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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일상사연 - 이휘영님(자영업)

작성일 2026-07-30 22:22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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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떤 일을 하고 계십니까?
- 쇼핑백 디자인과 인쇄, 제작을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병원, 관공서, 학교, 기업, 프랜차이즈, 소규모 사업장 등 다양한 거래처에 맞춤형 쇼핑백을 디자인·제작해 드리기도 하고, 기성 제품에 간단한 인쇄를 더해 판매하기도 합니다. 
1인 자영업자로서 주로 온라인과 전화로 소통하며 비대면으로 업무를 진행합니다. 

2. 이 일을 하기 위해 그동안 어떤 과정을 거쳐오셨나요?
- 어느덧 20여 년 전 일이 되었네요. 당시 많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온라인 시장으로 진출하면서 웹디자이너 수요가 크게 늘었었고 저도  컴퓨터 디자인 툴과 카메라를 다루는 일에 흥미가 생겨서 이 분야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의류, 신발, 홈데코 관련 회사들을 거쳤지만, 영세한 규모 탓에 고용이 늘 불안했습니다. 그러다 쇼핑백을 전문으로 제작·판매하는 규모있는 중소 기업으로 이직할 기회가 생겼고, 그곳에서 실무를 익힌 뒤 2년 만에 독립하여 지금의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3. 평범한 하루 일과를 기술해 주세요.
- 집의 방 하나를 사무실로 꾸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전에는 책상에 앉아 업무를 시작합니다. 
주문 확인과 고객 상담, 디자인 작업, 발주 등을 주로하고 오후에는 집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거리에 있는 창고로 2차 출근을 합니다. 
창고에서 배송할 물품을 포장하여 택배로 발송하고, 인쇄 작업이 필요한 제품들은 부모님과 함께 작업합니다. 배송된 상품의 송장 번호를 각 쇼핑몰 사이트에 입력하고 나면 일에 대한 일과가 거의 마무리됩니다.
제 일의 특성상 하루일의 양에 편차가 커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거나, 반대로 너무 없기도 합니다. 
이 때 필요한 것이 스케줄 조정에서의 전능함이라고나 할까요~ 그것이 때로는 게으름이 되어 두려워질 때도 많이 있습니다.

4. 일을 통해 얻는 즐거움과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 이 일을 통해 얻는 가장 큰 즐거움은 업무 자체의 기능보다는 '시간의 자유'입니다. 
반면 어려움 역시 1인 자영업자라는 특성에서 비롯됩니다. 
수입이 일정하지 않고, 함께 목표를 이루어갈 때 느끼는 보람이나 동료애 같은 감정을 누리기는 어렵습니다. 동료들과의 회식 대신 가족 외식으로 마무리되곤 하지요.
하지만 상품에 대한 칭찬과 함께 "사장님 너무 좋아요!"라며 댓글이나 문자로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는 고객님들을 만날 때면,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지며 일하는 기쁨을 느낍니다. 물론 매년 한 두 분씩 찾아오시는 까다로운 진상 고객님들도 계십니다. 그럴 때마다 '아, 내가 진짜 살아있구나, 심장이 뛰고 있구나' 하는 것을 아주 강렬하게 느끼곤 합니다.

5. 당신이 가진 신앙은 일과(日課, daily work)와 일에서 느끼는 즐거움이나 어려움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
예) 구체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태도나 방식, 일터에서의 인간관계 등에 있어서 신앙은 어떤 영향을 주고 있습니까?

- 하나님의 평안과 내 속에 있는 ‘이너피스’를 만나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묻히는 사람이 되고싶습니다. 또 예전 교회에서 저를 참 아껴주셨던 할머니권사님께서 손수 써주신 편지들과 기도 속에 "그리스도인으로서 항상 정직하라"는 당부를 깊이 새기려 노력합니다.
'속이지 않는 장사꾼의 저울'로 손님을 맞이하는 것이 당연해 보이지만, 이 또한 사실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한 일임을 15년간의 운영을 통해 많이 깨닫고 있습니다. 
요즘은 전화보다는 텍스트(톡)로 소통하는 고객이 많은데, 글이 간결하지 못하거나 인쇄과정들의 설명을 글로 써야되는게 생각보다 어려울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반복되는 설명에 저도 모르게 짜증이 묻어나기도 합니다. 또 급하게 제작되야 하는 상품을 진행해야 할때도 많은데 그럴때는 고객님도 저도 긴장상태가 됩니다.
이 때가 저의 이너피스가 발동되는 시간이기도 한데 그때마다 맘의 여유를 주셔서 잘 대처할 수 있는 지혜를 구하게 됩니다. 진심을 더하게 하는 일이 신앙이 한 스푼 더해지는 힘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6. 교회/신앙 공동체가 일에 대한 당신의 태도에 끼친 영향이 있다면 이야기해주세요. 어떤 영향인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끼쳤는지.
- 30대 후반에 만난 지금의 교회 공동체는 저에게 큰 의미가 있습니다. 
서로의 다름과 각각의 다양한 삶에도 우리가 하나의 공동체라는 교회로 살아가도록 서로를 묶어주는 끈이 있는것 같습니다. 
인격적인 교제 속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일상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드는 곳입니다. 
공동체 지체들의 나눔을 통해 제 자신을 정직하게 돌아보게 됩니다.
사실 '평안함'으로 포장된 '게으름'에 안주하고 싶을 때가 많은데, 공동체는 그 게으름을 깨고 한 걸음 더 내딛게 하는 용기를 줍니다. 때로는 그 용기가 귀찮음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결국 또 저를 움직이게 합니다. 
주변을 둘러보게 하고, 품이 더 넓은 사람으로 살고 싶게 만듭니다. 
따뜻한 위로와 격려뿐만 아니라 때로는 정직한 '등짝 스매싱'도 날려주는 공동체입니다.
내가 누군지를 알게 해주고 그래서 어떻게 세상과 관계를 맺어가야 되는지 공동체안에서 배우고 깨닫고 있습니다.
공동체 덕분에 일터에서 성실하고 정직하게 살아갈 힘을 얻고 있습니다.

7. 위의 여섯 가지 질문에 답하며 떠오른 생각이나 개인적 느낌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 몇년전에 일과신학이라는 특강 과정을 목사님의 권유로 이수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특강을 들으면서 일에 대한 의미를 배울 수 있었지만 제가 하는 일로는 어떤 사명감 있는 일의 의미를 찾기는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땅의 노동은 죄의 결과라는 생각도 있었구요.
의료인, 사회복지사, 교육자처럼 직관적으로 사명이 뚜렷해 보이는 직업을 가진 분들이 부럽고 복되게 느껴졌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제 일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이 일은 제 삶을 지탱해 주고, 부모님께 소일거리와 용돈 벌이가 되어주며, 누군가와 나누어 가질 무언가를 제공해 줍니다. 그것만으로도 저에게는 큰 힘이자 기쁨입니다.
일상이 크게 흔들리지 않고 순간순간 평온함을 누리는 것, 평범한 일상 속에서 주님의 은혜를 구하는 것, 그리고 하루의 마무리를 감사로 맺을 수 있다는 것. 
처음에는 "왜 이런 질문을 주셔서 머리를 쥐어짜게 만드시나" 하고 살짝 불평도 했지만, 질문을 따라가다 보니 이 모든 일상이 행복임을 깨닫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Seidman(2006)이 제시한 심층면접의 구조(생애사적 질문/현재의 경험/의미에 대한 숙고)를 참조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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