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day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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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여는 사연
Everyday Peace
영국 더럼대학교의 Roger Mac Ginty가 쓴 책의 제목입니다. 부제가 말하여 주듯이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의 작은 행동(small peace actions)들이 갈등의 순간에 어떻게 평화로운 선택을 하게 만드는지에 대한 이론과 실제적인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작은 행동 혹은 지역 수준에서 아래로부터 일어나는 평화 행위가 국가적 혹은 국제적인 분쟁의 상황 속에서 평화적 선택을 촉발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Everyday peace는 갈등 사회를 살아가는 개인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가족이나 또래 집단 혹은 사회적으로 학습된 행동양식으로서 내면화된 대응기제나 생존전략 유형으로 드러나는 데, 여기에는 회피, 모호함 유지, 의례적인 예절, 말조심, 책임회피 등, 어떤 점에서는 소극적으로 갈등을 진정시키거나 회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을 받을 만한 것들입니다. 그러나 극심한 갈등의 사회 혹은 상황 속에서는 이런 사소한 판단과 지혜로 인한 용기 있는 행동이 해당 사회를 지배하는 분열과 대립의 경계를 넘게 하기 때문에, 이런 작고도 일상적인 선택과 행동을 가치 있게 주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점에 있어서 이런 행동 유형들은 소극적이 아닌 적극적인 평화구축행위라는 것이지요. 이 로저 맥 긴티 교수를 알게 된 것은 2023년 1월에 있었던 <아나뱁티스트 수련회>에서 “일상의 평화”에 대한 나눔을 해 달라고 해서 공부를 하면서 읽게 된 도서 출판 ‘모시는 사람들’에서 2022년 6월에 출간한 서보혁, 강혁민 엮음 『평화개념연구』를 통해서였습니다. 이 책에서 허지영 교수가 쓴 “일상적 평화”라는 아티클은 거의 전적으로 로저 맥 긴티 교수의 책을 소개하고 있었고 이를 계기로 유튜브를 통해 이분의 강의를 들으면서 이것이 누가복음 10장에 등장하는 “평화의 사람들(men of peace 6절)”과 연결되는 이론이라는 생각으로 페이퍼를 쓰고 발표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선교의 관점(미션얼)에서 이 “평화의 사람”은 이미 제자들보다 먼저 일하시는 하나님의 일하심의 방편입니다. 또한 복음 전도, 선교와 교회의 출발점에서 평화의 복음이 일상의 평화를 살아가는 “평화의 사람”에게서 시작될 뿐 아니라, 평화의 구주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의 길은 “평화의 사람” “평화를 이루는 사람” “평화를 구하는 사람”들의 매일의 삶 가운데 지속됩니다(마 5:9 “평화를 이루는 사람은 복이 있다. 하나님이 그들을 자기의 자녀라고 부르실 것이다”). 평화의 하나님의 자녀가 된 예수의 제자들은 누가복음 10장의 제자들처럼 평화를 전하라고 보냄(missio)을 받습니다. 예수께서 부활하신 후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숨을 내쉬며 성령을 받으라고 하시기 전에 평화를 비시며 제자들을 세상으로 파송하신 것도 마찬가지입니다(요 20:21). 파송된 제자들은 다시금 평화를 비는 일을 합니다. 이 평화를 비는 일은 아브라함에게 주신 언약의 성취(창 12:3)에 다름 아닙니다. 열방에게 미칠 복의 통로가 되어 복을 비는 하나님의 백성의 사명은 평화의 복음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모든 제자들이 성취하여야 할 사명입니다. 그리하여 “평화를 이루는 사람(peacemaker)”들은 “평화를 구하는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평화를 구하는 사람”들의 전형은 바벨론에 포로가 된 후 예레미야의 편지(렘 29:4-7)를 받은 사람들에게서 발견됩니다. 예레미야는 압제와 갈등의 땅 바벨론에서 일상생활을 살아가는 유배자들에게 하나님께서 “사로잡혀 가게 한 성읍”이 평안(peace)을 누리도록 노력하고 기도하라고 편지했습니다.
평화(shalom)는 기본적으로 관계적인 단어입니다. 심지어 개인의 내면의 평화도 자신이 자신을 대하는 관계의 문제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관계는 두 가지 지점에서 평화를 경험하기도 하고, 불화를 경험하게 되기도 합니다. 첫째는 소통의 지점이고 둘째는 힘의 지점입니다. 소통, 즉 대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오해가 생기고 평화가 깨어집니다. 불안과 두려움 없이 힘을 제대로 인정하거나 혹은 능력을 부여하게 될 때 관계에 평화가 있지만 불안과 두려움 때문에 힘의 균형이 어그러지고 힘으로 압제하게 될 때는 표면적으로는 평화로운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 평화는 진정한 평화가 되지 못합니다. 일상의 평화를 위해 소통을 위한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차리는 경청의 훈련이 필요합니다. 또한 외부의 힘을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힘을 통하여 어떻게 다른 사람을 섬기고 돌보도록 능력 부여(empowering)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매일 작지만 소중한 일상의 평화를 살아가는 5월이 되기를 바랍니다.
“주님은 당신을 따르는 백성에게 힘을 주신다. 주님은 당신을 따르는 백성에게 평화의 복을 내리신다.(시 29:11 새번역)” “평화를 조성하는 사람은 평화의 씨를 심어 의의 열매를 거둡니다.(약 3:18 현대인의성경)”
삶,일,구원(3191) 지성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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