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여는 사연 | 일그러진 “이ᄆᆞ고데이” 와 사순절(Lent)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5-02-28 12:53본문
2025년 3월 여는 사연
일그러진 “이ᄆᆞ고데이” 와 사순절(Lent)
27번째 <변방의 북소리>는 2025년 연구소의 캐치프레이즈인 “이ᄆᆞ고데이(Imago Dei)”를 적극적으로 다루었습니다. 2008년부터 4번에 걸쳐 진행했던 <일상세미나>를 포함하면 31번째 “젊은” 제학문 연구자들의 모임이었던 <변방의 북소리>는 이제는 제법 중후한 중견 연구자들의 모임이 되었습니다. 이번 모임의 주제의식은 인간을 존귀한 하나님의 형상으로 이해하는 인간론의 관점에서 이런 의도를 무색하게 만드는 사람들, 즉 다른 사람들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존대하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착취하거나 압제하거나 적극적으로 불의를 행하는 자들을 어떻게 보야야 할 것인가 하는 고민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여기에 최근 AI의 등장으로 인한 고민, 인공지능을 인간 즉 하나님의 형상으로 볼 것인가 하는 고민도 다루었습니다. 더 깊은 연구가 필요한 주제이기 때문에 시론적인 대화로 마무리 해야 했지만 그 자체로 매우 의미심장한 함의가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마고데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인간은 적극적으로 하나님의 모습, 하나님의 형상을 반영하여 하나님이 만드신 피조세계를 번영하게 하는 것이 존재의 목적이며 이유이지만, 인간은 이런 하나님의 형상으로서의 적극적인 사명을 결국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만족하지 않고 스스로 하나님이 되려 하였기 때문입니다(창3장). 하나님의 형상은 일그러진 모습으로 드러나기 시작하였고 이것이 성경이 이야기하는 다양한 죄의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성경에서 인간의 죄를 다루시는 하나님의 방법은 언제나 이중적입니다. 단호하게 죄에 대해 반응하시는 의로우신 하나님은 반드시 죄의 값을 치루게 징벌하십니다. 그러나 이 하나님의 징벌은 다른 편에서 일그러진 형상을 되돌려 놓으시려는 교정의 의도, 회복의 의도를 품고 있습니다. 비근한 예로 범죄한 이스라엘을 다루시기 위해 징벌로 바벨론유수 경험을 하게 하시지만 동시에 이 경험을 통해 이스라엘은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깨닫고 배우는 계기가 되도록 하십니다. 말하자면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이스라엘을 회복하시려는 의도 속에서 단호하게 징벌하시는 사랑과 정의의 하나님이 성서 이야기가 전해주는 하나님입니다. 이 땅에 인간의 몸을 입고 오신 성육신한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나님의 형상, 온전한 이마고데이를 인류는 경험하고 보게 됩니다(골1:15-17).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사역안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가 온전히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일그러진 하나님의 형상 문제는 온전한 이마고데이를 드러내신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사역의 관점에서 다루어져야 합니다.
우리는 “히틀러도 이마고데이인가?”“윤석열도 이마고데이인가?”“적대의 시대에 적대적 극단주의자들도 이마고데이인가?”라는 크고 역사적인 질문을 던질 수도 있고, 작고 일상적인 질문을 던질 수도 있습니다. “전세 사기범도 이마고데이인가?”“주차문제로 층간소음문제로 자주 부딪히는 이웃도 이마고데이인가?” 스스로 하나님이 되려는 죄로 인해 일그러진 하나님의 형상을 다루시는 사랑과 정의라는 하나님의 방식을 숙고하여야 할 것입니다. 법과 정의는 소극적으로 하나님의 형상으로서의 인간의 존엄의 문제를 다루며, 인간을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보는 잠재적 이마고데이의 관점을 배태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법과 정의의 절차를 통하여 우리는 빌런들의 일그러진 형상을 정당하게 다루어야 할 것입니다. 동시에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히 드러난 하나님의 의도, 모든 죄악된 인간을 징벌하시지만 치유하시고 사랑하시고 기다리시는 하나님의 자비의 시각을 최후 일각까지 놓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원수 갚으시고 모든 의를 드러내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를 신뢰하여야 할 것입니다.
새학기가 시작되고 봄의 기운을 느끼게 되는 3월의 시작입니다. 교회력으로는 3월 5일 재의 수요일을 기점으로 사순절이 시작됩니다. 사순절은 불의한 역사 속에서 혹은 개인적인 고통속에서 신음하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을 갈망하며 치유와 회복을 갈망하며 애가(Lament)를 부르는 시기입니다. 경제적으로 매우 침체되어 있고, 정치에 있어서도 새로운 회복을 갈망하는 시점에 맞는 사순절 시기에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인간을 다루시는 하나님의 방식, 하나님의 이야기에 더 귀기울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추운 겨울의 한파를 견디고 마침내 피어나는 새싹과 봄꽃처럼 우리의 일상도 회복을 경험하기를 기대합니다.
삶,일,구원(3191) 지성근 목사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