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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2017년 5월 일상사연 - 늦깎이 직장인의 바람(한진, 파견음악강사, 본 연구소 홍정환 연구원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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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건 조회 3,553 회
작성일 17-05-01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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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직장인의 바람
한진(파견음악강사, 본 연구소 홍정환 연구원 부인)

저는 늦깎이 직장인입니다. 대학생 시절에는 캠퍼스 선교단체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었고, 졸업 후에는 다른 선교단체에서 간사로 활동했습니다. 온실 속 화초처럼 기독교 단체 내부에서 20대 대부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목사가 될(지금은 된) 남편을 만났습니다. 당연히 보통 교회의 사모로 살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번번이 제가 생각한 것과 다른 길을 선택했고, 최저 생계비에 못 미치는 돈을 벌며 자기는 나름 만족하며 살았습니다. 결국 저는 뒤늦게 직장 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직장 생활은 제 자존감을 갉아먹는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입사 동기들과는 10살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젊고 세련된 동기들 사이에서 나이 많은 아줌마로 함께 일한다는 것이 처음부터 불리하게 작용했습니다. 물론 그것 때문에 딱히 배려 받거나 이해 받고 싶은 생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보이는 모습이 중요한 직업 특성 탓에 다른 동료들과 차림새를 비교 당하는 것은 정말 참기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소위 ‘갑질’이라 불리는 것을 실제로 당할 때도 많았습니다. 3분도 안되는 시간을 위해 갑이 부르면, 장비를 바리바리 싸들고 왕복 한 시간 넘는 거리를 운전해서 가거나, 차가운 눈으로 제 차림새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대뜸 “몇 살이고?”라는 말을 던지고 돌아서는 갑의 뒤통수에 대고 “열심히 하겠습니다”를 외치며 90도 인사를 했었습니다. 나 자신이 한없이 무능력한 존재가 된 것 같아 아이들 보기도 부끄러웠고, 남편에게 매번 털어놓기도 창피했습니다.

며칠 밤을 울며 이를 악물고 다짐한 것은 ‘어떻게든 버텨내자’였습니다. 뒤늦게 시작한 직장생활의 첫 번째 목적이 ‘생계’였기 때문입니다(지금 생각하니 처음 시작할 때는 자아실현 같은 고상한 동기도 있었던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 드는 것 같은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3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런 경험을 하며 수십 년 직장생활을 해온 다른 분들이 존경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얼마나 많은 모욕감을 견디며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지……. 5년, 10년이 지나고 나면 그리스도의 참된 제자로 이 모든 것들을 너끈히 이겨내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그것을 바라며 오늘도 힘겹게 문을 열고 집을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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