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여는 사연 > 여는 사연

  바야흐로 낮 기온은 완연한 여름입니다. 몸이 부한 저와 같은 사람은 땀깨나 흘리는 계절이 되었습니다. 요 근래 이래저래 삶의 질고로 인해 힘들어 하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됩니다. 질병으로, 관계의 문제로,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다양한 고통을 짊어지고 살아가야 하는 우리네 일상생활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습니다. 일상의 삶의 무게를 혼자 짊어지고 가기에 너무 힘들어서 내뱉는 신음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우정이 곁에 있다면 그나마 견딜 힘을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따가운 여름 햇살은 피하고 싶지만 그것 없이 씨앗과 열매는 여물 수 없는 것이기에 그 뜨거움을 견디고 이겨내는 농부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알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매년 두 번 2월과 8월로 정해두고 Seize Life(일상생활연구)라는 이름의 연구지를 내고 있습니다. 이렇게라도 “일상생활”을 주제로 신학적이고 목회적인 연구가 축적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고 그간 15회의 발간으로 일정정도 미약하나마 소기의 목적을 거두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이번 15번째 연구지는 내부적인 역량의 부족 때문에 실제적인 발행일이 늦어졌습니다. 그러나 적절한 시점에 나와야 할 주제를 다루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연구소가 사역을 시작한지 10년이 되었고, 이제 주변에서 소위 “일의 신학” 담론이 심심찮게 회자되고 있는 반가움도 잠시, “일의 신학”이 가진 자들(사업가들, 엘리트들)의 입장을 자연스럽게 옹호하고, 신자유주의 경제하에서 경험하게 되는 복잡다단한 일터의 현실에 대해서는 이렇다할만한 시원한 관점을 제공해 주지 못하는 것 같다는 안타까움이 점증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경제적인 약자들에게도 자긍심과 소망을 주는 “일의 신학”의 관점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있었고 이런 고민의 작은 결과물이 “노동의 일상, 일상의 노동”이란 주제로 발간된 이번 연구지 Seize Life 통권 15호입니다. 초창기에 각 대학과 신학교 도서관에 연구지를 기증했는데 시간이 좀 지난 후 조사해 보니 비치되지 않은 학교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잘 비치하고 있는 곳을 중심으로 계속 비치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습니다. 혹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도서관에 비치하기를 원하시면 도서관에 이 연구지를 신청하도록 요청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본 연구지를 신청하시려면 아래의 링크를 활용하시면 되겠습니다. https://goo.gl/iV5Jfn

  하반기 연구지의 주제는 연간주제인 “일상을 품은 말씀, 말씀을 품은 일상”입니다. 내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바라보면서 종교개혁의 3대원리라 할 수 있는 “오직 은혜(Sola Gratia), 오직 성경(Sola Scriptura), 오직 믿음(Sola Fide)”을 순서에 맞춰 작년부터 하나씩 다루면서 일상생활의 관점에서 이 주제들의 함의를 재평가해 보는 의도를 갖고 있습니다. 올해는 하나님의 계시로서의 말씀인 성경이 성경저자와 독자의 공동체의 일상생활 속에 주어진 것이기에 성경은 단순한 종교적인 경전이 아니라 성경을 읽는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고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라는 관점에서 성경을 주제로 삼으려고 합니다. 6월중 연구지 원고 공모 광고가 있을 예정인데 좋은 필자를 소개해 주시거나 직접 투고 연락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희 연구소 식구들은 가능하면 시원한 청량감을 주는 존재로 이 더운 시절을 여러분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평화를 전합니다.

- 1391(일,삶,구원) 지성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