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만사> 쓰레기 봉투와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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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만사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peacemakers10004
* 다니엘 성경공부 유튜브 재생목록: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Go0edfto3lNVOVcuo8bD5z2v_a37--F1
쓰레기 봉투가 필요해 늘 가던 동네 마트엘 갔습니다. 늘 쉽게 살 수 있던 쓰레기 봉투 하나를 사지 못해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평소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의 작은 리듬이 어긋났습니다. 전쟁 때문에 쓰레기 봉투 원료의 수급에 문제가 생긴 탓이랍니다. 쓰레기 봉투를 사재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뒤늦게 들렸습니다.
지구 반대편에서 들려오는 전쟁의 소식은 우리 일상을 흔들리게 합니다. 먼 곳의 비극에 마음 아파하며 공감하긴 하지만, 사실 내 구체적인 일상이 흔들릴 때면 평화가 얼마나 절실한지 깨닫습니다. 그야말로 "평화가 만사"라는 말을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평화만사는 3월부터 매주 월요일 저녁, 길벗들과 함께 구약 성경 다니엘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니엘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평화를 깊이 배우고 있습니다. 길벗들과 함께 발견한 평화의 메시지 세 가지를 나눕니다.
첫째, 역사의 참된 주관자는 제국이 아닌 하나님입니다.
제국은 거대한 금 신상처럼 영원하고 압도적인 권세를 지닌 듯 보입니다. 무력을 앞세워 모든 것을 통제하며 우리의 일상을 위협합니다. 당장 눈앞의 현실만 보면 거대한 폭력의 제국이 승리한 것처럼 느껴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폭력 위에 세워진 나라는 결국 무너질 운명에 불과합니다. 인간의 손을 빌리지 않고 날아든 작은 돌 하나가 거대한 신상을 완벽히 해체합니다. 폭력적인 억압이 사라진 그 자리에 보편적인 평화가 임합니다. 제국 한복판,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도 여전히 일하고 계시는 하나님만이 참된 소망의 근거입니다.
둘째, 평화는 일상의 작고 단호한 선택에서 시작됩니다.
바빌로니아는 강력한 물리력뿐만 아니라 교묘한 문화적 동화 정책을 펼쳤습니다. 포로들의 이름을 바꾸고 제국의 학문을 가르치며 왕의 식탁에 참여하게 했습니다. 억압적인 체제 속으로 그들을 흡수하여 여호와 신앙의 정체성을 지우려 한 것입니다.
다니엘이 채식을 결단한 행동은 패권을 숭배하는 제국의 방식에 투항하지 않겠다는 거룩한 저항이었습니다. 압도적인 폭력 앞에서 일상의 작은 주도권을 지켜낸 것입니다. 거대한 가치관이 지배하는 세상 속에서 제국의 방식에 함몰되지 않아야 합니다. 하나님 나라의 공의를 실천하며 백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일상의 투쟁이 필요합니다.
셋째, 폭력의 악순환은 비폭력과 기도의 연대를 통해 끊어집니다.
제국은 스스로 통제력을 잃을 때 극단적인 폭력을 드러냅니다. 느부갓네살 왕은 자신의 꿈을 해석하지 못하는 지혜자들을 모두 몰살하라는 무도한 명령을 내렸습니다. 내면의 불안을 타인을 향한 학살로 해소하려 한 권력의 민낯입니다.
다니엘과 친구들은 권력의 광기 앞에서도 폭력으로 맞서지 않았습니다. 분노 대신 슬기롭고 조심스러운 말로 대처하고, 뜻을 같이하는 이들과 모여 하나님의 긍휼을 구했습니다. 제국의 폭력적 질서를 무너뜨리는 힘은 더 강한 칼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신앙 공동체가 맺는 기도의 연대와 하늘로부터 오는 온유한 지혜가 진정한 평화를 빚어냅니다.
한편 모임 중 흥미로운 질문도 오갔습니다.
"다니엘 일행을 관리한 총 책임자가 환관장이었는데, 다니엘도 환관이었을까?"라는 질문이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다니엘 역시 환관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제국은 자신들만의 거짓 평화와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점령지의 총명한 소년들을 거세하여 곁에 두는 폭력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이사야(39:7)의 예언과 유대 전통 문헌들 역시 이를 뒷받침합니다.
구약 율법에 따르면 신체가 상한 자는 여호와의 총회에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다니엘은 제국의 폭력에 의해 몸의 온전함(샬롬)을 무참히 빼앗기고, 종교 공동체에서도 배제될 위기에 놓인 뼈아픈 희생자였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억압자들을 향해 복수의 칼을 쥐거나 깊은 절망에 빠지지 않았습니다. 가장 폭력적인 현실 한가운데서도 끝까지 하나님과의 언약을 붙들며 내면의 굳건한 평화를 지켜냈습니다. 하나님은 신체의 결함이나 율법의 잣대를 넘어, 상처 입은 그를 있는 그대로 온전히 품어주셨습니다. 제국의 잔혹한 억압을 뛰어넘어, 무너진 삶을 회복시키고 영광스럽게 하는 참된 평화가 무엇인지 다니엘의 삶이 묵묵히 증명하고 있습니다.
(함께 공부한 내용은 유튜브 채널 "일상영성"과 일상생활사역연구소 웹사이트 "ELBiS Club" 클럽 게시판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폭력의 제국에서 평화의 나라 백성으로 살아가는 고민은 계속됩니다. 함께 이 길을 걷고 싶은 분들을 위해 모임의 문을 여전히 열어두고 있습니다.
<바빌론에서 살아남기>
(부제: 폭력의 제국에서 평화의 나라 백성으로 존재하기)
(1) 언제: 3월 9일부터 매주 월요일 저녁 7시
(2) 어디서: 레인트리 (금정구 중앙대로 2066, 4층)
(3) 진행자: 홍정환 목사
(4) 참가비: 회당 5,000원 (따뜻한 커피와 김밥이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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