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칼리티의 인문학 연구단] 학술세미나 참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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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391 작성일 08-07-23 20:55본문
부산대학교 한국민족문화연구소 [로칼리티의 인문학 연구단] 학술세미나 참관기
부산대학교 캠퍼스를 지나치다가 가끔씩 관심을 끄는 세미나 주제들을 마주치곤 하는 데 “포스트모던‧ 공간‧ 로컬리티”라는 광고 문구를 보았을 때 꼭 참여해서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2008년 7월 23일(수) 부산대 인덕관 소회의실은 생각하던 것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세미나에 참여하고 있었다.
지방에서 나서 자라고 지방에서 대학교육까지 마친 자로서, 그리고 신학교육을 수도권에서 받으면서도 늘 사역의 장을 부산이라는 지방에 두고 살던 사람으로서 느끼고 마음에 품고 있던 생각을 「쟈크 엘룰의 생애와 사상」을 연구하면서 정리할 수 있었다. 그는 어떤 형태의 수도중심의 중앙집권적인 힘을 거부했고 사실상 파리에 가지 않고 지방인 보르도에 있으면서 다양한 사회참여와 저술활동을 한 사람이었고 나는 그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조하는 입장이었다.
[일상생활사역연구소]를 하면서 다루는 내용 자체가 주변부적인 주제라는 것, 그리고 연구소운동의 방식자체도 보다 포스트모던적 운동이해로서 계층적운동이 아닌 그물망구조, 혹은 거미줄 구조의 방식을 택하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에서 연구소의 센타를 지방에 두겠다고 선언했다. 이런 차제에 [로칼리티의 인문학 연구단]이 개최한 “포스트모던 공간 로컬리티”라는 주제는 뭔가 이런 암묵적인 생각들에 선명한 빛을 비추어 주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감을 주었던 것이다.
세미나는 제1주제로서 “탈근대 도시성의 탐색”을 다루고 제2주제로서 “로컬리티학을 위한 시론-근대성, 공간, 그리고 로컬리티”를 다루었다.
제1주제는 포스트모던 로컬리티를 포스트모던의 핵심양상을 가장 잘 표현하는 장소인 도시속에서 발견하고 부산이라는 구체적인 공간의 로칼리티를 탐색하고자 하는 시도였다. 포스트모던 로칼리티라 함은 미시적 장소로서 어떤 장소에 내재한 역동성, 구체성, 특이성, 일상성을 읽는데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근대사회의 공간이 ‘형식공간’이라면 탈근대 공간은 생산보다 문화와 소비의 요소, 체제와 제도의 힘보다 주체와 일상의 의미를 중심으로, 중앙집권화된 위계보다 탈집중화되며 분산적이고 타자와의 동등한 관계를 형성하는 ‘탈형식적 공간’이다. 발표자는 포스트모던 로컬리티의 문제의 가장 최근의 영향력있는 학파인 [LA학파]의 에드워드 소자와 마이클 디어 같은 도시 이론가들의 이론으로 포스트모던 도시의 실제를 분석하고 이런 분석이 현재 부산이라는 구체적인 공간에 어떻게 적용되는 지를 살피고 있다. 여전히 전근대, 근대적인 공간의 측면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유비쿼터스 부산 혹은 잡종사회로의 전이등의 탈근대적인 특색마저 함께 띄고 있는 특수성이 있는 로컬로서의 부산에 대한 분석을 들으면서 목회적인 관점에서, 그리고 생활인의 관점에서 기독교적인 로컬리티 분석과 처방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도전을 받게 되었다.
제2주제는 [연구단]이 처해 있는 개념규정의 문제를 다루는 내가 볼 때 매우 중요한 발제였다. 로컬리티학(localitology) 연구를 위한 로컬/로컬리티의 의미를 규정하는 데 시간을 많이 보낸 발제자(류지석 HK교수,서양철학)는 로컬리티의 개념이 다층적이라는 점(기층적 로컬리티, 위계적 로컬리티, 인식/가치의 로칼리티)을 표로 제시한 다음 이것을 이어령교수의 전통적 학문영역 구분인 Physis(물리적,본원적 측면), Nomos(법,사회,정치적 측면) Semiosis(기호,의미의 영역)과 각각 연결시키면서 세 개의 각으로 이루어진 삼각형이 로컬리티에 필연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시간을 따라 다양한 형태로 균형을 이루어가면서 이루어내는 것이라고 3차원적 도해를 통해 설명하려 한다. 이 점이 이 발제자의 탁월한 분석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이 세미나를 통해 일단 locality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분들을 볼 수 있었다는 기쁨과 함께 좀 더 정치한 local 분석과 이해가 기독교 그룹에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특히 일상생활을 주제로 삼고 있는 우리 연구소 역시 내용상으로나 운동의 방식상으로 더욱 이 locality의 문제를 천착할 필요를 느끼게 되었다.
일,삶,구원 지성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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