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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넷의 새출발“정상가족”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부부와 미혼자녀로 구성되어, 부부 간의 성역할이 어느 정도 분리된 핵가족을 일컫는 개념어입니다. 이 개념은 산업사회의 서구 중산층을 규범적 모델로 한 것인데, 핵가족을 보편적이며 바람직한 것으로 보는 입장이라서 “가족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이분화하고 위계를 만든다”고 비판 받아왔습니다(이재경, 2015: 29).이른바 정상가족이 아닌 상태를 일컫는 용어 중 “결손가정”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저는 이 말을 들으면 종종 어린 시절, 신학기 가정환경 조사를 할 때의 경험이 떠오릅니다. 부…
보조적 사역?구약성서 <룻기>에는 여러 사람이 나옵니다. 이름이 곧 제목이 된 룻이 가장 대표적인 사람이고, 룻과 결혼한 보아스도 중요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룻기에는 또 한 명 중요한 사람이 있습니다. 비록 룻과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진심으로 룻의 행복을 빌어주었던 나오미가 바로 그 사람입니다. <룻기>를 함께 공부했을 때, 사람들은 각각 다른 이에게 감정이입했습니다. 저는 친절한 사람 보아스에게 집중했고, 여성 참여자들은 룻과 나오미에게 집중했습니다. 물론 기계적으로 딱 잘라 말할 수는 없겠지만, 윗…
늦게 배운 코바느질 2016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30대 기혼여성 333만명 중 35.2%에 달하는 117만명이 경력 단절을 경험했습니다. 결혼-출산 과정을 거치며 그간 해왔던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여성이 그렇게 많았다는 거지요.그런데 이번에 만난 ‘코바늘’씨는 아이들을 어느 정도 키운 후 새로운 경력을 시작한 분이었습니다. 후덥지근한 어느 날, 저는 차가운 음료를 사이에 두고 코바늘씨와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나이와 지금 하시는 일에 대해 듣고 싶네요.""방년 38세예요…
내일만 지나면 아이들 모두 개학이다. 지금까지 지내온 것에 비하면 내일 하루 견디는 일은 아무 일도 아니다. 다만 바로 다음날 다시 주말이어서 좋다 말았다.아이들 운동화와 가방을 빨았다. 언제쯤 아이들이 커서 스스로 운동화를 빨까. 아니 그냥 세탁소에 3천원에 맡길껄. **(첫째) 운동화는 너무 낡았는데 새로 하나 사고 말껄…… 궁시렁 거리며 잘 지지 않은 검은 때를 빡빡 문지르고 있는데 점점 **(셋째)이가 욕실로 그대로 돌진해서 올 요량으로 성큼성큼 칭얼거리며 기어오고 있었다. 대충 헹구고 말았다. 역시나 깨끗하게 빨 수는 없다…
“여성의 이야기를 쓰고 싶어요”지난 달 “새로운 연구지가 온다”에서 저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일상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는 것의 필요성을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일상을 사는 사람들”이라고 하면 지나치게 범위가 넓습니다. 최소한의 범위를 설정하지 않으면 이야기가 중구난방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일상생활사역연구소의 동료들에게 이 고민을 털어놓고 함께 의논한 끝에 올 한 해 집중해서 만날 사람들의 범위를 대략 설정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여성’입니다. 올 한 해 이 …
반복되는 일상과 변화하는 일상주인영주부5년차 주인영입니다. IVF 사무간사를 4년 동안 섬기고 사임과 동시에 주부의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순간마다 의미를 찾으려고 합니다.간사 사임 이후 일반 직장인으로 다양한 사람과 경험을 통해 다듬어 가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3년의 신혼은 아주 즐거웠습니다. 신혼이 좋다는 말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3년의 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연애하듯 남편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생기지 않아 걱정과 두려움이 저의 삶을 우울하게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은…
인내의 기쁨(김현식, 대학생)근래에 들어서 왜 소그룹 멤버들이 나와 함께 하는 걸까라는 고민이 부쩍 들었다. 이런 고민은 멤버들에게 묻는다고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어쩔 수 없이 리더와 멤버 사이에 오는 간극이 있고 이런 질문은 꼭 답정너와 같은 뻔한 대답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대답을 설사 멤버가 진실하게 대답했다고 하더라도 듣는 나에게 어떻게 들리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그래서 불안했다. 어느 순간 떠나버리면 어떡하지. 그게 꼭 내 탓만 같았다. 내가 못났고 내가 잘 못해서 떠날 것만 같은. 살짝 건드리면 사라져버릴…
창업에 관심있는 청년들과 토크콘서트를 하면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큰 장애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두려움을 없앨 수 있는 특효약은 없겠지만, 완화시킬 수 있는 도움은 무얼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무엇보다 구체적인 소명을 명확히하는 것이 제일일 겁니다. 저의 경우, IVF졸업생을 대상으로 하는 일주일간의 평생동역자수련회(97년)에서 소명에 대해 깊이 묵상할 수 있었습니다. 짧지만 그동안의 삶을 돌아보며 훗날 묘비명에 뭐라고 적히기를 소망하는지를 구체적으로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20년이 지난 지금 나에게 고마워할 …
시간도 많고 청소년 학습에 관심이 많아 집 근처 청소년 복지관을 방문했다. 봉사자로 등록하기 위해 서류를 작성해야 했는데 ‘직업’ 란에 ‘무직’이라고 썼다. 글로 나의 상태를 ‘직업 없음’으로 표현하니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또 청소년들이 내게 ‘선생님은 직업이 뭐에요?’라고 물어볼 때,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얼버무렸다. 어려운 질문이 아니었지만, ‘무직’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책임하고 게으른 느낌까지 전달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많은 사람이 ‘취업준비생’이라는 단어를 쓰는 이유도 비슷한 이유일 것이다. ‘무직’보다 ‘학생’이라…
캠페인을 디자인하다!이진웅(디자인산새봄샘 대표) 디자인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디자인을 통해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키고, 아울러 자신의 디자인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기를 바랄 것이다. 나 또한 처음 디자인을 공부할 때 상업적이고 큰 규모의 디자인을 하여 공공의 디자인으로 세상에 울림을 줄 수 있기를 바랬었다. 계몽적인 디자인을 하여 게릴라 형태로 한 지역을 택해 도배하듯 게시하여 사회적인 이슈를 만들고 그 관심이 사람들을 변화시키고 함께 행동하게 하는 그런 디자인... 그러나, 지난 19년간 현장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