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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 침투한 거짓 구원 이야기 - 재테크 권하는 사회

작성일 2007-12-04 15:17 작성자 다윗 
조회 29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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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재테크의 시대입니다.
직장인들이 식사시간에 가장 많이 나누는 대화의 주제이며, 가장 많은 에너지를 들여서 조사하고 연구하고 실행하는 생활의 중심축이 재테크가 되어 있습니다.
주요 신문사들은 재테크 특집지면을 만들어 게재한 지 오래되었고,
각종 금융권의 재테크 상품들이 봇물을 이루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 사회에서 돈에 대한 이야기가 공론화되고, 소위 건전한(?) 토론의 장으로
나오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80년대 소위 부동산투기로 알부자가 된 이들이 부의 획득과 소비에 있어서 그다지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 주었던 예나, 거대 기업들과 자본가들의 독점, 불공정거래, 노동착취 등의 예를 보면 우리 사회에서 부와 돈에 대한 이야기는 왠지 모를 부정적 이미지와 동시에 이면적으로는 동경의 대상이 되는 이율배반적 모습을 보여 주었던 것 같습니다.
 
그랬던 우리 사회에서 IMF 이후에 가장 큰 화두가 된 것은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위해 매진해야 한다는 것이 되어 버렸습니다. 한 사람, 한 가족, 한 기업의
경제적 기반이 그리도 쉽게 무너지면서 삶이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국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었습니다. 그리고 정부의 무력함도 이러한 현상에 한 몫을 하였습니다.
 
한 사람의 삶의 목표가 10억 만들기나 몇 평대 이상의 아파트와 자동차로 규정되더니
이제는 그것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 "부자 되세요~"의 열망으로 보편화되게 되었습니다.
 
주식투자, 펀드, 부동산투자 등등 수많은 재테크의 방법들이 이제는 전문가의 전유물이 아닌
보통사람들의 필수 교양이 되었습니다.
 
재테크는 돈을 잘 관리하고 경제의 흐름 속에서 생산, 소비, 지출, 저축, 투자 등을 제대로
자리매김 하게 한다는 측면에서 잘 활용하면 돈에 대한 청지기적 삶의 양식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돈에 대한 지혜가 경제 전체를 건강하게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재테크의 목표가 보다 많은 돈을 모으고 쌓아두는 것에 있고, 그것이 투자가 아닌
투기가 되어간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사람들은 이제 삶의 목표를 너무나도 쉽게 '돈'에서
찾게 되었습니다. 돈 그 자체가 목표가 되고, 그것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 당연시 되는
사회가 되어가지 않는가 하는 점에서 우려가 됩니다.
 
어제 KBS에서 재테크 상식을 퀴즈로 구성한 오락 프로그램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주말에 MBC에서도 유사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이제 우리나라는 재테크 권하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는 가치, 가족을 온전케 하고, 행복을 측정하는 가치는
보다 더 많은 돈을 요구하고 보다 더 높은 재정적 생활수준을 요구하게 되었습니다.
일용할 양식에 만족하고, 잉여의 소득을 나누고, 이 땅에 필요 이상으로 쌓아두지 않고
그렇게 살아가는 삶이 너무나도 희귀하게 되었습니다.
 
참된 재테크는 돈을 쌓아두기 보다는 투자를 통해 돈을 흘려보내고 돈이 참으로
공동체를 유익하게 하기 위해 유통되도록(통화로서 기능하도록) 하는데 있습니다.
 
무분별한 재테크가 삶의 중심축이 될 때, 우리는 무지불식간에 거짓 구원 이야기에
매료되어 그러한 구원을 추구하면서 살아가게 됩니다.
 
우리의 일상생활에 이러한 거짓 구원 이야기가 스며들어 있지 않은지 돌아볼 일입니다.
 
참된 재테크, 돈을 돈의 제자리로 돌려 보내는 삶의 양식을 개발하고 공동체적으로
연대해 하는 일상생활 운동가들이 많아지길 기도합니다.
 
- 다시 노래하는 다윗. 정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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