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일상사연 "한계상황 받아들이기" > 일.삶.구.원 이야기

 "한계상황 받아들이기"

이명진  (본 연구소 서울지역 실행위원, Withus 컨설팅 코리아 CEO)

매일 오전 10시 넘어서 출근해서 저녁 7시 30분 정도면 퇴근하는 사장이 있다면? 과연 이렇게 늦게 출근을 해서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고, 혹 어떤 사람들은 이를 보고 부러워할는지도 모르겠다.

나의 현재 상황을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이렇다. 아내가 아침 일찍 출근을 하다 보니 나는 대충 집 정리하고 4살, 7살난 두 딸을 care하며 어린이집, 유치원에 데려다 준 후 출근을 한다. 그리고 아내가 저녁 9시 정도에 퇴근하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나는 저녁 7시 30분 정도면 퇴근을 해서 아이들과 놀아주고 책도 읽어 주고 공부도 봐 주며 함께 최선을 다해서 시간을 보낸다.매일 이렇게 하다 보니 가끔 내가 회사를 경영하는 사장인지 가정주부인지 정체성이 다소 혼란스럽기도 하고 내면에 갈등을 느낄 때가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어쩔 수 없는 이러한 구조적 한계 상황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다. 내면에 저항감이 생기곤 했다. 24시간 혼신의 힘을 다해 일에 몰두해도 성공하기 쉽지 않은 치열한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이렇게 한가하게(?) 오전 10시 넘어서 출근해서 저녁 7시 30분 정도면 퇴근한다? 그것도 애들과 가사로 인해 다소 지친 모습으로 출근을 한다?  과연 이렇게 해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일을 효과적으로 잘 해 나갈 수 있을까? 사실 어렵다. 물론 마음으로는 나도 다른 프로들처럼 젊은 시절 가졌던 멋진 꿈을 이루기 위해 일에 상당한 열정을 쏟아 부으며 정말 창조적으로 proactive하게 일을 해 나가고 싶다. 

하지만, 구조적 한계 상황을 당장 변화시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물론 아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여러 방안을 강구해 보았지만, 별 다른 묘안을 찾아내기가 어려웠다. 사실 이 정도도 이전에 비해 많이 개선된 상황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건 구조적 한계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쓸데 없는 고민과 갈등으로 감정소비와 시간낭비를 더 이상 하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현재의 상황 속에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최선(?)이었다.우선 나는 거의 매일 새벽 3시 정도에 일어나서 오늘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하며 기도와 말씀을 묵상하며 하나님께 나아간다. 그리고 중요한 책들을 읽으며 전략적인 고민들을 창조적으로 하고자 애를 쓰며 이를 회사 비즈니즈에 적용하고 응용하고자 노력한다.또한 애들을 돌보며 가사를 하는 가운데서도 기존 비즈니스 혹은 신성장 동력발굴과 관련하여 새로운 아이디어와 통찰력을 가지고자 부단히 노력한다.

실제로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일상 생활에서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응용해서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크게 일으키는 모습을 본다. 오늘날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것은 방향이고 창조이며 통찰력과 실행력이다. 나는 여기에 승부를 걸고 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나의 처한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활용할 수 있는 시간과 자원들을 최대한 잘 활용하고자 노력하며 한걸음씩 전진해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