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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12월 일상사연_ 말방울의 경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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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건 조회 6,472 회
작성일 11-12-01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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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사연]


말방울의 경건


이병철(IVF6070학사회)


어느 모임에서 “일상생활”을 위해 사역하는 분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는 그(와 그의 사역)의 목표가 되는 성경말씀을 스가랴에서 제시하였습니다. “그 날에는 말방울에까지 여호와께 성결이라 기록될 것이라 여호와의 전에 있는 모든 솥이 제단 앞 주발과 다름이 없을 것이니”(14:20)


“여호와께 성결”은 (대)제사장의 이마에 붙이는 순금으로 된 거룩한 패에 새겨지는 글씨입니다. 이 글자는 그 내용뿐 아니라 그것을 지니는 사람, 그것을 쓴(새긴) 재료와 위치에서 모두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이것은 거룩하고도 거룩한 단어입니다.


이 글자가 “말방울에까지”기록될 것이라고 스가랴는 예언합니다. 제사장은커녕, 일개 평민에 불과한 마부도 아닌 짐승의 목에 달린 방울에 그 거룩한 단어가 새겨질 것입니다. 그것은 “멸망의 가증한 것”이 거룩한 것을 대신할 것이라는 저주의 말씀이 아닙니다. 그 반대로 거룩함의 확대요, 일상화를 의미하는 희망의 선언입니다.


그 사역자는 이 말을 하면서 이해를 돕기 위해 시각적 자료를 화면에 제시했습니다. 처음에 대제사장의 의복과 그 이마에 있는 거룩한 패 그림이 비취었습니다. 그리고는 말의 목에 걸린 방울 사진이 올랐습니다. 

그것은 한 눈에 매우 대조되는 그림(사진)이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장면이 제시되었습니다. 사실 스가랴의 말씀을 화면으로 보여주는 데에는 두 개의 그림이면 충분하였습니다. 그러나 세 번째 그림에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들어있었습니다.


마지막 그림은 자동차 내부의 운전석 장면이었습니다. 말은 인간이 모든 것을 기계화하기 전 오랫동안, 즉 고대부터 근대 중반(산업혁명 이전)까지 가장 많이 이용되었던 이동 수단입니다. 말의 목에 달린 방울, 그것은 말이 움직이면서 소리를 내기 위한 작은 장치입니다. 방울은 말이 농업용 축력으로만 이용되던 시대에는 말의 위치를 알려주었고, 점점 교통이 번잡해진 뒤에는 마주 오는 상대방에게 일종의 경고음 역할을 하였습니다. 


그러면 말방울은 오늘날 무엇에 해당될까요? 바로 자동차의 경적(警笛)과 같습니다. 그 날의 화면에는 자동차의 운전대에 붙어있는 경적 조절 장치, 바로 거기에 “여호와께 성결”이라고 씌어있었습니다. 


운전석. 저는 운전자가 아니지만 그 자리가 ‘거룩한’자리가 아닌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자리는 ‘신앙적인’‘경건한’자리는 아닌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인간의 삶에서 가장 이기적인 현장이요, 가장 거친 말이 튀어나오는 상스런 자리일 것 같습니다. 운전석에서는 거의 언제나 판결자가 되고, 책임 추궁자가 됩니다.


스가랴 선지자가 약 이천 사·오백년 뒤에 일어날 가장 이기적인 “말방울”들의 출현을 미리 알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말방울”은 성전의 지성소와는 너무도 대조되는 우리의 일상 현장입니다. 그것은 사람들의 생업의 장소요, 운반과 이동의 자리입니다. 그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일상의 현장이 “여호와께 성결”한 장소가 될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미리 보여주시는 환상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죽은 뒤에야, 혹은 뒤에만 효력을 나타내는 제한된, 부분적인 구원이 아닙니다. 스가랴가 예언한 “그 날”은 바로 예수님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예수님의 은혜의 시대는 더 이상 대제사장의 이마와 마부의 손을, 지성소와 말방울을 구분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일상은 제사장의 거룩한 패와 같이, 지성소와 같이 거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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