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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7월 일상사연 _ Surprised by 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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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건 조회 5,711 회
작성일 15-07-01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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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연


Surprised by joy


박재희 / (부산 IVF 대표간사, 본 연구소 실행위원)


 
2015년 *월. 퇴근 후 세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은 다이나믹합니다. 아이들과 집안에서 놀거나, 밖으로 함께 외출하거나, 집에 오는 손님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갑니다. 아빠의 라이프스타일이 유별나서(?) 늦게까지 잠을 안자는 6살, 4살, 2살 난 우리 아이들.. 밤12시가 넘어야 자는 경우도 많습니다. 안해와 나는 이미 녹초가 된 몸.. 피곤한 몸에게 이제야 휴식을 줍니다. 그러나 곧 이불 속에서 스마트폰 삼매경~ SNS와 뉴스를 확인하고 아이들이 깰까봐 귀에 이어폰을 꽂고 키득키득.. 한동안 못봤던 개그** 같은 오락프로를 클릭하며 웃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합니다. 혹시라도 아이들을 깨울까봐 그것도 조심스럽게 ㅋㄷㅋㄷ... 그런데 그때 불현듯.. 아~~! 지금 나는 뭘하고 있는 걸까요? 그리고 뭘보며 웃고 기뻐하는 걸까요?


이렇게 이불 속에서 웃다가 갑자기 과거의 기억 하나가 오버랩 되었습니다. 1999년 *월. 예수님을 영접을 했지만 아무런 감흥(?)없이 살아가던 저에게 그분께서 달콤하게 기습해 오셨습니다. 당시 제 방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하나님 사랑의 감미로움이 방 안이 가득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C. S. 루이스는 이를 “Surprised by joy”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삶이 기쁨의 습격을 당했다고 표현하더군요. 기쁨의 엄습을 당한 저도 그때서야 비로소 웃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뭔가를 성취해서 얻은 기쁨이 아니었습니다. 누군가가 저를 칭찬해 줘서도 아닙니다. 물론 개그** 를 보면서 웃는 즐거움도 아니었습니다. 설명하기가 참 어렵지만 이렇게 표현하면 어떨까요? 그 날 이후, 학교 등교길 버스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혼자 살짝 참 많이 웃었던 것 같습니다. 누가 볼까봐 주위를 둘러보며 약간 쑥스러워 하면서^^ 뿐만 아니라 하루를 열심히 살고 마무리하는 이불 속에서 혼자 키득키득 웃었던 기억도 납니다. 하나님 앞에서 내가 살아가는 삶이 모든 사람이 좇아가는 기쁨이 아닌 나만의 유일한(unique) 기쁨이자 삶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내 인생’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달으면서 그렇게 웃었던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으로 개그** 를 멍~하게 보면서 낄낄 웃다가 이러한 지난 기쁨들이 떠올려져서 깜짝 놀랐습니다! 마치 하나님께서 저에게 다시 엄습하셔서 이 기쁨을 기억나게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이 기쁨은 멀리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지금의 일상에 숨겨져 있음을 알려주셨습니다. 별로 어렵게 숨겨 놓은 것도 아닌데, 제가 못찾고 헤매고 있더라구요. 에구..ㅜ 


그래서 이 기쁨이 뭔지를 잠잠히 생각하고 찾아보았는데, 제일 먼저 발견한 건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었습니다. 지금의 대표간사 업무가 과거 캠퍼스간사의 업무와 사역에 비해 너무 재미도 없고 보람도 잘 느껴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역할을 넘어선 부르심의 기쁨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별로 알아주지 않는 직업이지만(?), 하나님의 각별한 은혜로 이 곳에 머무르며, 캠퍼스와 세상 속에 보냄받은 선교사로 살아가며, 이러한 동역자들을 함께 세워가며 자라가는 일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생각하면 지금도 빙긋~ 웃어집니다^^) 


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 안에서도 감추어진 기쁨을 보게 하십니다. 일과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가 가족 모두에게 있지만, 생명이 지속적으로 잉태되며 자라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이 얼마나 고귀하고 기쁜 일인지를 알게 됩니다. 7개월된 막내가 매순간 자라가는 숨결과 표정은 꽃이 피고 지는 아름다움의 순간보다 더욱 예쁘고 경이롭습니다. 세 아이들의 웃음과 떠드는 소리는 마치 장조와 단조를 오가는 변주곡처럼 신나고 자유롭습니다. 이러한 아이들의 성장과정을 지켜 보면서 하나님 앞에서 지금도 자라가고 있는 ‘어린아이’인 저 자신을 보며 또 웃습니다. 제게 주어진 삶이 남과 비교할 수 없는 이유이겠지요. 이 기쁨들을 앞으로도 절대 빼앗기지 않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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