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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나도 새벽을 깨우리로다_ 이상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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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건 조회 5,582 회
작성일 12-12-01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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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새벽을 깨우리로다

이상용 대표 (부산대 85학번, 본 연구소 서울지역 실행위원)



   몇 해 전의 일이다. 교회건축문제 때문에 담임목사님과 새벽에 만나 회의를 하는 일이 자주 있었다. 목사님뿐 아니라 관련된 집사들도 낮엔 각자 일들을 하러 가야 되니 차라리 새벽기도회가 끝나고 회의를 하기로 한 것이다. 나도 덩달아 새벽기도회를 마친 후 회의를 해야 하니 여간 강행군이 아니었다. 더구나 새벽잠이 많은 나로 써는 더욱 힘들었다. 그래서 하루는 목사님에게 괜시리 ‘시험하여’ 이런 질문을 던졌다. “목사님 새벽기도 나오기 힘드시지 않으세요? 아이구 저는 몇 일 나와도 이렇게 힘든데 목사님은 매일 이렇게 나오시니” 하면서 넉두리를 했다. 이렇게 질문하면 목사님도 ‘그러게 정말 힘드네 새벽기도 때문에 힘들어서 목회 못하겠다’라고 하실 줄 알았다. 그런데 목사님의 반응은 이외였다. “이집사 이것도 하다보면 재밌어, 오히려 안하면 이상해 그리고 난 도저히 새벽에 기도 안하면 목회할 자신도 없고” 라고 하셨다. 그때 난 속으로 ‘에이 행여나, 목사님이 집사 앞이라 끝까지 속마음을 안 털어 놓으시고 모범답변만 이야기 하시는구나 하고 생각하였었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후...

요즘 나는 유독 새벽기도에 열심이다. 아니 거의 유일한 낙이다. 헐! 내가 나에게 너무 놀라고 있다. 조용한 새벽에 기도하고 있으면 그저 마음이 기쁘다. 그 시간에 잠자고 있는 것 보다 깨어서 기도하는 것이 훨씬 더 즐겁다. 전에는 새벽에 찬바람 소리만 들어도 밖에 나간다는 것조차 상상도 못할 일 이었지만 이젠 오히려 새벽 찬 바람소리도 기다려진다. 세월이 지나면 사람도 여지없이 변하나보다. 사실 난 몇 해 전만해도 한국교회의 전통처럼 되어있는 새벽기도에 매우 회의적인 사람이었다. 굳이 새벽에 일어나서 이 난리를 떨어야 하냐는 둥, 새벽에 부지런을 떨기보다 일상생활을 더 잘해야 된다는 둥,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새벽기도 그 자체는 전혀 문제가 없는 것 같다. 오히려 그것은 한국교회가 앞으로도 잘 간직해야할 아름다운 전통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오히려 새벽에 꾸준히 말씀 듣고 기도하면 일상생활에 놀라운 면역력이 생긴다. 내가 결심 했던 것 이상으로 일에 대해서 또는 관계에 대해서 더 잘 풀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거짓말할 일이 생겨도 세 번 중 한번으로, 사람들에게 못되게 굴 일이 있어도 세 번 중 한번은 줄어드는 것 같다. 더구나 일상의 정말 별거 아닌 일에 감사하게 되기도 하는 놀라운 일도 있다. 아마도 다니엘의 용기가 하루 세번 꾸준히 기도한 이런 ‘노하우’가 아니었나 싶다.

그런데 새벽기도에도 하수가 있고 중수가 있고 고수가 있다. 보통하수는 절박한 기도제목이 있는 경우이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서는 엉엉 울면서 기도하다가 기도응답이 이루어지면 이내 온대 간대 없이 다시는 나타나지 않는다. 두 번째는 중수인데 주로 기도 내용이 중보기도이다. 주변에 일가 친척의 일상다반사에서부터 지구 반대쪽 수단이나 아프리카까지 실로 광범위한 영역을 관할하고 있다. 세 번째는 고수의 그룹인데 그분들은 모양새부터가 남다르다. 개인방석과 무릅담요, 보통성도들의 두배 정도는 되는 큰 성경책, 목을 축이기위한 생수병등 벌써 준비물에서부터 압도적이다. 또한 인생의 연륜이 어느 정도는 되야 이 반열에 들 수가 있다. 아마 우리 동네가 아직 망하지 않는 것은 이분들의 노고(?)가 아닌가 싶다.


나도 언젠가 이분들처럼 ‘급‘이 올라 갈런지는 모르나 하나님과 새벽에 만나는 것만으로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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