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켈러의 일과 영성 - 1. 일과 쉼의 균형이 필요하다
작성일 2017-03-22 14:23
작성자 정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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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의 일과 영성
(두란노, 2013)
Part 1. 일, 하나님의 황홀한 설계
정리 : TGIM 울산점 최명락
Chapter1 – 일과 쉼의 균형이 필요하다
/ 행복하고 싶다면, 주님처럼 일하고 주님처럼 쉬라
성경은 입을 떼자마자 일에 관해 이야기한다. 노동이 얼마나 중요하고 기본적인 요소인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창세기 저자는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사역을 일로 묘사한다. 이어서 최초의 인류가 낙원에서 일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질서정연한 주님의 창조사역과 인간을 지으신 목적에 뿌리를 두는 이러한 노동관은 세상의 온갖 종교나 신앙 체계들과 명확히 구별된다.
태초에 하나님은 일하셨다. 뒤늦게 추가된 필요악이나 인간이 만들어 낸 제도가 아닌 창조주가 그리신 밑그림이었다. 주님은 순전한 기쁨을 얻도록 일을 지으셨다. 이쯤 되면 일보다 더 행복하고 축하해야 할 게 또 있을까 싶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일을 맡기셨다
하나님은 일하실뿐만 아니라 거기서 큰 기쁨을 누리셨다. 또한 피조물들을 돌보시는 일을 계속하시는 것을 보여준다. 신학자들이 ‘공급’이라고 부르는 사역이다. 하나님은 스스로 ‘공급자’가 되어 돌보신다. 마지막으로 일꾼들에게 그 일을 맡기셨다. 하나님은 우리의 공급자가 되시지만 우리 또한 그분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하나님이 모든 생명을 먹이신다는 말씀은 농부와 다른 일꾼들의 수고를 통해 인류에게 먹을거리를 베풀어 주신다는 뜻이다.
인간은 일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하나님의 선한 섭리는 늘 일하는,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일과 쉼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며 살아가는 인간을 포함하고 있다.” 이보다 더 선명하게 다른 종교나 문화와 구별되는 차이점이 있을까? 일은 무위도식하는 황금시대가 지난 뒤에 역사에 끼어든 재앙이 아니다. 일을 아담의 타락 이후에 인류 역사에 끼어든 상함과 저주의 결과물로 보아서는 안 된다.
노동은 하나님의 정원에 존재했던 축복의 일부다. 의미 있는 일을 하지 못 하면 내면적으로 심각한 상실감과 공허감에 시달린다. 사실 일이란 인간의 삶을 구성하는 대단히 근본적인 요소여서 해를 입지 않고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영역에 속한다. 성경에 따르면 생존을 위해서는 일해서 버는 돈만 필요한 게 아니다. 하루하루 연명할 뿐만 아니라 온전한 인생을 살자면 일 자체가 필수적이다.
일은 자신을 위해 살기보다 남들에게 유익한 존재가 되는 길 가운데 하나라는 점만큼은 분명하게 짚어 두고 싶다. 아울러 일을 통해 저마다 가진 특별한 능력과 은사를 파악하게 되고 그게 정체성 확립에 핵심 요소라는 점을 감안할 때 노동은 자아 발견의 주요한 통로이기도 하다. 도로시 세이어즈는 이렇게 썼다. “일을 보는 기독교적 관점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살기 위해 일해야 하는 게 아니라 일하기 위해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하는 이의 능력을 최대로 표현하는 게 곧 자신을 하나님께 드리는 수단이며 반드시 그리되어야 한다”
일은 자유로 이끄는 초대다
자유는 구속이 없는 상태라기보다 올바른, 다시 말해 자신과 세계의 본질에 부합되는 한계 속에서 살아갈 때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성경에 제시된 하나님의 명령은 자유를 보장하는 도구들이다. 창조주께서는 바로 그 계명을 통해 인간을 지으실 때 의도하셨던 존재로 부르시기 때문이다. 거룩한 명령을 어기면 주님의 마음을 슬프게 하고 영광을 돌리지 못 할 뿐 아니라 창조주께서 설계해두신 본성을 거스르게 된다. 태초에 하나님은 인간을 일하는 존재로 지으셨으며 지금도 분명히 그 설계에 따라 살라고 부르고 이끄신다. 짐스러운 명령이 아니라 자유로 이끄시는 초대다.
일만이 삶의 유일한 의미가 되어선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스스로 일하신 뒤에 쉬셨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삶에는 일만 필요한 게 아니다. 삶의 으뜸가는 토대는 주님과의 관계다. 주님과의 관계는 삶의 으뜸가는 토대이자 다른 모든 요소들(일, 우정, 가족, 여가, 행복 등)을 값지게 여기고 중독과 왜곡에 이르지 않도록 막아 주는 예방약이다. 장 칼뱅은 크리스천의 삶을 정리한 책에서 무엇이든 ‘쓸모’로만 평가하는 행위에 대해서 주의를 주었다.
“하나님이 오로지 필요(영양)를 채우시려고 음식을 지으셨겠는가? 즐겁고 유쾌한 기분을 위해서는 아니겠는가? 옷을 주신 목적 또한 필요(보호)에 그치지 않고 단정함과 품위를 지키게 하시려는 게 아니겠는가? 한마디로 말해, 꼭 필요한 쓰임새와 별개로 매력적인 구석들을 넣어 만물들을 만드신 것이다.”
일을 정기적으로 멈춘 뒤 예배하고 세상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즐기는 시간을 갖지 않는 한 삶의 의미를 진정으로 체득할 수 없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일은 의미 있는 인생과 떼려야 뗄 수 없는 핵심 요소다.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선물이며 삶에 목적을 주는 주요한 요소들 가운데 하나다. 그래서 주님의 뜻을 좇는 고유한 역할에서 벗어나선 안 된다. 하지만 신체적으로 기운을 되찾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세상과 일상을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기 위해서 정기적으로 일손을 놓고 쉬어야 한다.
‘일하기 싫어’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세상 만물 가운데 특히 노동이 죄의 대가로 임한 저주라는 생각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하지만 일 자체가 저주가 아니라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인간은 일하도록 지음받았고 일을 통해 자유로워진다. 하지만 삶이 통째로 빨려들어가는 오늘날의 상황에서는 그 한계를 존중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일과 쉼의 균형을 잡는 신학적인 기초를 견고하게 다지는 작업이야말로 의미 있는 일을 시작하기 위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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