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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이야기 6월 일상사연 - 이예은님(동물보호단체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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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 건 조회 901 회
작성일 22-05-31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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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사연 코너는 폴 스티븐스가 제안한 인터뷰 질문에 기초해서, 많은 분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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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떤 일을 하고 계십니까?
- 동물보호단체에서 홍보 담당을 맡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영상을 찍고 편집해서 유튜브에 올리는 게 주요 업무입니다.
동물을 위한 비영리단체는 생각보다 다양한 형태를 가지고 운영됩니다. 어떤 단체는 어려움에 처하거나 다쳐 생명의 위험이 있는 동물들을 구조하는 구조 전문 단체 성격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저희 단체는 ‘보호’에 집중을 하고 있기 때문에 구조를 포함해 동물권 향상을 위해 전반적으로 일합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자면, 동물의 희생을 막는 법을 재정하기 위해 노력하거나 불법적으로 동물을 사고 파는 행위에 대해 맞서 싸웁니다. 또한 그런 과정 속에서 구조되는 동물들을 치료하고 돌보아 입양을 보냅니다.

2. 이 일을 하기 위해 그 동안 어떤 과정을 거쳐오셨나요?
- 이 일을 마음에 두고 취업을 준비한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고등학생 때 한국사를 접하면서 처음으로 불의와 정의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후 대학생 때 인문학을 배우면서 인간사 전반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학문을 공부함과 더불어 신학에 대해 접하였고 자연스레 약자에 대해 관심을 쏟은 것 같습니다.
우연히 NGO단체의 일을 찾던 중, 동물보호단체 공고를 보았고 약자를 위한 삶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하여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3. 평범한 하루 일과를 기술해주세요.
- 사무실 출근과 출장의 비율이 60:40 정도 됩니다.
사무실에 출근의 경우 오전에는 사무실에 있는 6~8마리의 고양이들 밥을 챙기고 청소를 하며 내부 정리를 합니다. 점심을 먹고 오후부터는 영상을 기획하는 시간을 가지며 필요한 영상을 찍거나 노트북으로 영상 편집을 합니다. 또 일과 전체 중 걸려오는 제보와 문의 전화를 받고 문제를 해결합니다.
출장의 경우는 특별한 사건이 있는 경우입니다. 갑작스럽고 급하게 동물을 구조하러 가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경우에 따라서 쉽게 해결되는 때도 있고 그 지역에 숙박을 하며 지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출장을 나가면 영상을 촬영할 준비를 하고 현장의 상황을 놓치지 않고 촬영하는 데에 집중합니다.

4. 일을 통해 얻는 즐거움과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 먼저 즐거움은, 선을 위해 움직이고 노력하는 단체이기 때문에 내부의 가치관이 맞아 얘기가 잘 통한다는 점입니다. 또한 영리를 추구하지 않기에 바뀌는 사회를 보며 보람을 느끼며 즐거움을 함께 느낍니다. 그리고 동물들을 많이 접하기 때문에 악의적인 모습이 없는 순수함과 귀여움에서 자연스레 즐거움을 느낄 때도 많습니다.
그러나 동물권을 향상시키기 위한 일이기 때문에 잔인하고 불의한 일들도 고스란히 느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사건 현장을 생생하게 봐야 하고 제보 받는 사진들을 검토하기 위해 또 의무적으로 잔인한 사진을 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마음이 좋지 않은 때가 많은데 더욱 어려운 것은 마음이 좋지 않아도 일이기에 마음을 빨리 추스르고 일을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5. 당신이 가진 신앙은 일과(日課, daily work)와 일에서 느끼는 즐거움이나 어려움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
예) 구체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태도나 방식, 일터에서의 인간관계 등에 있어서 신앙은 어떤 영향을 주고 있습니까?
- 일을 시작하고 초반에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 보며 내가 동물을 사랑하지 않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지금까지 동물을 사랑한다고 생각했는데 진심으로 아파하고 공감하는 동료들에 비해 저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저 동물을 쉽게 사고 파는 사람들처럼 동물의 귀여운 모습만 좋아하는 것 뿐이었습니다. 이후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의무적으로 동물을 위해 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는 마음으로는 일이 버거울 때가 많습니다. 진심에서 우러나오지 않아 일이 버거울 때 쯤, <제자가 된다는 것>을 읽고 “예수께서 그 무리 안에 있기를 원하신다.”라는 내용으로 다시 한 번 다짐했던 것 같습니다.
사무실에는 고양이들이 입양을 기다리며 케어를 받고 있습니다. 일을 시작할 때 하나님께서 외면하시지 않는다는 믿음으로 매번 입양하는 사람이 없어도 낙담하지 않고 분명 올해 아이들이 다 입양을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교만한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고양이들은 입양을 못간지 꽤 오래되었는데, 매일 7시 이후부터 오전 9시까지 사람이 없이 사무실에서 지냅니다. 제가 믿는 신앙은 혈연으로 이어지는 공동체가 아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지는 공동체를 말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저를 너무 좋아하는 고양이 한 마리를 보고 하루 빨리 입양을 가서 가족을 만났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내 곧 “입양을 가기 전까지는 내가 곧 그 고양이의 가족이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후 다소 무신경했던 태도가 점차 변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으로 단체에서 우크라이나 동물들을 위해 모금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게시물에는 ‘남의 나라 동물 신경 쓸 시간에 국내 유기견에게 더 관심을 쏟아라’는 비난이 달렸습니다. 신앙을 갖기 전, 한국사를 배우는 고등학생 때의 나였다면 그 말의 논리에 수긍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민족주의 중심의 생각이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앙을 가지고 국적과 민족을 논하지 않는 하나님나라를 알게 된 지금은 더 폭넓게 도움을 주는 것에 대해 반대하거나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6. 교회/신앙 공동체가 일에 대한 당신의 태도에 끼친 영향이 있다면 이야기해주세요. 어떤 영향인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끼쳤는지.
5번에서 말했듯이, <제자가 된다는 것> 책을 교회에서 함께 읽게 되었습니다. 언제나 공동체의 나눔과 모임을 통해서 잊고 있었던 생각들을 일깨워 행동의 변화를 얻는 것 같습니다.

7. 위의 여섯 가지 질문에 답하며 떠오른 생각이나 개인적 느낌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 신을 믿고 그 신이 나뿐 아니라 만물을 다스리고 관장한다는 사실은 때로 낙심하게 되는 상황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게 합니다. 반면 신앙이 없는 사람들은 왜 동물권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어떤 마음이 원천이 되어 힘을 얻는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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