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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이야기 1월 일상사연 - 최원용님(월드비전 부산지역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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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 건 조회 1,080 회
작성일 22-01-01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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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사연 코너는 폴 스티븐스가 제안한 인터뷰 질문에 기초해서, 많은 분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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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떤 일을 하고 계십니까?
- 월드비전이라는 비영리단체에서 부산 지역에서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가난한 아이들이 꿈을 꾸며 그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 그리고 가정이 위기에 처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또는 긴급하게 경제적으로 지원합니다. 또 이 일을 위해 후원자를 발굴하고 연결하는 일도 주업무는 아니지만 함께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육아휴직으로 가정에서 가사,돌봄 노동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2. 이 일을 하기 위해 그 동안 어떤 과정을 거쳐오셨나요?
- 대학을 기계공학과로 입학했습니다. 대학에서 선교단체(IVF) 선배들에게 스스로에 대해 고민을 해보라고 협박을 당(?)했습니다. 나라는 사람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가진 것들을 나누는 것을 기뻐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대학 3년차 때 사회복지학과로 다시 입학했습니다. 
선교단체 활동에 매진(-_-?)하느라 미래에 대한 고민이나 준비는 거의 하지 않다가 졸업 시기에 사회복지학과의 가장 일반적인 진로인 종합사회복지관으로 입사했습니다. 사회복지사는 비교적 스트레스가 많고 이직율이 높은 직업입니다. 2년간 일을 하며 검은 오오라가 나를 뒤덮을 쯤. 대학까지 다시 가며 선택한 나의 진로를 이렇게 우울하게 지내고 싶지 않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고 있는 일의 가치를 중요시 여기고, 의미있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곳을 찾았고, 때마침 월드비전이라는 곳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전쟁고아를 돕고자 하던 선교사를 통해 시작되었고 운영에 있어 통전적 복음의 가치를 지키려 노력하는 곳입니다. 현재까지 10년이 조금 넘는 시간을 그 곳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3. 평범한 하루 일과를 기술해주세요.
- 회사를 다닐 때 기준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시간 선택제 근무제를 시행하지만 저를 포함한 대부분 직원들이 9시 출근을 합니다. 매일 아침 직원들이 모여 경건회로 일과를 시작합니다. 휴직 전 최종 보직이 팀장이어서 주 업무는 여러 직원들을 업무를 살피고, 코칭하는 일이 주요 업무입니다. 리더인 본부장과의 미팅, 의견조율 등도 많은 편입니다. 
팀원으로 일 할 때는 어려운 가정의 아동, 청소년들을 만나는 일을 했지만, 팀장이 된 이후는 후원자, 협력기관 등 외부미팅이 더 많은 편입니다. 대부분의 업무는 서류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업무시간 중 가장 많은 시간은 컴퓨터 앞에 앉아 문서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3년차에서 7,8년차 쯤에는 한참 일이 많아 하루 10~12시간씩 일하곤 했었는데요, 주52시간 근무제도 정착되고, '90년생이 오면'서 직장분위기도 많이 바뀌어 대체로 정시에 퇴근을 합니다. 
집에 오면 지쳐 쓰러져, 가사노동을 외면하기 일쑤인 저였는데, 육아휴직을 하고 가사노동을 담당하다 보니 조금은 정신을 차리고 있습니다. 복직하면 퇴근시간이 집으로 출근하는 시간이라는 생각을 가져볼까도.. 

4. 일을 통해 얻는 즐거움과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사회복지는 사명감을 가지기 참 유리한 직업입니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변화되는 모습을 경험하며 삽니다. 더불어 우리는 전달한 뿐이지만 도움을 받으시는 분들은 우리에게 감사하다는 표현을 많이 해주십니다. 다수 사회복지사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일을 단순 선행 정도로 취급된다며 선호하지 않아요!) 저는 감사하게 생각하는 '좋은 일 하시네요'라는 말도 많이 듣습니다.
 가장 뿌듯할 때는 오랜 만난 아이들, 또 그 중에서도 특별히 어려운 환경에 있던 아이들이 좋은 어른으로 자라가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입니다. 좋은 대학에 가거나 대기업에 취직하고 운동선수나 작가로 성공한 아이들의 이야기같은 특별한 스토리도 있지만, 스스로를 책임질 수 있도록 취업을 하고, 먹을 것 사들고 사무실로 다시 찾아와 감사 인사를 하고, 또 자기가 받았던 도움을 다시 흘려보내고 싶다며 후원자가 되기도 하는 그 모든 아이들이 좋은 어른입니다. 
 업무적으로 가장 어려운 일 중에 한가지는 후원을 요청하는 일입니다. 부탁을 하는 일은 언제나 어려운 일입니다. 특별히 경제적인 영역에서는 더욱 그렇겠죠. 하지만 후원을 한다는 것, 누군가를 돕는 일은 하나님의 창조의 형상을 회복하는 일이라 생각하며 후원하는 이에게 좋은 초대장을 보낸다 믿으며 일을 하고 있습니다. 
 도움을 받는 이들보다 후원을 하는 사람이 중심인 것 처럼 느껴지는 사회복지 현장,  한  사람 한 사람을 인격으로 깊이 만나기에 턱없이 부족한 업무 시간, 큰 규모로 구조화된 사업 현장에서, 개인의 욕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제공되는 서비스 등은 저뿐만 아니라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하는 많은 이들이 가지는 어려움 일 것 같습니다. 

5. 당신이 가진 신앙은 일과(日課, daily work)와 일에서 느끼는 즐거움이나 어려움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
- 직장 생활을 하면서 좋은 직장인은 될 수 있는 데, 좋은 신앙인은 되기 어려운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오래 한 적이 있습니다.  부조리한 현실 세계 속에서 좋은 신앙으로 일을 한다는 것은 왠지 일을 무척 순결하며 완벽하게 해야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은 이상적인 제 성향때문이기도 하겠습니다. 그러다 그 기준에 차지 못하면 좌절하고 무너지는 경험도 여러번 있었습니다. 10년차가 넘은 저는 이제 현실과 이상 사이에 적당한 지점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다만 일에서 지향하는 가치는 제 안에 신앙을 통해 녹아있는 것들을 향하려 노력합니다. 
제가 다니는 곳에서는 매일 아침을 경건회로 시작하는 덕분에 제 업무를 말씀에 비추어 생각할 기회가 많습니다. 말씀을 통해 저에게 새로운 시각을 주시기도 하시고, 살아갈 힘을 주기도 하십니다. '말씀이 나를 지킨다'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사회복지의 일은 사람을 만나는 일입니다. 그리고 굳이 사회복지 일이 아니더라도 사회생활이라는 것이 수많은 사람들과의 만남입니다. 그럴 때 신앙을 통해 배우는 인격적 태도가 참 많이 도움이 되기도 하고, 부족한 저에게 도전이 되기도 합니다. 

6. 교회/신앙 공동체가 일에 대한 당신의 태도에 끼친 영향이 있다면 이야기해주세요. 어떤 영향인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끼쳤는지.
-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저에게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은 선교단체 시절의 공동체의 경험이었습니다. 자주 만나 말씀과 생각을 나누고, 부족한 나의 모습을 드러내어 만나며 그런 중에 부족한 서로의 존재를 수용하던 경험들.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는 사회생활에서 20대의 이런 경험이 귀한 자산이 되어 있었습니다. 
앞에서 제가 전공을 바꾸어 사회복지사가 되었다고 했는데요, 만약 지금의 저라면 그냥 기계공학을 전공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떤 일을 하고 있느냐보다는 어떤 태도와 삶으로 그 곳에 있느냐가 중요하다 생각을 합니다. 저에게 신앙공동체는 그런 곳이라 생각합니다.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이 세상의 생각들을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그 속에는 제가 생각하는 하나님의 나라와는 결이 다른 방향들이 섞여 있겠지요. 제가 속한 신앙공동체에서는 하나님의 생각을 나누고 배우고 도전받을 수 있습니다. 또 세상의 생각, 유혹, 압력에 따라 살아가지 않고 깨어있을 수 있도록 힘을 주는 곳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신앙공동체가 바르게 잘 가는 것도 쉽지 않은 일임을 경험하긴 합니다만..

7. 위의 여섯 가지 질문에 답하며 떠오른 생각이나 개인적 느낌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공유없이 질문에 대한 답을 쓰다보니, 뭔가 선문답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섭니다. 일과 신앙을 분리하지 않고 살아가려고 애쓰며 삽니다. 하지만 늘 부족하기에 좋은 신앙공동체와 함께 살아내려 합니다. 
이 시대를 '느슨한 연대'의 시대 라고도 합니다. 일상사역연구소를 통해 만나는 이들이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데 느슨한 연대의 공동체가 될 수 있겠다 소망합니다. 
선문답이 아쉬운 분은 만나서 더 단단한 연대의 공동체가 되어도 좋겠습니다. 언제든 연락하시면 달려나갈 준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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