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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BiS Club 창세기 37장 1절-36절 요약 100610

에서는 36장에서 그 족보가 다루어 짐으로 역사속에서 사라지지만 야곱은 그 아들들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어 이제 창세기 끝까지 기술되어집니다. 여기 ‘족보’라고 표현된 단어는 계보, 이야기, 자손들등으로 번역될 수 있는 창세기의 독특한 단어입니다. 야곱의 족보라고 하면서도 사실은 요셉의 이야기가 37장에서 기록되고 있고 38장에서는 유다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는 것을 보면 이제 족장들의 역사가 다음 세대, 새로운 세대를 그리려고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 한 것은 이 이야기들이 일종의 이스라엘민족의 조상들의 부끄러운 역사, 잔혹사의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본문에 접근하는 전형적인 방식은 야곱의 편애를 나무라거나, 요셉이 어릴 때부터 철이 없었지만(?) ‘꿈’을 가진 전형적인 비전을 가지고 살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어도 성공하게 되었다는 성공사례로 각색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특히 본문의 ‘꿈’은 단순히 비전을 가지거나 스스로 꿈을 크게 갖는 것에 대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고대의 계시의 방식으로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말하자면 요셉이 꿈을 스스로 꾸고 그 꿈을 향해 달려가는 그런 류의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께서 계시하는 것에 순전하게 열려있는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본문은 비록 종교적인 술어도 하나님에 대한 언급도 한마디 나오지 않지만 인간사, 특히 한 가족의 일상적인 역학관계 속에서 그 세세한 인물들의 부족함과 미숙함, 잔혹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계획과 계시가 관철되고 있으며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거시적인 전망이 필요할 것입니다. 후일 요셉의 운명이 어떻게 바뀌게 되며 그것을 보는 눈(하나님께서 이렇게 하셨다)이 제시되고 전체 가족이 다시 합해질 때가 있다는 것을 아는 시각에서 볼 때 그렇다는 말입니다. 다만 이 본문 안에서는 가장의 근원적인 죄인 ‘속임’이 되물림된다는 사실, 지나친 편애와 자식들에게 보여준 차별적 대우가 낳는 역기능 가정의 모습, 자신들의 잘못을 고자질했다는 피해의식 때문에 피흘리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빌하와 실바의 아들들의 잔혹성, 장남 르우벤의 탄식 속에 다시 한 번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하는 데 하게 되었다는 자의식, 그리고 유다의 죽지않게 하려는 노력은 하지만 결국은 동생을 팔아버리자는 제안 같은 부정적인 가족사의 모습이 전면에 드러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를 읽고 듣는 출애굽이후의 하나님의 백성들, 혹은 바벨론포로중에 있는 하나님의 백성들은 자신들의 운명과 요셉의 운명이 겹쳐진다는 데서 아마 희망을 발견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요셉이 결국 50장 24-25절에서 자신이 죽거든 그 해골을 메고 애굽에서 가나안으로 옮겨 달라고 했던 것을 기억하는 이 하나님의 백성들은 자신들의 운명이 비록 못난 역사적 선택으로 이렇게 되었지만 하나님은 구원의 목적을 가지시고 자신들을 종살이하도록 하시는 데서 건져내실 것이며 모든 악의 방해물가운데서 선이 이기는 상상력을 가지게 되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형들에게 잡혀서 물없는 구덩이에 갇힌 이후 미디안 상인들에 의해 애굽에 팔리기까지 본문에서 요셉의 음성을 들을 수 없습니다. 이것은 신약성도의 입장에서 보면 마치 이사야 53장에서 묘사하는 끌려가는 어린양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입니다. 형제들은 마치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은 유대인들의 이미지인 셈이지요. 이런 저런 점에서 이 본문은 즉각적인 적용점보다는 상상력을 많이 제공하는 본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삶,구원 지성근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