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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비스클럽 마가복음 14장 1절 11절 요약 231006

돈, 예수, 두가지 선택

소동없이 속임수를 써서 “예수를 붙잡아 죽”이려는 대제사장들과 율법학자들의 음모(1절-2절, cf.3:6, 사역초기부터 그러했다)가 가룟유다의 배신(10절-11절)과 마주치는 데 그 핵심에 3절에서 9절의 삼백 데나리온 이상 가치의 향유 옥합을 깨어 부은 여인에 대한 예수님의 말씀이 있습니다. 가룟유다는 아마도 이 사건 때문에 결정적으로 “예수를 넘겨줄 마음을 품고 그들을 찾아갔(10절)”던 것 같습니다. 음모와 배신이 만나 ‘은돈’을 약속하고 ‘예수를 넘겨줄 적당한 기회’를 노리게 되는 것입니다. 이 일은 공간적으로 성전이 있는 예루살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었습니다.

예루살렘 성 바깥 베다니, 나병환자였던 시몬의 집에서 있었던 예수님의 몸(머리)에 향유를 부었던 한 여자의 행동은 아마도 가룟유다를 포함한 ‘몇몇 사람이 화를 내면서’ 허비한다고 평가하는 것과 예수님의 말씀의 현격한 대조가 눈에 띕니다. “그 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줄 수 있겠다”는 나무람은 합리적이고 대의명분이 확실한 것 같이 보입니다. 지금까지의 예수님의 행동과 가르침에 합당한 것 같이 보이지만 예수님은 이 경우 전혀 다른 반응과 평가를 내립니다. 여자의 이 행동을 “내게 아름다운 일(6절)”이라고 평가하셨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일(8절)”을 했다고 말씀하십니다. 부지중에 한 일일 수도 있겠고 아니면 요한복음 12장 병행본문을 근거로 나사로를 살리신 능력을 믿고 사랑에 감격하여 일정정도 예수께서 가시려는 삶의 방향을 보고 한 일이라고 여길 수 있는 개연성도 있어 보이는 이 여인의 행동을 예수는 “내 장례를 위하여 할 일을 미리 한 셈이다”라고 말씀하시고 이 일이 후일에 온 세상 어디든지 복음이 전파되는 곳마다 전해지고 기억될 것이라고 상찬하셨습니다. 어쩌면 이 상찬 때문에 가룟유다의 마음이 “넘겨줄 마음”이 된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삼백 데나리온 오늘날의 가치로 환산하여 삼천만원정도되는 향유옥합을 깨뜨린 이 여자의 헌신(혹은 허비)를 만일 오늘 우리 시대 어떤 종교기관, 교회, 목회자, 대의명분을 위해 헌신하라는 범례로 드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왜냐하면 예수의 특별한 구원의 사건, 종말론적인 역사를 위해 드려진 헌신을 예수께서 상찬하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예수님은 바로 직전 예루살렘 성전의 이방인의 뜰에 비치된 헌금함에 과부가 두렙돈을 바치는 장면을 통하여 제자들에게 성전종교가 어떻게 가장 가난한 자들을 착취하는지를 보게 하시고 질타하였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예수가 누구시며 어떤 삶의 방향을 향하여 걸어가시는 지를 바르게 보며 드리는 전적인 헌신과 그럴듯한 대의명분(“가난한 사람들에게 줄 수 있겠다”)을 내세우지만 사실은 입신양명과 물질의 충족을 원하는 이들의 먹이감이 되는 것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돈과 관련하여 작은 차이, 작은 삶의 선택이 가룟유다가 보여주는 마음의 굴절을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예수와 관련하여 혹은 예수 따르는 삶과 관련하여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아름다운 일”이 무엇인지 궁구해 볼 일입니다. 한 ‘여자’의 선택과 한 ‘남자’의 선택의 대조가 분명한 본문이라는 점도 놓치지 말 일입니다.

삶,일,구원 (3191) 지성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