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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량연구소 ELBiS Club 아가 4. 그대 내 품에(2,1-7)_ 17032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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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상선약수
댓글 0 건 조회 4,586 회
작성일 17-04-1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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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그대 내 품에(2,1-7)_ 170327월

사랑하는 임을 찾아 헤매던 여인은 약한 모습을 보입니다. 파라오의 병거를 끌던 말과 같다던 임의 상찬을 뒤로 하고, 자신을 “고작 사론에 핀 수선화, 산골짜기에 핀 나리꽃”이라고 말합니다. 군락을 이룬 많은 꽃 가운데 한 송이에 지나지 않는다고 낮추어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 백합과에 속하는 수선화와 나리꽃에 자신을 비유하여, 그 강렬한 향기와 아름다움을 연상시키게 합니다. “나는 평범해요, 하지만 특별해요”라는 모순된 메시지를 전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인은 임을 노래합니다. 많은 꽃 가운데 한 송이에 불과한 자신과 달리, 임은 잡목이 우거진 곳에 우뚝 솟은 능금나무와 같다고 말하며 임의 그늘 아래서 편히 쉬며 열매를 맛보고 싶다 노래합니다(그 소원은 곧 이루어집니다).

여인이 자신을 낮추고 임을 높이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여인의 목소리를 따라가 보면 그녀가 적지 않게 지쳐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임을 찾아 헤매며 진력이 소진된 여인은 쓰러지기 일보직전입니다. 다른 일 때문에 지친 것이 아닙니다. 사랑 때문에 지쳐 있습니다. 사랑의 열정은 때로 사람을 지치게 합니다. 밀고 당기기가 반복되며 지칠 때가 있는가하면 격렬한 사랑 그 자체가 진력을 소진시킬 때도 있습니다. 어디로 가는지 말해주지 않았던 임을 찾느라 지쳤을 것이며, 임을 만나 서로의 사랑을 격렬히 확인하느라 지쳤을 것입니다.

임은 사랑에 지친 여인에게 팔을 내어줍니다. 왼팔을 베개 삼아 눕도록 하고 오른팔로 안아줍니다. 그리고 건포도와 능금을 여인의 입에 넣어줍니다. 건포도와 능금을 먼저 입에 넣어주고 안아주었는지, 아니면 함께 누워 안은채 입술에서 입술로 과실을 전달해주었는지 구체적인 상황은 그저 상상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임의 그늘 아래서 달콤한 과실 먹기 원했던 여인의 소원이 이루어졌다는 것입니다. 여인은 단 열매를 먹고 임의 튼튼한 팔에 안겨 쉬며 기력을 회복합니다. 손가락 까닥할 힘이 없는 상태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따듯한 물에 몸을 담글 때의 기분을 생각해본다면 조금 비슷할까요? 여인은 임의 품속에서 소생의 시간, 부활의 시간을 맞았습니다.

사랑에 지친 여인의 입에 달콤한 건포도와 능금을 넣어주고 팔베개를 해주는 이야기를 읽으니 생각나는 노래가 있습니다. 유재하가 부른 “그대 내 품에”입니다. 현대의 아가랄까요? “별 헤는 밤이면 들려오는 그대의 음성 / 하얗게 부서지는 꽃가루 되어 그대 꽃 위에 앉고 싶어라 / 밤하늘 보면서 느껴보는 그대의 숨결 / 두둥실 떠가는 쪽배를 타고 그대 호수에 머물고 싶어라 / 만일 그대 내 곁을 떠난다면 끝까지 따르리 저 끝까지 따르리 내 사랑 / 그대 내 품에 안겨 눈을 감아요 / 그대 내 품에 안겨 사랑의 꿈 나눠요”

한편 여인은 문득 두려워집니다. 온 몸의 세포가 원소 단위로 분해되었다가 다시 조립되는 것 같은 나른함과 따듯함이 교차하는 시간을 보내던 여인은 훤칠한 임의 주위를 맴도는 아가씨들에게 간곡히 부탁합니다. 마법 같은 이 순간을 망치지 말아달라고, 이 시간이 지나갈 때까지 만이라도 제발 끼어들지 말아달라고 부탁합니다. 사랑의 순간이 얼마나 달콤하고 포근한지, 여인은 방해 받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결코 깨고 싶지 않은 꿈을 꾸고 있는 사람 같습니다. “그대 내 품에 안겨 사랑의 꿈 나눠요.”

- 홍삼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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