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일상사연 > 일.삶.구.원 이야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11월 일상사연 > 일.삶.구.원 이야기

묵상 11월 일상사연

페이지 정보

작성자 웹지기
댓글 0 건 조회 5,934 회
작성일 11-11-01 07:43

본문

영혼과 삶이 하나님과 같은 호흡으로 

걸어가기를 소망하며




하창완       부산 지역 연구위원   /  맑은 물소리 교회  목사




저는 최근에 이런 저런 이유로 해서 한 달 반 정도를 서울에서 지내게 되었습니다. 서울에서 한 달 반을 지내면서, 그것도 그리스도 안에서 헌신된 여러 사람들을 만나보면서 느낀 점이 참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다가온 것은 서울 사람들의 삶의 리듬은 정말 엄청나게 빠르다는 것입니다. 저는 평소에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피에르 쌍소-를 즐기는 사람인지라 도대체 이렇게 바쁘게 살아야만 존재하는 것처럼 느끼는 이 서울이라는 도시가 괴물처럼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서울에서 헌신된 그리스도인은 그 바쁜 일상의 모든 리듬을 다 소화하면서 동시에 교회에서 역시 엄청난 양과 질의 헌신을 감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면서, 저는 이제 놀라움을 넘어서 감동까지 밀려옴을 느꼈습니다. 바쁘게 살아가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음을 강요하는 사회, 그 마르다의 세상에서 마리아의 마음을 갖고 사는 사람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저희 교회 식구 중에 전세난에 밀려 덕계로 이사를 가려는 신혼부부를 보면서, 

  “야.. 너 그렇게 떨어져서 어떻게 교제권을 가질 수 있겠니? 가까이 있자.”

  라며 말리는 다른 성도들의 반응이 떠오릅니다. 그 위에 수많은 미팅들 속에서 소그룹으로 나누는 시간마저도 20분 정도밖에 할애하지 않는 서울의 교회 리듬이 오버랩 됩니다. 20분이면 이야기의 밑자락을 깔기에도 모자랄 것 같은데....


  아프리카의 어떤 부족은 주로 이동하면서 사는데, 그들은 이동 중에 잠시 쉬어가는 시간들을 너무 많이 갖는답니다. 그 주민의 삶을 취재하던 어떤 이가 신기해서 그 이유를 물었더니 왈,

  “내 영혼이 내 몸을 따라올 시간을 줘야하니까요.”

  

  서울이든 지방이든 우리의 일상적 삶은 사실 모든 환경이 다 나서서 나를 바쁘게 몰아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리고 그 바쁜 리듬을 우리의 영혼이 따라잡을 수 없을 때가 훨씬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내 영혼의 보폭이 우리의 일상적 삶의 리듬과 같이 갈 수 있을런지요?
다니엘이 문득 떠오릅니다. 그는 왕이 기도를 금지한 명령을 내렸음을 알면서도 평소와 똑같이 자신의 집 다락에 올라가 예루살렘을 향해 난 창문을 열고서 정해진 시간에 하나님께 기도드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단6:10). 바쁠수록 내 영혼이 하나님의 리듬으로 호흡하고 내 일상의 삶에 그 호흡을 가져다 줄 수 있도록 기도해야할 것이라 제 스스로에게 다짐해봅니다. 


  한편, 느리게 살기만 하면 모든 게 다 잘 흘러가는 것일까요? 제가 아는 이들 중에는 나태함과 게으름의 극치를 달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가 SNS에 올리는 글들은 언제나 “아.. 심심하다. 누가 나랑 놀아주는 사람 없나?”입니다. 거기다 “단풍놀이 가자니 돈이 없고, 돈을 벌자니 일하기는 싫고.... 아.. 짜증난다... 000에게 전화해서 밥이나 사 달라 해야겠다.”라는 이야기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 역시 몸의 게으름이 영혼을 감옥 속에 가둬두고 있는 모습이지요. 

  역시 다니엘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그는 “지혜와 권능이 하나님의 것이니... 그에게 지혜와 힘을 주시기를 기도하고...”그는 왕이 내린 음식과 포도주로 자신을 더럽히지 않기를 결심하고 행동하였습니다(단1,2장).  하나님이 나와 세상의 주관자이심을 믿기에 하나님이 가르쳐 준 대로 살고자 결심하고 행동하는 모습은 다니엘의 삶 전체를 꿰뚫고 있습니다. 이 것은 영혼이 하나님과 더불어 호흡하는 만큼 몸을 따라 같이 움직이는 모습인 것이지요. 


  결국 진짜 중요한 것은 내 영혼이 하나님과 더불어 같이 호흡하는 법을 훈련하는 것입니다. 제 삶을 정속보행하게 이끌어줄 그 리듬을, 이 시원한 가을바람 속에서 느껴보기를 소망하며 오늘도 길고 깊게 숨을 들이쉬고 내어 쉬어봅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들이시여, 제 영혼이 당신 속에 온전히 하나가 되게 하소서...”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3건 8 페이지
게시물 검색

회원로그인

최신글

연구소후원

접속자집계

오늘
1,914
어제
1,795
최대
3,489
전체
1,654,756

일상생활사역연구소
일상생활사역연구소 Institute for Everyday Life as Ministry
주소지: 부산광역시 금정구 금샘로 15(장전동, 해인골든빌라) 402호 (46240)
협업공간 레인트리: 부산시 금정구 중앙대로 2066, 4층 (46214) 남산역과 범어사역 중간지점
☎전화 : 051-963-1391
Copyright © 1391korea.net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