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청년농부 하다형의 <남해, 함께> 이야기 #1 - 정말 노력하면 조금은 알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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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3-04-02 21:43본문
<청년, 함께>는 하다형님의 남해살이를 응원하며, 어떻게 하면 남해에 갈 꺼리를 만들까 고민 중입니다. 지난 1월 12일, 하다형님과 전국 각지에 있는 청년들이 만나는 즐거운 꿈을 꾸었습니다. 함께 꾸는 꿈이 현실로 이루어지도록 좋은 관계를 쌓고 이야기를 남기고 싶습니다.
<남해, 함께> 첫 번째 이야기를 전합니다.
“나도 친환경 좋아하는데 정말 먹을 게 없더라.”
그러자 이장님은 웃으며 지나가셨다.
20대 중반이다. 작년에 남해로 귀촌하고 올해는 본격적으로 귀농을 하기로 했다. 처음 농사를 결심했을 때 유기농은 기본, 자연농법으로 농사를 지어보겠다고 포부를 가졌다. 집 뒤에 있는 텃밭이 바로 내가 처음으로 꿈꿔왔던 농사를 할 수 있는 장소였다. 책과 글로 배운 친환경 액비, 잡초를 이용한 농법,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등 아름다운 이야기로 가득한 상태로 첫 삽을 뜰 준비하고 있었다. 처음이었기에 집주인께서 도와주신다고 했다. 장화 신고, 장갑 끼고, 그리고 토양 살충제 투하. 그렇다. 농약이다. 농약은 나쁜 것은 아니지만 내가 해보고 싶었던 것을 못 하게 되었기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 꽤 오랜 기간 친환경으로 당연히 할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더 허무했다.
남해로 이사한 지 1년보다 조금 지난 시점이 지금이다.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미니단호박을 심고 있었다. 때마침 이장님께서 지나가고 계셨다. 이장님께서는 농사를 크게 지으신다.
“그거 약 안 치면 풀 자라서 파이다. 벌레 생기면 먹을 게 없다.”
“이장님 그래도 첫 농사인데 약 안 치고 한번 해볼게요.”
“나도 친환경 좋아하는데 정말 먹을 게 없더라”
“아마 이장님 말씀이 맞겠지만 그래도 귀농한 청년의 로망을 지켜주세요. 하하”
이장님은 그래 한번 해보라는 식으로 말씀하셨다. 시골에서는 나이가 무기다. 다른 어른들이 보기에 정석대로 하지 않아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젊은데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해봐야죠. 아직 어린데.”
이런 말을 주고 받을 때마다 웃음으로 고조될 지 모를 상황을 종료한다. 어쩌면 웃으며 서로 상황을 피하는 것 아닐까.
어른들께서는 이미 지나왔던 순간이라 더 쉬운 방법을 알려주고 싶을 것 같다. 젊은이들에게 너무 어렵게 가는 것이 안타깝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어른들도 직접 겪어보았기 때문에 조금 더 편안한 길을 안내해 주고 싶은 것이다. 들은 이야기지만 수많은 이론이 있을 때 “내가 이렇게 해보았는데 이렇게 됐다.”라는 말은 이론에 반박하는 가장 강력한 답이라고.. 과정과 결과가 둘 다 정확하게 있다. 한편, 이 말을 다르게 해석해 본다면 겪어봤기 때문에 안다는 것이다.
겪지 않은 젊은이는 알 수가 없다는 말도 된다.
겪어본 어른과 겪어보지 못한 젊은이가 서로 이해하려면 큰 노력이 필요하다. 변화가 빨라지는 시대를 살고 있기에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 사회는 점점 극단화되며, 피해를 주지 않는다 생각되면 자기주장은 무조건 맞는 세상이다. 오히려 자신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전달하고 싶다면 나의 주장을 탄탄하게 세우는 만큼 상대를 이해해야 한다. 반려견, 반려묘도 이해하려고 공부를 하는 시대다. 같이 사는 세상에서 서로 반려동물보단 서로에게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봄이다. 자연만 봐도 기분 좋은 날이 많다. 노력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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