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함께 살아가며 드리는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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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기도 _ 더불어, 함께 살아가며 드리는 기도
완전한 공동체로 온전한 사귐을 보여주시는 삼위 하나님,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우리 역시 다른 이들과 더불어 살아가며 공동체를 이룰 때 온전해질 수 있음을 고백합니다. 하지만 하나님, 끝없이 자기 자신을 주장하고 타자의 존엄을 인정하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을 봅니다. 서로의 차이를 받아들이지 못해서 갈등하고 반목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한계를 절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공동체로 불러주신 주님의 놀라운 은혜를 생각해 봅니다. 우리가 외롭게 홀로 살아가지 않고 함께 살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그 은혜를 생각하며 감사를 드립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로 모든 막힌 담을 허물어 주시고, 하나 되게 하시는 성령님의 역사하심으로 우리를 묶어주시며, 아버지 하나님의 나라를 함께 바라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하나님,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은 공동체가 깨어지고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 무너져 버린 척박한 공간이 되어버렸습니다. 팍팍한 생활 속에서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고, 연약하고 실패한 이들을 돌보며 함께 살 길을 찾기보다는 서로의 삶에 대해 무관심하고, 이웃의 고통에 질끈 눈을 감아버리는 각자도생의 모습이 편만해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공동체를 운운하고 강조하면서도 정작 사람들을 착취하고 거짓 위로를 주며 조직 자체를 배불리기에 급급한 거짓 공동체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심지어 교회조차도 주님의 피값으로 세우신 공동체의 본질을 잃어버린 채, 허우대만 멀쩡한 건물을 자랑하고 사람들의 세력 다툼으로 변질되어 버렸습니다! 오, 하나님, 이러한 상황 속에서 고통 받고 실망하며 좌절하고 있는 주님의 백성을 긍휼히 여겨 주시옵소서.
하나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도들을 깨워주시고 서로를 귀하게 여기는 사람들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 살아가는 즐거움을 일깨우고 새로운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이들로 인하여 감사합니다. 하나님나라의 가치를 담아내면서 관계를 세워가고 구조와 내용을 만들어 가는 이들, 세상 속에서 연대하는 이들을 만나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함께 일하고, 함께 주거를 공유하며, 함께 아이들을 키우고, 함께 마을공동체를 만들며, 함께 교회를 이루는 이들 속에서 주님이 기뻐하시는 것을 느낍니다. 주님께 간절히 구하오니, 거대한 자본주의 체제의 강고한 구조 속에서도 하나님이 주시는 자유로움과 지혜로 행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깨어지고 어그러진 세상 속에서, 수많은 모순과 죽음이 난무하는 현실 속에서, 정사와 권세가 인간의 삶을 피폐하게 하는 그런 세상 속에서 오히려 생명과 평화와 사람다움으로 도전할 수 있도록 도우소서. 때로는 함께 살아가는 일이 불편하고 어려우며 의심과 오해로 인해 마음 상하는 일도 있지만, 세상 속에서 동역하시는 삼위 하나님을 바라보며 날마다 새로워질 수 있게 하소서.
하나님, 오늘도 우리 곁에 함께하는 사람들을 허락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주님의 원대한 구원의 계획 가운데 교회와 공동체를 세우신 그 지혜와 경륜을 찬양합니다. 주님이 펼쳐내시는 놀라운 이야기 속에서,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가 좋은 향기를 내는 꽃으로 피어나리라 믿습니다. 영원하고 완전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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