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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비스클럽 시편 15편 나눔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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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비스클럽 시편 15편 나눔 요약 240329
자격인가? 열매이자 방향인가?
응당 이런 삶을 살아야 한다는 계몽적인 메시지를 담은 브루그만의 분류에 따르자면 방향설정(orientation)의 짧은 시편입니다. 이 시가 낭송되고 혹은 암송되었을 정황을 상상해 보면 다정하게 어린이에게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 되려면 이런 구체적인 덕목이 필요하다고 알려주는 부모의 자장가나 노래를 통한 교육자료로 쓰임직 할만큼 짧고 임팩트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1절의 질문 “주님, 누가 주님의 장막에서 살 수 있겠습니까? 누가 주님의 거룩한 산에 머무를 수 있겠습니까?”에 대한 대답인 2절부터 5절까지의 “영원히 흔들리지 않을(5절)” 이러한 “사람(12회 반복)”의 묘사입니다(마치 요리문답처럼 구성되어 있는 셈입니다). 첫 눈에 이런 자격을 갖춘 사람이 “임재”를 상징하는 장막, 거룩한 산에 거할 수(abide, dwell)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3절이 그 사람의 ‘마음(integrity)’과 ‘행동(rightousness)’과 ‘말(speak truth)’로 대별되는 자격을 총괄하여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4절 상반절(“하나님을 업신여기는 자를 경멸하고 주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을 존경하는 사람입니다”)의 하나님에 대한 태도를 중심으로 앞뒤로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다양하게 말하고 있어서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율법의 핵심을 묘사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내면과 관계와 돈, 그리고 하나님에 대한 태도(에 대한 태도)를 두루 다루고 있습니다.
이 시편을 읽으면서 독자들은 다윗의 법궤의 귀환 때 기뻐하던 장면과 춤추는 다윗을 경멸하는 미갈을 떠올리기도 하고, 진동하는 시내산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던 모세를 떠올릴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솔로몬 성전이후 예루살렘 언덕에 우뚝 선 성소가 하나님의 임재를 나타내는 영광스러운 장면을 상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신약 성도로서 독자인 우리들은 요한복음에 나오는 페리코레시스의 경험을 떠올리게 됩니다. 이 모든 경험에서 누구도 스스로 “영원히 흔들리지 않을” 존재는 없기 때문에, 이 구약의 시편이 첫 눈에 일종의 자격을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자격이 아니라 결과와 방향을 말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말하자면 이런 저런 자격이 되기 때문에 임재에 들어가고 흔들리지 않는 것이라기 보다, 먼저 그분의 초대로 그 임재에 들어가서 거하고 머물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는 영원한 나라(cf.히12:27)를 경험하고, 이런 임재의 경험 때문에 이런 사람이 되어, 이런 사람이 되기 위해 애쓰며 열매맺는 삶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구약의 시편을 임재 자체이신, 성전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전복적으로 읽게 되는 셈입니다.
여전히 오늘도 우리 주님은 다정하게, 임재 안에 거하면 이런 삶을 지향하게 되고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가르치시고 타이르십니다. 내면의 통합,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온전함,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상으로서의 맘몬(돈)을 거부하는 삶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에서 나오는 것이며 동시에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을 지향하게 합니다. 삼위 하나님의 임재와 교제(유진피터슨은 먹고 마시는 잔치로 표현)가운데 거하는 삶을 통해 구체적인 일상생활의 온전함을 추구하는 것, 이것이 하나님의 백성의 삶의 이상이자 현실입니다.
삶,일,구원 (3191) 지성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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