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2 페이지 열람 중
하루 경험만큼 또 자란다정홍원(커피그리고 대표)대학을 졸업하고서 신대원 진학을 망설이다가 3년 만에 교회도 졸업을 했다. 홀로 공간을 가지고 사역해보겠다는 마음으로 창업한 카페는 5년간 유지했고, 지금은 여러 카페에 커피를 볶아서 납품하는 식품제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20대 후반부터 시작한 자영업은 어느덧 30대 중반을 넘어서고 있다.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많이 배우며 하루의 삶에 경험만큼 또 자란다. 지금껏 배워서 알고 있는 지식들이 상황을 이해하는데 꽤나 많은 도움이 된다.최근의 삶이 이전과 조금 달라진 것이 있다면 내가 하는…
변방, 다른 목소리로 함께하는류재한(지방대 시간강사)8월 25일 오후 2시부터, 10회 변방의 북소리가 “20대를 중심으로” 열렸습니다. 그동안 변방의 북소리는 “젊은 연구자 및 대학원생, 관심자들이 서로 공부 과정을 나누면서 상호 격려하고 배우는 모임”이면서 “일상의 다양한 주제들을 다양한 관점으로 사유하면서 공부의 즐거움과 함께하는 기쁨을 누”리는 공간입니다.이런 변방의 북소리는 매번 새로운 의미를 열어냅니다. 10회 변방의 북소리를 준비하면서, 우리 안에 공유되었던 문제의식은 고령화였습니다. 예를 들어서, 내일 모레 마흔인 저…
일상의 기도, 일상의 노래고은영(맨발동무도서관 사서)“인간은 사소한 반복이 주는 안락으로 삶을 버티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일요일이 있어야 6일이 경쾌해지고, 월급날이 있어야 나머지 29일이 의미 있어지고, 생일이 있어야 364일동안 선물을 기다릴 수 있다. 과장하자면 그렇다. 일주일과 한달과 1년의 구분이 없다면 우리는 아마도 일상성의 도를 깨닫거나, 지루함을 참지 못하고 스스로 멸종했을 것이다.” (김중혁 '바디무빙' 중에서)며칠 전, 어느 에세이의 프롤로그에서 저 문장을 읽다가 속으로 끄덕끄덕거렸다. ‘학교’라는 시스템을 졸…
먹고 먹이는 식객을 다녀가며장민아 / 동아대 10학번지난날의 식객은 늘 열려있는 모임이었지만 나에게는 닫혀있는 모임이었다. 먼저는 내가 원체 책을 멀리하던 사람이었기에 관심이 없었었고 평소 읽고 싶었지만 늘 실패했던 책을 읽는 날, 꼭 가고 싶던 날에는 다른 일정과 겹쳐 포기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마지막”이라는 단어는 애틋한 마음을 주는 동시에 절실하게 만드는 것 같다. 졸업을 앞둔 나에게는 이번 식객이 그러했다. ‘직장인의 삶에 뛰어들면 식객은 내게는 허락되지 않는 시간이겠구나’ 라는 생각에 이번이 내게 주어진…
안산에 다녀와서이상용(일상생활사역연구소 서울지역 실행위원) 굳이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날씨는 어찌 이리도 쾌청한지 괜한 죄책감이 들 정도였다. 길을 못 찾아 헤매면 어쩌나 하는 기우를 멀리하고 근처에 도착하자 여기저기 안내 현수막이 크게 걸려있고 근조(謹弔)라고 써 붙인 차량들이 쉴 새 없이 오가고 있었다. 마을 전체가 장례식장인 것 같았다. 안산단원고 앞에는 학생들이 써놓은 수많은 위로의 글들이 바람에 조용히 나부끼고 있었다. 합동분향소 앞에 이르자 자원봉사자들이 검은 리본을 하나씩 건네준다. 입구에는 대형화면으로 아이…
좁은 일상, 넓은 사회 김선일(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본 연구소 서울지역 연구위원) 솔직히 말해서, 나는 움직이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한다. 차타고 멀리 가는 것도 싫어하고,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것도 싫어한다. 천성이 게으르기 때문이기도 하고, 멀리 가느라 소요되는 시간과 에너지도 부담스럽다. 교회는 물론, 직장도 가깝다. 유명세를 자랑하듯 빼곡하게 채워진 다이어리 따위는 없다. 가급적 저녁시간에는 약속을 안 잡고 집에 일찍 들어간다. ‘늦은 밤까지 불 꺼지지 않는 연구실’은 내 일상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다보니 ‘…
더 열심히 돈을 벌고 싶은 이유황석용 목사(거제 함께하는 교회, 카페 ‘휴’ 대표)여름을 보내면서 드는 생각은 "더 열심히, 더 성실히 돈을 좀 많이 벌어야 겠다"는 것입니다.“목사님이 자족하기를 배우셔야지 돈을 많이 벌다니 좀 그렇네요”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네, 저도 지금 저의 삶에 대해 자족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감사하기도 하구요. 하지만 지난 여름을 지나면서 저의 꿈에 대한 간절함이 “더 열심히, 더 성실히 돈을 좀 많이 벌어보자”는 생각을 더 강하게 하게 했습니다.지난 여름 어떤 일이 있었기에 목사인 제가…
고귀한 일, 고단한 일IVF 「대학가」 2012년 7·8월호: 6-9.여자의 눈꼬리가 가볍게 떨렸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따금 깊은 한숨을 내쉬던 여자는 결국 손을 뻗었다. 여자의 시선과 손이 향한 곳에는 탐스런 열매가 가지 끝에 위태롭게 달려있었다. 여자는 무엇에 홀린 듯 몽롱한 눈빛을 띄며 열매를 입으로 가져갔다. 향기롭고 달콤한 액체가 이빨 사이로 흘러 들어갔다. 여자는 눈을 꼭 감고 천천히 과육을 음미했다. 잠시 후 여자는 열매를 하나 더 따서 남자에게 가져갔다. 남자는 잠자코 여자의 말을 들었다. 과즙의 달콤함과 과육의 부…
상연정(常戀亭)에서… - 폭력 충만한 일상 (2)<소리> 2012년 6, 7월호. 배경 및 등장인물 소개●상연정(常戀亭) : 일상생활을 사랑하는 정자[常戀亭]. 동방의 작은 나라에 위치한 곳으로 지자(知子)라는 지혜로운 노인이 머물러 후학들을 가르치는 곳. 인터넷 홈페이지 www.1391korea.net●지자(知子) : 호는 적신(赤身). 3M 정신(맨몸·맨주먹·맨땅)을 몸소 실천하기에 그리 부른다. 맨주먹으로 상연정을 지어 그곳에 머물면서 일상생활이 얼마나 가치롭고 고귀한 것인지를 연구·전파하기 위해 노심초사한다. 혹자…
“이런 싸가지.....” 목사인 저의 입에 이와 비슷한 말들이 굴러다닐 때가 있습니다. 혹자는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을 늘 강조하시더니 '그것 봐요. 목사님도 세상 사람이 되어 버렸네요'라고 말씀하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잘 보셨습니다. 제가 세상 속에 살지 않았다면 “이런 싸가지....” 하는 말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니 어쩌면 저 자신도 그 싸가지 중의 한 사람으로 세상을 살아갔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무슨 이야기냐구요? 가끔 저희 카페에 오는 손님 중에 저를 아랫사람 대하듯(?)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불쾌한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