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충만 "밑빠진 독에 물붓기"인가? > 여는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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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충만 "밑빠진 독에 물붓기"인가? > 여는 사연

성령충만 "밑빠진 독에 물붓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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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391
댓글 1 건 조회 6,242 회
작성일 08-03-28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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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은 오늘 영 기분이 좋지 못하다. 오후에 교회의 교구담당 목사로부터 ‘왜 오늘 특별새벽기도회에 참석하지 않았는가’ 하는 전화를 받았기 때문이다. 사실 깨놓고 말하자면 거의 밤 10시나 11시에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 아침 7시면 회사로 출근하는 삶의 연속에서 새벽기도회에 참석하는 것은 무리임에 틀림없다. 게다가 아침에 출근하면 그나마 30분 이상 묵상과 기도의 시간을 갖고 있는 데, 교회의 특정모임에 출석하지 않으면 마치 아주 신앙이 모자라는 사람처럼 취급받는 것이 매우 불쾌했던 것이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내일은 특별새벽기도회에 나가야겠다고 생각한다. 다시 이런 전화를 받는 게 싫어서라도...”
 
“다화는 이번 영성수련회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학생시절부터 다화는 내면의 충만한 삶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다양한 세미나와 훈련을 거의 섭렵하였다. 학생시절 모 선교단체를 통해 받았던 각종 멤버훈련과 리더훈련을 통해 성경을 보는 눈이 열리고 세계를 이해하는 시각이 열리는 것을 경험하였다. 그 이후에 졸업을 하고 나서도 MBTI, 애니어그램등의 자기 성찰 프로그램들을 통해서 자신의 기질의 장단점과 죄성에 대해서도 잘 알게 되었다. 잠시 휴가를 내어서 어떤 단체에서 하는 제자훈련에도 참가하여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용납하는 경험도 할 수 있었고 내적치유와 성령의 기름부으심도 경험하였다. 이 모든 훈련이나 세미나를 마칠 때쯤이면 내면의 충만한 기쁨과 감격을 경험하였지만 문제는 이런 감격들이 오래 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번 영성수련회는 개신교 수도 공동체에서 하는 영성수련회이다. 렉치오 디비나와 관상기도를 통해 새로운 신앙의 차원을 발견했다는 친구의 권유로 참여하게 되는 이 영성수련회를 통해 그녀 자신도 새로운 신앙의 차원을 발견하고 내면의 다함없는 평화와 충만을 경험하기를 원한다.”
 
우리 주변에서 경험하는 신앙생활의 현실이 대개는 이런 모습입니다. 교회는 교회대로 각종 프로그램과 기회를 제공하여 신자들의 내면을 채워주려고 애쓰지만 대개는 풀타임 사역자들의 아젠다가 성도들의 삶의 현실과는 괴리된 형태로 던져지는 형식입니다. 성도들도 부지런하면 할수록, 소위 헌신되면 될 수록, 내면을 무언가로 계속 채워 넣으려는 시도들을 끊임없이 합니다. 성경공부와 제자훈련이 끝나면 또 다른 무엇인가로 채워야 할 만큼 내면의 영적갈망은 끝이 없습니다. 끝없는 영적 갈망을 채우기에는 현실의 삶은 그리 우호적인 공간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늘 신앙이란 현실세계를 떠나 존재하는 것처럼 여겨지고 우리의 일상생활은 늘 성령충만 과는 상관없는 공간이 되고 맙니다.
 
영화 「달마야 놀자」에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노스님이 암자의 스님들과 건달들에게 문제를 냅니다. “밑 빠진 독에 물을 가득 채우는 사람이 이기는 거야.. 십분 안에 다 채워야 되고 깨진 부분에 손을 대거나 막으면 안 돼.” 스님들과 건달들은 물을 부어 보기도 하고 깨진 부분을 몰래 발로 흙을 긁어서 막아보기도 하고 “물이 마음이고 마음이 물이며 몸과 마음이 다르지 않다”는 괘변을 늘어 놓으며 깨진 독 속에 들어가 앉아보기도 하지만 문제는 해결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노스님 왈 “....난 물을 채우라고 말했지.. 사람을 채우라고는 안 했다...답이 아니야..” 예정된 10분이 다 되어갈 즈음에 건달 재규는 “항아리 들고 따라 와! 빨리!”하면서 뛰어가고, 뛰어가는 재규를 따라 부하들은 밑 빠진 독을 들고 뛰기 시작합니다. 다음 장면은 시원하게 떨어지는 폭포수 밑으로 연못처럼 패인 웅덩이에 재규 일당이 독을 거기에 던집니다. 재규 일당이 던진 밑 빠진 독이 잠기고 조금씩 물이 차오르면서 마침내 밑 빠진 독에 물이 가득 채워집니다. 이것을 바라보고 있던 노스님이 이렇게 말하는 장면을 기억하십니까? “.....독에 가득 든 물이 촬촬 넘치는구나... 아주 좋다... 시원하다...”
 
어떤 분은 예로 든 이 장면이 다른 종교와 관련된 것이어서 불편하게 여기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장면은 신앙생활이 무엇인지, 충만한 삶이 무엇인지, 성령충만이 무엇인지 너무나 잘 보여줍니다. 깨어진 독과 같은 우리 내면에 무언가를 열심히 채워 넣는 노력을 그쳐야 합니다. 그것은 소용없는 일입니다. 아무리 많이 쏟아 부어도 아무리 깨어진 부분을 매꾸고 감추려고 노력해도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교회 역시 이런 방식의 노력을 신앙의 삶의 전부로 이해시키고 성도들을 더 끊임없는 노력을 하도록 몰아 세워서는 안 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삼위 하나님 안에 잠기는 것입니다. 이것은 어려운 또 하나의 과정이 아닙니다. 이미 우리가 믿고 세례를 받을 때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습니다. 다른 말로 삼위일체 하나님의 존재 안으로 잠긴 것(baptize in the name of the Father, of the Son, of the Spirit) 입니다. 바울은 그리스도인의 출발 이후 성화의 삶에서도 끊임없이 이 세례의 장면을 생각하라고 요청 합니다 (예:로마서 6장 1절 이하). 그리스도와 함께 주고 함께 부활한 존재가 된 그리스도인은 동일하게 그리스도와 함께 지금 하나님의 보좌우편에 앉아 있는 존재입니다(엡2:5-6; 골3:1-4). 그러므로 온갖 노력으로 내안에 무엇을 열심히 채워 넣으려 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존재가 삼위하나님의 충만에 이미 잠겨 있다는 사실을 다시 기억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그리스도와 동행하는 삶, 성령으로 충만한 삶, 하나님의 생명인 영생을 누리는 삶은 주로 교회당과 종교적인 세팅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프로그램과 예배행위 속에서만 누리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 속에서, 일상생활의 건조함속에서도 성령 충만을, 하나님의 임재를 누리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것은 오직 우리가 삼위일체 하나님 안에 잠겨 충만할 때, 아버지가 그리스도안에 그리스도가 아버지 안에 있듯이 다 하나가 되어 삼위일체 안에 있을 때(perichoresis-하나님과 춤을, 요17:21), 여호와의 회의에 참여할 때(렘23:18,22) 가능한 것입니다. 삼위일체신앙, 이것이 일상생활의 영성의 진정한 기초입니다.
 
일,삶,구원 지성근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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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에르님의 댓글

조니에르 작성일

아멘...

"하나님... 성삼위 하나님 존전에서 푹 잠기기를 소망하나이다.
예수님... 은혜와 자비를 베푸소서... "

힘얻고 갑니다. 목사님...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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