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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상선약수
댓글 0 건 조회 7,245 회
작성일 08-04-29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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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촉히 빗방울이 떨어지던 4월의 어느 날...
소장님과 기획연구위원님은 번역 작업에 골머리를 앓고 계십니다.
맥락 속에서 한 단어를 섬세하게 발굴해내고,
우리의 상황 속에 아름답게 세공하는 고된 작업을 수행하는 중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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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an Hirsch의 The Forgotten Ways를 번역 중인 지성근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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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Place Ministry를 번역 중인 정한신 위원

과도한 두뇌사용의 결과일까요?
공복감이 도적 같이 엄습했습니다.
하지만 책상 위에는 텅비어 앙상한 내면을 드러낸 오곡쿠키 포장만이... 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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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와. 네가 그리워...

도적 같이 엄습해온 공복감... 그러나 창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밖에 나가기는 싫어서 뭔가 시켜먹기로 결정하고 사다리를 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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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T. 라이트의 책 『예수와 하나님의 승리』가 의미심장하게 자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4000원 / 2000원 / 0원... 숨가쁜 승부가 시작되었습니다.
사다리 타기에는 자주 판정시비가 생깁니다.
신중하게 한 줄 한 줄 두렵고 떨리는 손으로 움직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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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과는 직접 파악해 보심이... ^^

마침내 배달된 조촐한 만찬...
샌드위치를 가르며 예수님의 살찢기심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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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저 과도는 로마 병정의 창칼??? ㅡㅡ;;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음식을 나눌 때, 이어령 선생의 『디지로그』한 부분이 절로 떠올랐습니다.

*          *          *

십자가는 혼자 져도 식사만은 함께한 예수의 모습을 통해서 우리는 먹는 것의 최종적인 의미에 대해서,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는 공동체의 의미에 대해서 배운다. 그것은 머릿속의 이념이 아니다. 가슴속의 감성도 아니다. 어금니로 씹는 생생한 생각이고 몸 전체로 느끼는 체감이다. 한자의 뜻 그대로 최후 만찬을 통해 제자들은 일찍이 머리로 배우고 가슴으로 느꼈던 진리를 몸 전체로 체득(體得)하게 된다. 그 순간 빵과 포도주는 일상의 물질에서 성체(聖體)의 미디어로 바뀐다. 그것을 씹고 마시는 것으로 예수의 몸은 내 밖이 아니라 내 안으로 들어온다.
함께 식사를 함으로 남과 맺어지는 일체감, 그리고 공동체와 융합하는 원리는 오늘날 '회사'를 의미하는 컴퍼니(company)란 말에서도 쉽게 읽을 수 있다. '컴(com)'은 '함께(with)', '퍼니(pany)'는 '빵(panis[라틴어.빠니스 또는 빠니]-bread)'이라는 뜻이다. 어원대로 하자면 컴퍼니는 회사의 일터이기에 앞서 함께 빵을 먹는 식탁이다. 캠페인이란 말, 혁명가들이 애용하는 컴패니언(동지)이란 말 모두가 같은 뜻에서 파생된 말이다.
- 이어령 『디지로그』 28~29p

*          *          *

이상 일상생활사역연구소의 일터이야기 한 토막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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