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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다 해도 무모하다 해도", "소용없다 해도 무의미하다 해도", 그 어디라도 주저없이, 그 어떤 망설임도 없이 달려갈 수 있을까요? 지난 달에 이어 '길'과 더불어 인생을 생각합니다. 부산에 온 지 11년 차, 다섯 번 째의 이사를 어제 마쳤습니다. 나그네 처럼 자발적으로 노마드의 삶을 사는 것은 아니지만 터전을 옮기는 일은 매번 힘에 부치긴 합니다. 계약 기간 한 달을 남겨 놓고 '토곡로 53번길 10, 2층'에서 '토곡로 53번길 8, 1층…
2023년 한 해, 새로운 인연이 많았습니다. '느슨한;00'에서, '프린체'에서, 또 여러 곳과 어떤 시간에 만난 소중한 분들이 있습니다. 2023년 한 해, 10월과 12월 어머니와 아버지를 보내드렸습니다. 오래 병상에서 수고하신 터라 편히 가시기를 바랬습니다. 그래도 마음이 허전하고 아픈 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오랫동안 스스로를 괴롭힌 마음의 짐을 보냈습니다.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는 자유를 얻었습니다. 어떤 상황에도 마음의 태도를 지킬 수 있는 힘이 생겼습니다. 떠나보내는…
"감사를 알려 주세요!" 몇 달 전, 갑자기 찾아온 질문입니다. 당시에는 뚜렷하게 무어라 답하기 어려웠습니다. 감사는 무엇일까요? 내게 찾아온, 내가 갖게 된 무언가로 인해 감사할 수 있는 걸까요? 슬픔과 어려움 속에 감사를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11월 20일, 부산 기독교종합사회복지관(이후 '부기사'로 표기) 직원 영성 훈련 혹은 추수감사절 직원 감사 예배에 초청받았습니다. 추수감사주일 다음 날, '감사'에 대해 메시지를 전달해 달라는 요청이기도 했습…
"할머니는 교회 안과 밖의 삶이 같은 분이시잖아요. 엄마와 아빠도 할머니를 보고 살아왔어요. 저도 할머니와 엄마 그리고 아빠를 보고 살았어요. 잊지 않을게요." - 신은수, 고3 수험생, 할머니 발인 예배 후. 오래 병상에서 고생하시던 어머니가 소천하셨습니다. 어머니 영정 사진을 본 많은 분이 생전의 어머니 모습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환하게 웃는 모습처럼 어머니의 장례식 분위기도 생전의 어머니와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따뜻하고 당당하며 밝고 환하게 웃으며많은 사람을 환대하고 먹이셨던 어머니, 발인 …
"앞으로 어떻게 살 거예요?" 며칠 전 만남에서 받았던 두 번의 질문 중 하나입니다. 첫 번째 질문은 "어떻게 살고 계세요?"라는, 생계와 관련하여 수입원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언제부턴가 누구를 만나더라도 말하기를 즐겨하기보다는 귀 기울여 듣는 편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귀 기울여 듣고 표정을 살피며 어떤 배경과 맥락에서 이야기하는지 집중하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누구에게라도 배우지 못할 것이 없음을 자꾸 깨닫게 됩니다. 최근, 옳고 바른 관계를 추구하며 사람들…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인간 존엄과 형제애의 이 원천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있습니다. “그리스도교 사유와 교회 활동을 위하여, 관계, 다른 이의 거룩한 신비와의 만남, 모든 이가 부름받은 온 인류가 이루는 보편 친교를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여기에서 흘러나오는 것입니다.” - 프란치스코 교황, '모든 형제들'(2021), (서울: 한국천주교주교회의). 193. 많이 덥고, 많은 비를 경험한 달이었습니다. 그래서 짜증낼 일도, 마음이 축축해…
5월은 '가족의 달'입니다. 월초에 가족을 만나는 일정을 계획하고 부산을 떠나기 하루 전, 춘천의 가족은 독감 그리고 수지 가족은 코로나 19 확진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1박 2일 일정으로 홀로 계신 아버지를 뵙고 부산으로 돌아온 다음날 아침, 119 구급대로부터 연락받고 다시 분당으로 급히 향해야 했습니다. 응급수술을 받으신 아버지를 간병하느라 2주 가량 집에서 떠나 있었습니다. 병석에 누우신 아버지를 간병하다가 많은 젊은이들을 만났습니다. 모병원 91병동에서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 선생님들의 노고…
누군가와 대화하다 보면 그 사람의 마음이 어떤 질감과 온도인지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감추인 속마음과는 다른 표현으로 인해 어떤 태도를 가지고 대하는지 모르기도 하지만, 그간의 관계를 미뤄 짐작하다보면 바로 전에 들은 표현이 어떤 마음에서 비롯되었을지 짐작됩니다. 여러 표현을 듣습니다. 여러 표현에 담긴 마음을 받아 먹습니다. 받아 먹은 마음은,힘내어 살아갈 양식이 되기도 하고, 귀와 마음이 상하는 독이 되기도 합니다. 오래도록 양식을 먹지 못하고, 독을 섭취하여 병이 나기도 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알고 싶습니다.…
지난 달에 이어, 광주에 다녀왔습니다. 목포에 다녀왔습니다. 춘천에 다녀왔습니다. 안양에 다녀왔습니다. 용인수지에 다녀왔습니다. 오늘은 안양에서 인천국제공항 1청사를 거쳐, 오후 3시 넘어 부산에 도착했습니다. 예기치 않게 '많이 다닐 결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광주를 거쳐 목포 '괜찮아마을'을 <남해, 함께> 하다형 젊은이와 다녀왔습니다. 광주에서는 비청년활동가 차리보와 하다형 젊은이에게 극진한 환대로 맞아주셨습니다. 큰 맘 먹어도 먹기 힘든 귀한 음식을 대접받았습니다. 먹고 힘…
남해에 다녀왔습니다. 대구에 다녀왔습니다. 울산에 다녀왔습니다. 경기도 용인과 안양, 압구정을 다녀왔습니다. 지금은 제주도 예래 해변 와일드하우스에서 2박 3일 미션얼버디 모임 일정 후 연구소 식구들과 함께 있습니다. 많이 다닐 결심, 새로운 마음을 먹습니다. 새롭게 이어지고 펼쳐질 계획을 기대하며, 벅찬 감동과 더불어 잘 해내고 싶다는 마음을 먹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분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고 함께 이야기 나누고 먹고 마시며 아직도 여전한 교회를 향한 마음을 먹습니다. <남해, 함께>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