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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2월 일상사연_ 먹고 먹이는 식객을 다녀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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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건 조회 4,887 회
작성일 15-02-0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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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먹이는 식객을 다녀가며


장민아 / 동아대 10학번

 

지난날의 식객은 늘 열려있는 모임이었지만 나에게는 닫혀있는 모임이었다. 먼저는 내가 원체 책을 멀리하던 사람이었기에 관심이 없었었고 평소 읽고 싶었지만 늘 실패했던 책을 읽는 날, 꼭 가고 싶던 날에는 다른 일정과 겹쳐 포기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마지막”이라는 단어는 애틋한 마음을 주는 동시에 절실하게 만드는 것 같다. 졸업을 앞둔 나에게는 이번 식객이 그러했다. ‘직장인의 삶에 뛰어들면 식객은 내게는 허락되지 않는 시간이겠구나’ 라는 생각에 이번이 내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 시간적 여유뿐만 아니라 마지막이란 단어에 의한 마음의 동함까지. 이번에는 무조건 가리라! 식객에 갈 수 있는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서 나는 식객을 참여하러 집 문을 나섰다.


 식객을 하는 동안 ‘하루에 한 권을 어떻게 다 읽을 수 있을까? 힘들진 않을까?’ 염려하던 내 생각은 온데간데없어졌다. 나는 평소 한 글자 한 글자 눈에 담아가며 이해하고 소화하면서 책을 읽어서 책 한 권 읽는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는데, 한 명 한 명 돌아가면서 소리 내어 읽어서 그 속도에 맞춰 내 눈과 두뇌는 빠릿빠릿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었고 보다 속도감 있게 힘들이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 각자의 목소리와 톤으로 책을 읽어서 지루할 틈 없이 딱딱한 흑백의 글자가 더욱 풍성하게 다채롭게 채워지는 것 같았다. 재미있게 읽는 사람이나 목소리가 좋은 사람이 읽는 차례가 기다려지는 소소한 재미도 맛 볼 수 있었다. 점심시간 이후 고비가 찾아왔지만 서로가 서로를 도와가며 자신이 자신을 깨우며 책의 끝을 향해 달려갔다. 중간 중간 읽은 부분 정리하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을 통해서 다시금 책을 읽을 힘을 비축할 수 있었고, 책의 흐름과 맥락을 놓치지 않고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책 한 권을 다 읽어 낸 뿌듯함과 책을 통해서 깨닫게 된 앎으로 내 마음이 가득 가득 채워지는 경험을 할 수 있었기에 또 부드럽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혼자가 아닌 함께 책읽기를 할 수 있었기에 이 시간들이, 이 공간이 나는 참 좋았다. 게다가 공짜로 커피도 주고 밥도 먹여주고 게다가 이번 식객에서는 책까지!! 공짜 좋아하면 머리 벗겨진다던데, 머리 벗겨져도 좋을 만큼 말이다. 다음에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라며 배부르게 잘 먹고 가게 하신 일상생활사역연구소와 이 모든 것 가운데 인도하시고 이끌어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말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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