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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예수(정호승)

작성일 2008-04-28 15:28 작성자 상선약수 
조회 8,2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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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예수 /정호승

그는 모든 사람을
시인이게 하는 시인.
사랑하는 자의 노래를 부르는
새벽의 사람.
해 뜨는 곳에서 가장 어두운
고요한 기다림의 아들.

절벽 위에 길을 내어
길을 걸으면
그는 언제나 길 위의 길.
절벽의 길 끝까지 불어오는
사람의 바람.

들풀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용서하는 들녘의 노을 끝
사람의 아름다움을 아름다와하는
아름다움의 깊이.

날마다 사랑의 바닷가를 거닐며
절망의 물고기를 잡아 먹는 그는
이 세상 햇빛의 굳어지기 전에
홀로 켠 인간의 등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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