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량연구소 ELBiS Club 창세기 20장 1절-18절 요약
페이지 정보
작성자 1391 작성일 09-04-22 13:22본문
ELBiS Club 창세기 20장 1절-18절
“아닌 밤중에 홍두깨”격으로 이래 저래 당혹스럽게 만드는 말씀이 오늘 본문이었습니다. 이미 12장에서 아비 친척집을 떠나 하나님이 가라고 하신 땅으로 가던 아브람이 기근 때문에 애굽으로 내려갔다가 오늘 본문과 유사한 방식으로 실수를 했었는데 이번에는 블레셋의 아비멜렉에게 자기 아내를 누이라고 말하므로 비슷한 일을 행하고 있는 아브라함을 보게 됩니다. 게다가 이 본문의 전후 문맥을 볼 때 하나님의 의에 대한 물음에 근거하여 롯을 위한 구명활동을 했고 롯이 비록 화를 면했지만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을 멀리서 지켜본 아브라함이 왜 그 있던 곳 가나안 땅 마므레 상수리 수풀 근처에서 남방으로 이사하여 가데스와 술 사이 그랄에 거하게 되었는지 이유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다만 본문의 강조는 어쩌면 후일 독자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만큼 블레셋의 수장 아비멜렉은 스스로를 “의로운 백성”“온전한 마음과 깨끗한 손”을 가진 나이스한 사람으로 등장시키는 반면 아브라함은 그동안의 신앙의 여정과 바로 앞 문맥에서의 소돔과 고모라를 구하려는 모습과는 판이하게 현실적인 문제들을 늘 두려워하고 자신의 안위를 아내의 수치보다 더 관심있어 하는 사람으로 묘사(11-13절)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본문에서는 하나님이 직접 아브라함과 대화하시는 장면은 없고 먼저 하나님은 아비멜렉과 대화하심으로 아브라함이 어떤 존재인지 깨닫게 해주시고, 그 다음에 아비멜렉의 입을 통해서 아브라함에게 자칫 현실적 문제들과 자신의 안전에 대한 자기 합리화 때문에 잊어버린 자신의 정체성(모든 민족을 위한 복의 통로 12:3)을 기억하게 하십니다. 7절에서 하나님은 아비멜렉에게 “그는 선지자라 그가 너를 위하여 기도하리니 네가 살려니와”라고 말씀하십니다. 17절에서 다시 한 번 “아브라함이 하나님께 기도하매 하나님이 아비멜렉과 그 아내와 여종을 치료하사 생산케 하셨으니”라고 결론을 내림으로 아브라함이 이 현실적인 삶의 위기를 통해 오히려 전화위복으로 자신의 소명을 깨닫게 되고 또 한 걸음 나아가 21장 이하의 사라가 이삭을 낳고 난 이후의 삶의 터전(블레셋 지역의 브엘세바)과 안위를 얻게 되는 배경이 오늘 본문입니다.
끊임없이 아브라함과 사라의 삶의 여정속에서 일하고 계시는 “하나님의 열심”(it was I who kept you from sinning against me 6절)을 본문을 통해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더불어 하나님의 백성이 자신의 사명과 소명을 잃어 버리게 될 때 아이러니하게도 그 이유가 되는 하나님의 백성이 아닌 이들이 하나님의 백성을 깨우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본문을 통해 보게 되는 것입니다.
안정되고 정착된 삶이 아니라 뭔가 움직이는 삶(mobile life, exilic life)은 불안함과 두려움을 동반합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이런 삶속에서 스스로 세상을 향한 선지자로 혹은 이웃을 위해 기도하는 자로 자신을 인식하기 보다는 자칫 두려움에 싸여 자신의 안전을 지키는 데 급급하곤 합니다. 개인의 삶도 그렇지만 하나님의 백성의 공동체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21세기 초엽의 다양한 지형변화의 상황(소위 post 시대)속에서 하나님의 교회는 어쩌면 창세기 20장의 아브라함을 닮아 있는 듯 합니다. 자신의 생존에 급급해 대의를 상실해 버리고 합리화에 급급하는 모습속에서 우리의 모습을 봅니다. 이럴 때 하나님은 여전히 일하시고 때로는 세상을 통해서 하나님의 백성들의 사명을 일깨워 주십니다. 하나님의 백성의 사명을 자신을 지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위해 기도하는 선지자가 되는 것입니다.
일,삶,구원 지성근목사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