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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딜, 월요일을 기다리는 사람들 - 11. 생활 양식

작성일 2016-01-27 21:23 작성자 정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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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IM 자료/ 정리 : 정한신] 

윌리엄 딜, 월요일을 기다리는 사람들, IVP, 1998

11. 생활 양식

  그리스도인의 생활 양식은 어떠한 것이어야 하는가?

아미쉬 사람들

  아미쉬의 기원은 16세기 유럽에서 있었던 재침례교도 박해 때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메노나이트의 한 분파인 이들은 현대 문명의 생활 양식을 거부한다.
  오늘을 사는 그리스도인들은 어떠한 생활 양식을 가져야 하는가?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가져야 할 생활 양식을 생각해 볼 때 먼저, 지구의 자원은 한정되어 있으며 또 그것들은 결코 공평하게 분배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원 고갈

  우리는 한정된 자원을 가진 한정된 행성에 살고 있다. 
  지구 위의 물과 토지는 제한되어 있다. 인류가 끌어다 쓸 수 있는 광물과 에너지 자원은 한정되어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 자원들을 현명하게 사용해야 한다.
  
자원 배분의 불균형

  세계의 부가 너무도 불균형적으로 배분되어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지구의 부를 좀더 평등하게 분배하는 방법을 찾아 나가다 보면, 여러 종류의 이념(사회주의, 거대 기업에 의한 불균등 문제, 거대 기관들의 탈중심화론, 자유 기업 체제 등)이 생겨나게 된다. 
  ‘체제’를 통해서 부의 분배 문제를 풀려다 보면, 필연적으로 몇몇 진보적 지도자들에 의해 통제되는 사회를 낳게 되어 있다.
  한편, 더 나은 자원 분배에 대한 또 다른 가능한 접근은 부유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검소한 생활 양식을 갖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자발적인 검소한 생활 양식을 통해 세계의 부의 분배가 얼마나 눈에 띄게 나아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풍족한 사회에서 소유와 권력에 중독되기가 얼마나 쉬운지를 알기에, 예수님을 따르고자 하는 우리는 끊임없이 우리의 생활 양식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성경과 생활 양식

  그리스도인들이 나름대로 성경을 근거로 해서 채택하는 생활 양식에는 크게 세 가지 종류가 있다. 첫 번째는 부와 권력을 본질적으로 불의라고 보는 관점을 그 특징으로 한다. 두 번째는 부와 권력은 의를 이루기 위한 도구로서 사용될 수 있다고 보는 철학이다. 이러한 두 가지 양극단 사이에 위치하는 관점은, 그리스도인은 부와 권력의 세상 안에서 살아야 하지만 그 문화에 속해서는 안 된다는 믿음이다. 이것은 ‘족함’(enough)의 생활 양식이라 부를 수 있다.

부와 권력의 불의함

  어떤 그리스도인들은 부와 권력을 소유하는 것 자체가 이미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들은 ‘돈을 사랑하는 것’이 악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소유하는 것이 바로 악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관점을 가진 그리스도인들 중에는 재산을 버리고 가난한 자들 사이에서 함께 사는 이들이 많다. 보통 이러한 그리스도인들은 의료, 사회 사업, 교직, 공동체 개발 같은 봉사 일을 하며 보수는 아주 적게 받는다. 또 그들은, 보수를 받는 직업에 종사하는 구성원들이 보수 없이 사회 봉사 활동을 하는 구성원들을 부양하는 체제의 공동체를 이루어 살기도 한다.

부와 권력의 의로움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돈이 그 자체로서 악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 돈과 관련된 악은, ‘돈에 대한 사랑’(딤전 6장)이나 돈을 부정직하게 벌거나 사용하는 데서 생겨나는 것이다. 그들은, 돈과 거기서 생기는 힘은 하나님의 일을 위해 사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그리스도인들은 구약 성경이 부자를 비난하는 것은 그들이 다른 사람을 압제하고 가난한 자들에게 무관심할 때에 국한된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은 재산을 소유하는 것과 재산을 사랑하는 것을 구분하셨다고 지적한다. 그분이 부자 청년더러 소유를 전부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고 자신을 따르라고 명령하신 것은, 그 청년이 재산에 집착하는 것을 보셨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부자와 나사로 비유는 예수님이 부를 어떻게 사용하느냐 하는 문제에 관심이 있으셨다는 증거라고 이들은 지적한다. 
  그들은 부가 하나님을 섬기는 방편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한층 더 지지하기 위해,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돈 많고 힘 있는’ 사람들도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말한다.
  부유한 그리스도인들의 생활 양식의 또 다른 문제는 부를 하나님이 주는 보상이라고 보는 신학적 개념과 관련이 있다. 가난한 자들 중에서 동정을 받을 자격이 있는 이들은 매우 적다. 하나님이 죄로 인해 벌을 주고 계신 사람을 동정하는 것이나 도와주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재정적인 축복이라는 좋은 소식을 선포한다. ‘단지 믿기만 하라. 그러면 당신도 잘 살 수 있다.’
  로날드 사이더는 무척 유익한 통찰을 제공한다.
  “하나님은 편파적이시지 않다. 그분은 창조하신 모든 사람을 똑같이 사랑하신다. 바로 그렇기에, 그분은 힘있고 돈 많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힘없고 돈 없는 사람들도 돌보시는 것이다. 당신과 나를 포함해, 모든 시대와 사회의 풍족하고 힘있는 사람들이 가난한 자들을 대하는 방식과는 대조적으로, 하나님은 가히 압도적으로 가난한 자들의 편을 들어 주신다. … 하나님은 지나친 부와 지나친 가난을 둘 다 반대하시기에, 가난한 자들 편에 서신다. 성경의 하나님이 가난한 자들 편에 서 있는 것은 그분은 편파적인 분이 아니시라는 바로 그 이유 때문이다. 그분은 공평한 정의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족함의 신학

  구약 지혜서들 중 하나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곧 허탄과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 하옵시며 나로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내게 먹이시옵소서. 혹 내가 배불러서 하나님을 모른다 여호와가 누구냐 할까 하오며 혹 내가 가난하여 도적질하고 내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까 두려워함이니이다”(잠 30:8-9).
  구약 성경에는 다른 사람에게 빌려 준 돈에 대해 이자를 받지 말라는 구절들이 많다(참고. 출 22:25). 왜? 다른 사람에게 빌려 줄 만한 돈이 있다면, 내게는 이미 족한 돈이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게 이미 돈이 족히 있는데, 돈이 부족한 내 형제·자매로부터 이자를 받아야 하겠는가?
  레위기 25장은 족함의 철학과 관련된 많은 명령이 있다. 일하는 데는 육 일로 족하고 일곱 번째 날은 안식일로 지켜야 하듯히 매 일곱 번째 되는 해에는 땅도 쉬어야 한다.
  족함의 신학을 따른다면 오늘 우리의 생활 양식은 어떤 것이어야 하나? 이 개념은, 그리스도인을 ‘이 세상 안에 있으나 이 세상에 속하지 않고’ 살아가는, 이방인이요 나그네요 제사장이요 자유인으로 그리는 성경적 이미지들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가? 우리는 부와 권력을 우리의 주인이 아니라 종으로 여길 수 있는가? 우리는 제사장적 소명을 수행하기에 모자라지 않을 정도만의 부와 권력에 만족하며 살 수 있는가?
  하나님이 모든 창조 세계에 대해 관심이 있는 분이실진대, 그리스도인들의 제사장적 역할이 필요하지 않은 사회 영역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하나님이 정의에 관심이 있는 분이실진대, 그리스도인들은 사회의 정치·경제·사회 구조들 속에서 제사장적 역할을 감당할 필요가 있다. 하나님이 병약한 자들에게 관심을 갖고 계실진대, 그리스도인들은 보건 영역에서 일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죄수들에 대한 하나님의 관심은 형법 제도 안에서 활동하는 그리스도인들을 통해 표현된다. 하나님은 우리 문화의 경제, 정치, 사회 단체에서 활동하는 진지한 그리스도인들의 노력을 통해, 가난한 자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펼치신다.
  족함의 신학을 따른다는 것은, 어떤 지위를 통해 봉사하든 우리의 생활 양식은 검소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우리의 사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데 필요한 만큼의 부와 권력만을 받아들이고 사용해야 한다. 부와 권력은 우리의 제사장적 역할을 감당하기에 필요한 만큼만 사용해야지 결코 부를 위한 부, 권력을 위한 권력이 되어서는 안 된다.
  혼자 힘만으로 이러한 족함의 생활 양식을 실천하기란 아마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리스도인 공동체에 속해 있다. 바로 그렇기에 다른 그리스도인들의 도움을 받아, 우리의 부와 권력 사용을 평가할 수 있다.
  족함의 신학에 기초한 생활 양식을 채택하다 보면, 자원 보존의 필요성과도 만나게 되고 좀더 균등한 자원 배분을 위해서도 노력하게 된다. 또한 족함의 생활 양식은 우리를 눈에 보이는 실효성에 얽매이는 사고 방식으로부터도 벗어나게 한다. 
  족함의 생활 양식을 실천할 때, 우리는 우리의 신앙을 증거하고 부와 안정이라는 정사와 권세에 도전한다.
  자신의 임무를 다하기에 필요한 만큼만 힘과 부를 사용하며, 보통 기대되는 생활 수준 이하로 살며, 동료들의 관습적인 생각에 도전하는, 그리스도인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
  직장에 다니는 그리스도인들은 그 조직체의 관습적 사고 방식과 생활 양식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수없이 만난다. 
  우리의 가치관을 말해 주는 것은 우리가 하는 말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 양식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성경과 신앙의 내용을 공부한 후, 어떤 생활 양식을 가질 것인지를 의식적으로 결정할 필요가 있다. 생활 양식의 통제 없이, 우리는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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