로
맨 몸으로
맨 끝에 서는 것

아름다운 것은 위태한 것이란 시인의 고백에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 한없이 연약한 모습으로 봄을 봄 되게 하는 여린 꽃들이 세상을 향기롭게 합니다. 내리는 비에 찢겨진 꽃잎들이 사람들의 발에 밟혀도 그 꽃 향은 밟은 이의 발길에 묻어서 계속 따라갑니다. 한없이 여린 것들이 실은 세상을 아름답게 물들여 가는 것이지요. 저야말로 참 어리석기 그지없는 인생임을 깨닫습니다. 새가 맨발이라는 것과 꽃이 맨손이라는 것이 비로소 보이니 아직도 철들려면 멀었을까요.

  2011년 한국기독교의 현실을 돌아보면 무척 답답합니다. 주님을 만난 뒤 그분의 가르침을 따라 살겠다고 다짐하고 평생을 신앙해온 내부자로서 우리의 궁극적 사랑의 대상인 세상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오히려 호된 질책을 감내해야하는 현실적 자괴감으로 정신적 공황상태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어둠이 깃든 우리 도시를 내려다보면 빨강색 네온 십자가불빛이 셀 수 없을 만큼 수놓고 있습니다. 집집마다 현관문 앞에 부끄럼 없어 붙어있는 교패들, 곳곳에서 교회의 이름으로 많은 사역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연일 언론에서는 비리에 연루된 크리스천들과 교회의 치부가 보도되고 인터넷에서는 유저들의 날카로운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만 살펴보니 어느새 교회의 힘이 엄청 강해진 것 같습니다. 매주 교회로 들어오는 재정의 규모는 천문학적이며 각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자신을 신자라고 떳떳하게 밝혀도 더 이상박해를 받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신분상승의 배경이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한없이 여린 순처럼 이 땅에 오셔서 하나님이 사랑이심을 세상에 전하시다가 하나님은 만군의 여호와라고 굳게 믿는 이들에 의해 처참하게 찢겨 숨져 가신 분
  오늘 대한한국에서 기독교가 다시 세상의 묵정밭을 일구어 내야한다면 힘을 가진 트랙터로 밀고 갈 것이 아니라 호미와 쟁기로 일구어가야겠습니다. 한없이 더디고 미련해 보여도 여린 잎 새 하나 다치지 않게 힘없는 농부처럼, 때로 예수그리스도의 복음 때문에 비난과 고난도 감내해내야겠습니다. 십자가의 종교가 그 십자가를 무기삼아 힘을 발휘한다면 이처럼 역설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지금 우리가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라면 그 힘은 바로 나를 이기려하고 주님께 복종하고자하는 것일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드릴기도가 있다면 모든 비난 자들, 우리 기독교를 헐뜯고 손해를 주는 세력들을 꺾어 달라고 주먹을 치켜든 기도가 아니라 주님의 길이 아닌 세상방식의 힘에 기대려 하는 나를 이기게 해달라고 기도해야할 것입니다. 세상을 사랑하는 방법은 힘이 아닌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며 끝내 순결과 순수함을 스스로 지켜내는 것이겠지요. 정의는 주님의 몫이지요. 아, 갈 길이 멀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득해 집니다. 그럼에도 한희철 시인의 고백에 가슴이 울렁입니다.


나를 이기십시오, 주님

더 많이 아파
아픈 이 받고

더 많이 잊혀져
잊혀진 이 받고

더 많이 없어
없는 이 받고

더 많이 쓰러져
쓰러진 이 받도록
나를 이기십시오, 주님

주저하는 나를
다시 한 번 이기소서




김현호     본 연구소 부산지역 실행위원
                  부산 기쁨의 집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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