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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량연구소 엘비스 클럽 후기(출애굽기 1장)_ 130405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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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상선약수
댓글 0 건 조회 5,439 회
작성일 13-04-06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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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비스 클럽 후기(출애굽기 1장)_ 130405금

어릴 때 우리 집에는 찰톤 헤스톤이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 «십계»의 (복사본) VHS 테잎이 있었다(지금은 DVD로 소장 중이다). 딱히 따로 볼 것이 없어서 수십 번 반복해서 보았는데, 그 때문에 지금도 네프레테리 역의 앤 백스터는 몸매가 끝내줬고 람세스 역의 율 브린너는 목소리가 멋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다. 어쨌든 나는 «십계» 덕분에 어릴 때부터 출애굽 이야기에 익숙했다. 하지만 오늘, 나는 엘비스 클럽에서 출애굽기 1장을 함께 읽으며 “성서 안의 새로운 세계”에 한 발 들어섰다.

노신사의 무대 인사로 시작된 영화와 달리, 출애굽기는 톨레돗(계보)으로 시작되었다. 마치 “너희의 뿌리, 그리고 너희의 정체성을 이루는 ‘이야기’를 기억하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이집트와 바빌로니아, 그리고 유럽 각지에서 거주 외국인(resident aliens)으로 살았던 유대인들은 물론, 이 땅에서 “하나님의 나그네 된 백성”(Resident Aliens)으로 살아가는 모두에게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지는 시작이었다.

그런데 이어지는 이야기에서 반복되는 표현을 살펴보며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핍박 받으면서도 더욱 번성한 장면을 담은 출애굽기 1장에는 두려움과 근심 등 부정적인 감정이 자주 언급되었다. 한데 이스라엘 백성이 두려워했다는 이야기는 오직 히브리 산파들이 야웨 하나님을 두려워(경외)했다는 부분에서만 나왔다. 나머지는 모두 이집트 사람들이 이스라엘 백성의 번성함 때문에 근심하고 두려워하는 장면에서 나타나고 있다. 출애굽기는 핍박하는 사람이 도리어 핍박 받는 사람으로 인해 두려워하는 기이한 상황을 묘사했다.

물론 그렇다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전혀 고통스럽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출애굽기 6장 9절에는 그들이 모세의 말을 따르지 않았던 이유 두 가지가 기록되어 있다. 바로 “마음의 상함”과 “가혹한 노역”이었다. 대형 건설과 건설 자재 생산, 농업 등 온갖 일에 시달리던 그들의 삶은 부연할 필요 없이 고단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삶은 격무에 시달리며 마음에 딱지가 앉은 고단한 현대인의 일상생활에도 닿아 있다.

그래서 나는 열심히 일하면 일할수록 마음이 공허해지는 현대인들을 위한 말씀으로 출애굽기를 읽으리라 결심했다. 출애굽기는 코 앞의 고단함을 넘어 우리를 “흥왕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에 눈 뜨게 해줄 책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파라오는 이집트 문명을 유지하기 위한 부속품인 것 마냥 이스라엘 백성을 여기저기에 써먹었지만, 오히려 그들이 번성하는 것을 보며 무서워하고 걱정했다. 출애굽기는 “나는 (국가와 회사 등의) 조직을 유지하기 위한 부속품인가?”라고 묻는 사람들에게 더 큰 이야기를 들려주고 올바른 정체성을 심어준다. 두려움에 대한 묘사가 전자를, 야곱 가문의 톨레돗이 후자를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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