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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톡톡크리스찬 #64 경쟁(2010년4월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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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한신
댓글 0 건 조회 7,115 회
작성일 10-04-06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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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CBS 방송 - 월요일을 기다리는 사람들

2010년 4월 5일 방송분 준비

일상생활사역연구소 정한신 기획연구위원

주제 : 경쟁

* 참고자료

- 송인규, 세 마리 여우 길들이기, IVP, 2004

▲ 들어가면서

경쟁은 인간의 사회생활을 구성하는 기본적인 제도입니다. 우리는 평생을 통해 경쟁이라는 바다를 항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경쟁을 통해 우리는 개인의 성장 욕구를 고취하기도 하고 사회에 필요한 자격을 갖추기도 하며 지도자를 선출하기도 하고 생산을 증대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지치기도 하고 회의를 느끼기도 하며 여유를 잃고 다른 사람들에 대하여 적대적인 태도를 품기도 합니다. 특히 그리스도인들은 사랑과 섬김의 정신을 배우며 자신의 가치체계를 세워가는 사람들로서 때로는 이러한 경쟁 속에서 살면서도 불편한 마음을 품게 되기도 합니다. 과연 그리스도인으로서 산다는 것과 경쟁이라는 제도는 양립할 수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당연히 여기고 살아가는 이 경쟁이라는 제도에 그저 순응하면서 살아야 할까요?

▲ 경쟁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왜곡된 태도

경쟁에 대한 그리스도인들의 왜곡된 태도는 다음의 몇 가지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첫째는 경쟁에 대해 소극적이거나 부정적인 자세를 보이는 이원론적인 기피의 모습입니다. 이는 세상의 삶에서 일어나는 경쟁 속에서 자신의 부족함이나 능력 부족, 나약함, 게으름 등을 합리화하기 위해 경쟁을 그리스도인이 피해야 할 것으로 여기는 것입니다. 또 다른 이원론적 태도는 세상과 교회를 이원론적으로 구별하여 경쟁이 세상의 영역에서만 일어나는 것이라고 착각하며 경쟁과 신앙은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으로 치부하는 것입니다. 특히 신학적으로 경쟁을 그 자체로 죄악된 것으로 여기는 태도도 있습니다. 이는 경쟁이 이기심과 자기 영광을 추구하는 태도와 질투, 보복 심리 등을 야기하는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경쟁이 섬김의 태도와 반대되는 것이라고 여기고 경쟁은 높아지기 위한 방편으로 작용하는 것이므로 그리스도인이 피해야 할 것으로 여기는 태도입니다.

경쟁에 대한 두 번째 태도는 오히려 경쟁에 대하여 탐욕적으로 몰입하는 모습입니다. 이는 신앙과 세상에서의 경쟁은 별개의 것이고, 성공을 위해서는 경쟁에서의 승리를 위해 어떤 수단과 방법을 쓰더라도 문제가 없다는 식의 태도입니다. 이는 기독 공동체 속에서도 만연하고 있는 성공주의에 입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신앙과 세상은 분리된 것이 아니며 경쟁이라는 것도 무조건 죄악시할 수 있는 것이라거나 무조건 추구해야 할 것은 아닙니다. 그리스도인들은 경쟁에 대하여 온전한 시각을 가지고 믿음으로 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 경쟁의 유익

경쟁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깨뜨리기 위해 먼저 경쟁의 유익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먼저 바람직한 경쟁은 개인의 수행력을 높은 수준으로 향상시킵니다. 우리는 경쟁에 의해 자극을 받게 되면 성취하고자 하는 동기를 부여받고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지속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기도 합니다. 둘째로 경쟁은 사회 활동에서 탁월한 자질을 지닌 인물을 찾아내는 최적의 제도입니다. 특정한 자격을 갖춘 사람들, 사회의 지도자들을 선발하고 선출하는 일은 경쟁을 통해서 합리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것입니다. 셋째로, 경쟁은 소속 공동체 구성원들의 공익을 이루는 중요한 수단이 됩니다. 특히 경제 체제와 관련하여 소비자는 경쟁을 통해 양질의 상품과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받을 수 있고, 독점적 체제가 주는 폐해를 방지할 수 있으며 사회의 교육, 문화, 생활 수준 등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된 것을 보게 됩니다.

▲ 경쟁의 죄성과 문제점

그러나 경쟁은 그 자체로 선한 것은 아닙니다. 경쟁은 도구적으로 선한 것(instrumentally good)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원래 선한 것은 아니지만 선의 창출과 연관되어 수단이나 방편으로 사용되는 선이라는 말입니다.

경쟁은 타락한 세상에서 하나님이 사용하시는 도구 가운데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경쟁의 중도적 성격이 드러납니다. 인간이 타락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경쟁은 세상에 도입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경쟁은 경우에 따라서는 타락한 세상 가운데 사람들이 서로를 보존하고 섬기는 도구로도 활용될 수 있는 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타인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고 종의 태도를 가지고 경쟁에 임하는 섬김의 경쟁도 있을 수 있고, 자기 자신만을 자랑하고 타인 위에 군림하고 거들먹거리며 다른 이를 좌지우지 하고자하는 그릇된 경쟁도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경쟁은 다음과 같은 경우에 죄성에 물든 모습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첫째로 경쟁의 목표가 악하고 비윤리적인 경우입니다. 다음으로 경쟁의 대상을 비합법적인 방법으로 제거하려고 할 때 부당한 경쟁이 됩니다. 세 번째로는 경합의 조건이 정당하지 않을 때 그 경쟁은 악하고 비윤리적인 것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경쟁자 자신의 마음 속에 지나친 경쟁심이 발생할 때 그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경쟁이 됩니다. 송인규 교수는 경쟁자의 마음 속에 생기는 경쟁 의식을 ‘분발심’과 ‘경쟁심’으로 구분하면서 전자는 보다 우월한 목표를 향하여 스스로를 자극하는 자연스럽고 건설적인 경쟁 의식이라고 하고, 후자는 경쟁 상대에 대한 질투와 지나친 이기심과 탐심 등이 결부되어 승리 자체에만 집착하고 승패 여부에 대해 염려와 두려움과 불안에 사로잡히며 승리하면 우월감과 교만으로 가득차고 패배하면 원망과 수치와 열등의식과 복수심에 사로잡히는 바람직하지 못한 경쟁 의식을 말한다고 설명합니다.

만약 그 경쟁이 ‘경쟁심’으로 물든 것이라면 승패의 결과로 심령이 피폐해지고, 경쟁 상대를 하나의 인격체가 아닌 경쟁 상대로만 파악하게 되며, 공동체 안에서 순수한 인간관계와 협동 의식이 사라지고 이기심과 배타성이 팽배하게 됩니다. 이러한 것들은 경쟁과 결부될 수 있는 인간의 죄성이며 문제들입니다.

▲ 성경이 말하는 경쟁

성경은 경쟁 자체에 대해 직접 다루지는 않지만 여러 사건들을 통해 경쟁과 경쟁의식이 드러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예수님의 제자들 중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님의 좌우편에 앉기를 청한 장면이나 제자들이 노중에 누가 더 높은지 서로 다툰 장면들 속에서 경쟁의 부정적 모습이 그려집니다. 그러나 고린도전서9:24-25에서 그리스도인의 신앙 생활을 경주(경쟁)로 비유하면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절제하는 삶을 높이 평가한 것이나 디모데후서 2:5에서 경기하는 자가 법대로 경기하는 것에 대해 묘사한 것, 가룟 유다 사후에 사도들의 공동체에서 맛디아를 보궐 선거하는 모습 등에서 다소 긍정적인 모습으로 경쟁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성경은 인간의 사회에서, 또한 신앙 공동체에서 경쟁이라는 제도 자체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경쟁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주로 ‘경쟁심’이 개입되는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경쟁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바른 영성이란?

그렇다면 그리스도인들은 경쟁에 참여하면서 어떤 영성적 태도를 지니고 살아야 할까요?

이는 경쟁의 상황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런 사람들은 학교의 교사, 회사의 임원진들, 국가기간 등)과 실제로 경쟁에 참여하는 사람, 그리고 그러한 경쟁을 참관하는 사람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먼저 경쟁의 상황을 만들어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될 수 있으면 불필요한 경쟁을 만들어 내지 않고 경쟁을 만들어내는 힘을 가졌다고 해서 경쟁자들 위에 군림하려는 태도를 취하지 않아야 하며, 일단 경쟁이 불가피하여 경쟁의 상황을 만들었다면 최대한 공정한 시행 방침을 제시하고 이를 지켜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경쟁의 상황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은 최대한 패자에 대한 배려에 대하여도 신경을 써야 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경쟁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태도입니다.

첫째로 경쟁에 대한 올바른 관점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경쟁은 그 자체가 악한 것은 아니며 도구적 선이 될 수 있다는 것과 하나님께서 이 타락한 세상을 다스리는 한 가지 방식임을 인정하면서 진취적인 자세로 경쟁에 임해야 합니다. 둘째로 경쟁에 참여하는 사람은 이러한 관점을 견지하면서 바람직한 태도를 가지고 경쟁에 임해야 합니다. 즉 성실하고 신사적이며 최선을 다하는 태도, 상대방에 대한 호의적인 마음과 선의의 경쟁이라는 태도입니다. 또한 경쟁의 전 과정에서 요구되는 사항을 공정하게 지키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특히 분발심을 가지고 임해야지 경쟁심을 가지고 임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자신의 마음에 대한 분별력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과도한 승부욕이나 승패에 집착하는 마음, 상대를 제거하려는 마음 등이 있는지 온전히 분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경쟁을 참관하는 사람들이 지녀야 할 태도입니다. 이는 투표을 하거나 운동 경기를 관람하거나 하는 등의 사람들이 지녀야 할 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관자들은 공정한 경쟁이 되도록 감시하고 경쟁의 전 과정에서 경쟁자들이 정당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해야 합니다. 한편 주의할 것은 자신이 지지하고 승리하길 바라는 쪽이 곧 하나님이 승리하고 지지하셔야 하는 것처럼 오해하고 하나님의 뜻을 왜곡하는 자세를 버려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경쟁 상황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합당한 응원의 태도와 기도의 태도가 어떤 것이 되어야 할지 알려줍니다.

▲ 경쟁에서 패한 경우

만약 경쟁에서 패했다면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패배에 너무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로 패배는 과거의 일이므로 누구도 바꿀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둘째로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을 신뢰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경쟁의 패배를 하나님의 은혜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향한 가장 좋은 계획을 가지고 계시고, 앞으로도 좋은 길로 인도하실 것을 확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로 패배를 통해서 자신에 대하여 바르게 알게 되고,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게 되며, 무엇보다도 우리의 생각과 달리 우리를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알 수 있는 배움의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 경쟁을 생각하며 드리는 기도

우리를 사랑하시되 우리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여 주시는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아버지 안에서 우리는 승리와 패배를 넘어 참된 사랑을 누립니다. 아버지 하나님, 세상 속에서 경쟁이라는 제도는 우리를 힘겹게 하는 요소이지만 이 또한 우리가 살아내어야 할 일상임을 고백합니다. 경쟁을 통해 최선을 목표로 하며 우리 자신을 훈련하고, 공동체를 위해 봉사할 탁월한 사람들을 선출하며, 공동체의 유익을 추구할 수 있는 지혜를 주시옵소서. 또한 우리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분발심을 주시되, 질투심과 배타적인 이기심으로 물들기 쉬운 경쟁심을 버리고 오직 성실함과 공정함으로 경쟁하는 분별력을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그리고 승리했다고 해서 교만하지 않게 하여 주시고 패배했다고 해서 원망하고 분노하지 않게 하여 주시며 다만 당신을 온전히 신뢰하고 당신께만 영광 돌리는 자가 되게 하여 주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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