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여는 사연 | 이마고데이, 문화명령 그리고 일상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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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5-01-30 00:12본문
2025년 2월 여는 사연
이마고데이, 문화명령 그리고 일상생활
설 연휴 <인간극장>에서 영광군의 한 시장 안에 있는 내과 병원 이야기, “해영씨의 이상한 진료실”를 보면서 묘한 감동을 받습니다. 권위적인 의사의 판에 박힌 진료가 아닌 아픈 노인들의 삶에 허물없이 삶으로 진료하는 의사 간호사 병원 직원들, 이에 반응하는 주로 노인들의 자발적인 섬김과 물질 공유의 이야기가 마치 초대 공동체를 보는 듯 합니다. 의사 해영씨가 생의 아픔과 약함을 경험한 사람이기 때문에 이렇게 허물없이 다른 이들의 아픔에 다가갈 수 있겠다 생각을 했습니다. 같이 일하는 직원들과 간호사 물리치료사가 이루는 일종의 공동체 (communitas) 역시 너무나 자연스럽게 서로가 서로를 지탱해 주는 모습이 보기에 참 좋았습니다. 다른 곳에서 간호사 혹은 물리치료사로 근무하던 분들이 이곳에 와서 처음에는 잘 적응이 안 되다가 “이렇게 사는 삶이 있구나 느꼈다”라고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감동이 밀려 왔습니다. 소박하지만 보냄받은 곳에서 이렇게 다른 삶, 다른 문화를 만들며 사는 것이야 말로 소명을 따라 사는 삶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문화를 만들며 사는 삶이 소명을 따라 사는 삶이다.” 이 말은 창세기 1장 27절과 28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27 하나님이 사람을 자기 모습으로 창조하셨다. 하나님의 모습으로 사람을 창조하셨다. 남성과 여성으로 그들을 창조하셨다. 28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내리셨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번성하여 불어나라. 땅에 가득해져서 땅을 지배해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 위에서 움직이는 온갖 짐승을 다스려라 (새한글성경).”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에게 하나님이 내리신 복과 명령을 “문화명령(cultural mandate)”이라고 말합니다. “지배하라”와 “다스리라”라는 명령은 왜곡된 지배와 다스림인 “군림”과 “착취”를 명령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보여주시고 가르치신 것처럼 다른 사람을 다스리는 자는 섬기는 자(cf.눅22:26)가 되어야 합니다. 성삼위 하나님께서 피조세계를 향하여 그러하시는 것처럼 섬김과 사랑으로서 지배와 다스림을 실행하게 되면 세상은 “매우 좋았다”라고 평가할 세상이 되는 것입니다. 여기에 “하나님의 형상,” 이마고 데이(Imago Dei) 라 불리는 우리 인간의 존재 이유가 있습니다. 세상이 살만한 세상이 되도록 섬김과 사랑으로 (섭정으로) 다스리는 소명입니다. 2025년 일상생활사역연구소의 캐치프레이즈 “이ᄆᆞ고데이:”는 우리의 일상생활을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살리고 번영하는 문화를 만드는 소명의 자리로 이해하게 만듭니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 우리가 대하는 사건들,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피조세계 속에서 매일 매일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우리의 소명, 문화명령, 섬기고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기쁨으로 수행하며 살아갈 때 하나님이 보시기에 심히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마고데이, 하나님의 형상이 있는 곳에 섬김과 사랑, 번영과 좋음이 있습니다. 우리가 하루 하루를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살아갈 때 우리가 보냄받은 곳이 하나님의 다스림, 하나님 나라를 반영하며, 번영과 좋음으로 가득 찰 것입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은 설명절 연휴기간입니다. 설은 친지를 만나는 기쁨이 있는 명절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이유로 여러 사정으로 그런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이들은 상대적인 우울감이 찾아 오기도 합니다. 주변에 아픈 분들, 각종 참사와 어려움을 당하신 분들처럼 친지들을 찾아 보지 못하는 분들에게 신경이 쓰입니다. 우리 연구소 차재상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면역력 약화로 인한 원인 미상의 가려움증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데다가, 리트릿중 욕실에서 미끄러져 갈비뼈 미세골절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팔꿈치에도 점액낭염이 생겨서 병원을 다녀왔습니다. 앞으로 <청년, 함께>가 <느슨한 00>공간을 이어 <동네 & 청년문화공간 윤슬, 함께>를 새롭게 만들고 꾸려나가야 하는데 여러 가지 중첩되는 질고로 인해 낙심하지 않도록 여러분의 특별한 기도가 필요합니다.
지난 1월 중순에 있었던 리트릿(1.14-17)을 통해 한 해를 계획하고 꿈꿀 수 있었습니다. 차근 차근 계획한 것들을 잘 실행할 수 있도록 연구소는 노력할 것입니다. 특히 최근 우리 홈페이지를 비롯한 홍보 관련해서 젊은이들에게서 도전과 격려를 받기도 했습니다. 좀 오래된 느낌의 연구소 얼굴들을 새로운 세대들에게 잘 소개할 수 있도록 지혜도 필요하고 인적 물적 자원도 필요합니다. <복음과 상황 독자 모임>은 온라인에서 2월부터 오프라인으로 바뀝니다. 주관은 <청년, 함께>가, 장소는 <윤슬, 함께>에서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몇 년동안 진행하던 <온라인리프레임과정>은 올해부터 연구소 주관으로 열지 않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러나 리프레임과정을 진행하기 원하시거나 과정을 위한 핸드북이 필요하시면 저희 연구소가 기꺼이 도와 드릴 예정입니다. 2월에 진행될 <살롱드식객>과 <변방의 북소리>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자세한 내용은 “연구소사연”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월의 일상이 하나님의 형상, 이마고데이로 문화명령을 잘 수행하며 살아가는 삶이 되길 기원합니다.
삶,일,구원 (3191) 지성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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