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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 건 조회 1,028 회
작성일 24-04-13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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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비스클럽 시편 17편 나눔요약 240412

 

기도-고발과 탄원을 통한 정화

 

“다윗의 시편” 혹은 “다윗의 노래”와 같은 표제를 지닌 시편들이 종종 기도문의 형식을 띄지만 정확하게 “다윗의 기도”라는 표제를 가진 시편은 이 시편과 86편 두 편 뿐입니다. 그 차이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지만 “기도”가 무엇인지를 다윗을 통해 보고 배우게 됩니다. 이 시의 배경이 다윗의 어려운 시절(cf.사울의 위협을 피해 도망다니는 시절, 혹은 압살롬의 반란시절등)이었을 것이라는 것은 “약탈하는 무리(4절),”“나를 치는 자들(7절),”“나를 공격하는 악인,”“나의 생명을 노리는 원수(9절)”이라는 묘사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1절과 6절에서 시인은 네 번이나 다른 표현을 중첩하여 부르짖는 기도를 들어달라고 요청합니다. 1절과 6절 사이에 시인은 재판정 메타포가 들어 있는 단어(변호, 판결, 심문)들을 집중적으로 사용하여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삶의 방향이 떳떳함을 어필합니다. 사실 신학적으로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서 떳떳할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다만 여기서 시인은 자신의 삶의 기조 혹은 방향성에 있어서 만큼은 비교적(사람의 행사로 논하면-개역개정) 의로운, 떳떳하다는 확신을 비춥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을 따랐기에(4절)” “주님의 발자취만을 따랐기에(5절)” “그 길에서 벗어난 일이 없었(5절)”기에 “약탈하는 무리의 길로 가지 않았(4절)”기에 하나님께서 진실을 변호하며 기도를 들어 주실 것을 간청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미쁘심을” 의지하여 “주님께로 피하는 사람을 오른손으로 구원하여 주시는 주님(7절 상반절)”의 표현속에 하나님에 대한 신뢰가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신뢰가 15절의 확신의 노래로 연결됩니다.

 

그러나 그 전에 7절하반절에서 12절까지와 14절하반절에서 우리는 시인이 자신의 생명을 노리는 원수에 대한 구체적이고 생생한 묘사를 하면서 동시에 반복적으로 “구원”을 구하는 기도의 동사(구해주십시오등 8회)를 많이 사용합니다. 어쩌면 기도하면서 이 악한들에 대한 세세한 묘사를 통하여 시인의 마음은 오히려 분노와 두려움, 불안함에서 놓여났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들의 공격이 실제적이고 인신에 가하는 폭력일 수도 있지만 10절의 “그들의 입은 오만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라는 표현에서 언어적 폭력도 포함될 것이며, 14절의 표현대로 물질적인 독식과 대물림을 통한 사회적 박탈감이라는 폭력까지 전방위적이었고 이에 대한 고발과 같은 묘사를 구원을 간구하는 기도와 함께 드리면서 일종의 정화를 경험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이렇게 기도가 정화의 열매를 거두게 되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15절의 결말입니다. “나는 의로운 중 에 주의 얼굴을 뵈오리니 깰 때에 주의 형상으로 만족하리이다.” 개역개정의 유명한 말씀, 노래말 가사로도 사용된 이 말씀의 새번역은 이렇습니다. “나는 떳떳하게 주님의 얼굴을 뵙겠습니다. 깨어나서 주님의 모습 뵈올 때에 주님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내게 기쁨이 넘칠 것입니다.” 기도의 과정을 거치면서 시인은 약육강식의 폭력적 외압에 매몰되어 공포와 두려움을 딛고 정화된 감정을 표현하게 됩니다. 하나님과의 관계적인 바름, 의에 입각하여 주님과 함께 대면하여 떳떳하고 그 관계속에서 기쁨이 넘칠 것을 기대하고 예상합니다.

 

시편 17편의 “약탈하는 무리(포악한 자)”에 대한 묘사를 대하면서 현실의 구체적인 사람들이 떠오르는 것은 공통적인 느낌입니다. 정치하는 사람들(총선을 치른지 며칠 되지 않아) 소위 위정자들과 강남이라 지칭하는 상징 속 부유한 사람들을 “그들의 몸뚱이는 기름기가 번드르르 흐르고 그들의 입은 오만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10절)”라는 대목에서 그리고 “그들은 주님께서 쌓아 두신 재물로 자신들의 배를 채우고 남은 것을 자녀에게 물려주고 그래도 남아서 자식의 자식들에게까지 물려줍니다(14절 하반절)” 라는 표현에서 직관적으로 연결시킵니다. 시인의 기도가 현실적인 폭력의 상황을 당장 없애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속에서 삶의 방향을 스스로 확고히 하고, 상황에 대해 그리고 자신의 감정에 대해 구체적인 적시를 함으로 기도를 통해 정화를 경험하였다면, 우리네 삶 가운데 경험하는 제도적 사회적 폭력의 현실속에서 (예를 들어 세월호 10주기가 다가와도 끄떡없는 정치권의 대응을 고려할 때) 기도를 통한 과감한 고발과 탄원과 함께 공포와 두려움에 매몰되지 않고 떳떳함과 기쁨의 정서로 주님과 함께 길을 걷는 삶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긍정을 이 시편은 우리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삶,일,구원 (3191) 지성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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