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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10월 일상사연 : 부모님, 친구같은 부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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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건 조회 5,618 회
작성일 15-10-01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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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연



부모님, 친구같은 부모님






서현택 / (IVF 부산지방회 대표간사, 본 연구소 실행위원) 




2년 동안 study leave를 다녀와서 느끼는 가장 큰 변화는 사실 다른 어떤 것에서 보다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느낀다. 우리 가족을 바라보는 양가 부모님의 눈빛이 전과는 다르다는 것을 확연하게 느낀다. 2년이라는 공백에서 오는 그리움이라고 말하기에는 표현에 아쉬움이 남는 뭔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느낌이 있다. 그런 부모님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 또한 전과는 달라져 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다. 70을 넘기신 어른이시기에 이제 잘 해드려야 한다는 단순한 의무감에서 나오는 태도와는 좀 다른 것이다. 부모님과 우리 가족 사이의 관계가 이전과는 달리, 뭔가 달라져 있다고 느끼는 것은 우리만의 느낌이 아니라 부모님들도 동일하게 느끼고 있는 듯하다.


부모님과의 관계가 이전과는 달리, 뭔가 달라져다는 느낌을 받는 이유가 무엇일까? 생소하지만 기분 좋은 느낌이라 몇 일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이유는 의외로 단순했다. 부모와 자식으로 만난 관계가 이제는 친구(?)같은 관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을 우리도 느꼈고 부모님들도 느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느낌을 기분 좋게 받아들임으로 자연스럽게 정서를 공감할 수 있게 되어서 관계가 새로워졌다고 서로가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부모님은 더 이상 나를 가르침의 대상, 보호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사실 지금까지 나는 부모님앞에서 약자였다. 부모님 눈에도 나는 약자로 보였기 때문에 때로는 어설픈 나의 거짓말에 속아주시기도 했고 때로는 선을 넘지 못하도록 위협?도 했던 것 같다. 부모님은 모를 것이라 생각하고 뻔뻔하게 한 거짓말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얼굴이 후끈거린다. 내가 약자라는 것을 나 스스로도 잘 알았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늘 부모님앞에 서면 경직되었고 때로는 과도한 허풍을 떨었고 때로는 말도 안되는 고집을 부렸던 것 같다. 


그러나 이제는 좀 다르다. 나는 부모님앞에서 더 이상 약자가 아니다. 그렇다고 강자도 아니다. 아니 누가 약자고 강자인지 따질 필요가 없는 관계가 되었다. 더 이상 부모님의 위협?이 내겐 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오히려 내가 알고도 속아주기도 하고 유쾌하게 져주기도 한다. 부모님도 더 이상 이전처럼 속아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지난 일들을 들추며 대립각을 세운다든지 부모님이 가진 힘으로 더 이상 나를 조정하려고 들지도 않는다. 대등하게 삶을 공유하는 친구가 되어간다는 기분 좋은 느낌을 서로 감지한 것 같다. 나이 42에 가지게 된 부모와의 새로운 관계가 앞으로 길면 10년이라 생각하니 아쉽기도 하지만 지금이라도 깨닫게 된 관계이니 만큼 소중하게 여기며 잘 다듬어가야겠다는 다짐도 한다. 앞으로 부모님과 맺어갈 우정을 생각하니 기분이 좋다. 그러면서 한 가지 소망을 가져본다. 딸 영은이 아들 의준이.. 서로가 대등한 위치에서 우정을 나눌 날이 나와 부모님과의 때보다 좀 더 빨리 왔으면 좋겠다. 부모님 나이가 70이 되는 42살은 아무래도 좀 늦은 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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