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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비스클럽 마가복음 9장 42절 50절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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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비스클럽 마가복음 9장 42절 50절 요약 230331
평화언약으로의 초대
오늘 이 본문은 익히 잘 알고 있기도 하지만 대개 개인적인 죄에 대해 단호할 필요에 대한 본문이고 손발눈을 자르고 빼라는 이야기를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당황스러워 피하고 싶어하는 본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본문은 그 위치하고 있는 문맥 속에서 읽을 때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대화가 시작되는 33절부터 제자공동체 안에서 “누가 크냐”라고 논쟁하던 상황, 예수께서 첫째와 꼴찌이야기를 통해 섬김을 이야기하시고, 어린아이 하나를 데려 놓고 작은 자를 영접과 환대해야 한다는 이야기, 그리고 제자공동체 바깥사람들을 막지(배타하지) 말것과 물한잔의 환대의 역전에 대해 이야기하시는 41절까지의 맥락을 놓치지 않고 본문을 봐야 합니다. 이는 42절이 오늘 본문의 도입부 역할을 하면서 “또 나를 믿는 이 작은 사람들 가운데서 하나라도 죄짓게(넘어지게) 하는 사람은”이라고 난하주에서 설명하듯이 “넘어지게”로 이해할 수 있는 43,45,47절의 “죄짓게(전체4회반복)”하는 일이 “이 작은 사람들”과 관련된다는 것을 짚고 있다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상처주고 아픔을 주고 넘어지게 하는 것을 통해 “이 작은 사람들”이 죄의 악순환에 빠지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손, 발, 눈을 언급한 것은 모두 쌍이 있는 기관이기 때문이고 능동적으로 죄와 관련한 행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인 듯합니다. “찍어버리라”는 말이나 “빼어 버려라” 하는 말(42절의 더 극단적인 “차라리 그 목에 큰 맷돌을 달고 바다에 빠지는 편이 낫다” 라는 말을 포함해서)이 매우 당황스럽고 무서운 표현이지만 단호한 희생으로 하나를 포기할지언정 살아있는 편, 생명의 편, 하나님의 통치안으로 들어가는(6회 사용) 편을 선택하라는 권유라고 이해한다면 죽이려는 의도가 아니라 살리려는 의도가 더 강해 보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할 것은 여기서 말하는 “죄짓게”의 “죄” 역시 개인적으로 율법을 범하는 것이나 윤리적인 일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의 죄, 누가 크냐고 우월의식을 갖고 사람을 영접하지 않고 환대하지 않고 배제하는 관계적인 죄를 이야기한다는 맥락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여기 “지옥”(4회)이라는 단어와 “불”(3회)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데 당시 사람들은 지옥이라 번역된 “게헨나”라는 단어를 요즘처럼 죽어서 미래에 가게 될 장소로가 아니라 현재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실재(예루살렘 남서쪽에 위치한 방대한 쓰레기 소각장)를 통해 메타포로 이해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결국 “생명”과 “하나님나라”가 미래에 임할 것인 동시에 이미 임한 것처럼 그 반대인 “지옥”과 쓰레기를 (하나님의 임재와 분노로) 정화하는 “불” 역시 관계의 죄, 환대와 영접, 화목하지 못하고 우월의식과 배제, 소외를 경험하는 불타는 쓰레기더미와 같은 지옥의 삶 역시 임할 것이기 때문에 영원한 생명과 영광가운데 살 것인지 아니면 쓰레기 더미와 같은 죽음과 지옥(48절의 표현은 이사야 마지막 절 66장 24절의 패역한 자들의 운명에 대한 이야기)가운데 살 것인지를 선택하라는 것입니다.
49절과 50절의 “소금”이라는 메타포 역시 이런 관계의 맥락에서 사용되고 있음에 틀림없습니다. 49절은 일견 앞의 맥락과 연결하여 관계의 죄로 인해 불 가운데 당할 일의 절정을 묘사하는 것처럼 보입니다만 “모든 사람이”(Everyone)라는 단어로 인해 오히려 전혀 다른 메타포인 “소금”이야기에 초점이 있다고 보는 견해가 더 개연성이 있어 보입니다. 모든 사람이 이 “불”이라는 메타포로 지금까지 말하고 있는 선택으로 판가름(절임 salted)될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소금은 음식을 절여서 보존하거나 혹은 음식에 맛을 나게 하는 일뿐 아니라 소금의 저장성으로 인해 신실함의 메타포 혹은 조약체결(cf.소금언약 민18:19)에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그런 점에서 맨 나중에 나오는 “서로 화목하게 지내어라”(be at peace with each other vs. be salted with fire)는 공동체 성원간에 그리고 작은 공동체 바깥의 사람들과 환대와 영접의 정신, 존중과 돌봄의 정신으로 사는 것이 신실한 것이며 제 맛을 내는 것이며 좋은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시는 것입니다.
지옥과 같은 상황으로 몰아 넣는 자기우월감과 차이 배제 다툼의 원인이 되는 첫째가 되어 다 가지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꼴찌가 되고 어린아이가 되고 바깥 혹은 변방 끄트머리의 국외자가 되어 오히려 물 한잔 대접하고 섬기며 환대하고 영접하는 자가 되는 생명과 하나님의 통치를 택하는 삶을, 그리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자기 정당성을 주장하기보다 작고 소외된자들에게 공감하고 상대를 배려하고 환대하며 존중하고 돌보는 참된 평화를 추구하는 평화의 굳건한 언약의 수호자가 되는 길을 우리 주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추천하고 계십니다.
삶,일,구원 (3191) 지성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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