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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2012년 1월 일상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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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건 조회 5,596 회
작성일 12-01-02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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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싸가지.....” 목사인 저의 입에 이와 비슷한 말들이 굴러다닐 때가 있습니다.

혹자는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을 늘 강조하시더니 '그것 봐요. 목사님도 세상 사람이 되어 버렸네요'라고 말씀하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잘 보셨습니다. 제가 세상 속에 살지 않았다면 “이런 싸가지....” 하는 말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니 어쩌면 저 자신도 그 싸가지 중의 한 사람으로 세상을 살아갔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무슨 이야기냐구요?

가끔 저희 카페에 오는 손님 중에 저를 아랫사람 대하듯(?)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불쾌한 어감으로 “여기 주문 좀 받아주세요” 하는 말 속에 담겨 있는..... 아 참 이 느낌을 글로 표현하기가 좀 난감하기는 하지만, 대충 무슨 이야기인지 아실 듯합니다. 아 생각났습니다. 함부로 대하는, 무례한 그 느낌, 그거 아시지요?


사실 전, 저희 직원들에게 우리는 커피만 파는 사람이 아니라 서비스도 함께 파는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손님의 입장에서 손님이 편안하게 계시다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해 달라고 당부를 하기에 종업원 대하듯 하는 것이 그리 문제 되지는 않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겉 만 아니라 속도 생글거리면서 “주문을 도와 드릴까요?”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이런 싸가지.....” 라고 말하게 하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그리스도인 때문입니다. 아랫사람 대하듯 하며 이야기하는 중에 “우리 목사님이 말이야....” 라든지 “형제님” 하면서 제가 익히 잘 알고 있는 기독교 용어를 쓰는 사람들 때문입니다. 그래도 목사인 제가 주문을 받으러 와서 다행이지 넌크리스천인 직원이 주문을 받으러 왔더라면 “역시 개독교군” 했을 것은 틀림없는 일이기에 등골이 오싹해 지기까지 합니다.


“주께 하듯 하라”는 말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서로 존중하는 마음으로 인간관계를 맺어가는 사회가 될 때 건강한 사회를 이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들끼리는 거룩하고 경건한데 거기에 있는 타인에게는 경건이 실종된 듯한 자세를 취하는 것은 건강한 그리스도인은 고사하고 건강한 사회인조차 될 수 없음이 분명합니다. 왜 우리는 우리끼리만 경건한지...... 쩝!!!


 

이렇게 “이런 싸가지.....” 라는 말이 제 마음에 맴돌 때면 제가 이런 일을 하고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요. 왜냐구요? 실은 저들의 모습에서 제 모습을 보기 때문입니다. 만약 제가 이렇게 세상 속에 살지 않고 저 거룩한 성 안에만 갇혀 살았다면 저도 이런 사람 중의 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을 테니까요. 그래서 이런 말을 할 때마다 저의 과거의 어리석음에 대해 회개하고 직업을 가진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으로 살아 갈 수 있는 것에 대해 감사를 합니다.


저의 무례한 모습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지......


그리스도인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하나님 나라니, 정의로운 사회니..... 하는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라도 우리의 일상의 만남들을 소중히 여기며 그 어떤 사람도 함부로 대하지 않는 것, 그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오늘도 저희 휴를 찾는 모든 분들에게 이런 마음으로 외쳐 보고 싶습니다.


“어서오세요, 문화공간 휴입니다”




황석용      거제도 문화공간 휴 운영함께하는 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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