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진> 생명을 누리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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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지인들을 가장 자주 만나게 되는 곳은 역설적이게도 부모님들의 장례식장입니다. 자연스레 대화의 주제도 온통 '아픔'과 '노화'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지곤 합니다.
저 역시 최근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병원에 다니느라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있습니다. 부모님의 일상적인 불편함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기 위해서입니다. 며칠 전에도 갑자기 응급실로 부모님을 모시고 가 입원시키고, 밤새 간병을 해야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저 자신도 병과 노화를 비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암 보험을 권유하는 전화가 왔습니다. 상담원이 "5년 내에 암에 걸린 적이 있느냐"고 묻기에 그렇다고 대답했지요. 그랬더니 사뭇 머쓱해하며 치료 잘 받으시라는 말과 함께 서둘러 전화를 끊더군요. 그렇게 쉽게 물러나는 경우는 처음이라 조금 생경하기도 했습니다. 어느새 제가 먹어야 하는 약의 개수도 점점 늘어만 갑니다.
저와 오랜 세월을 함께한 자동차도 같이 늙어가는 모양입니다. 부쩍 정비소에 갈 일이 많아졌고, 여기저기 아프다는 신호를 자주 보내옵니다.
이런 상황들을 연이어 겪으며 지난 삶의 방식을 가만히 돌아보게 됩니다. 앞으로 내가 고쳐나가야 할 삶의 모습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도 하게 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병듦과 노화, 그리고 죽음이야말로 거스를 수 없는 '생명의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기에 오히려 지금 주어진 생명을 더 소중히, 잘 누려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죽음과 나이듦, 그리고 병듦은 하나님의 사랑의 현존과 돌보심에 그 어느 때보다도 완전하게 우리 자신을 열어놓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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