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 엘비스클럽 마가복음 14장 53절 72절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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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391 작성일 23-10-28 01:08본문
엘비스클럽 마가복음 14장 53절 72절 요약 231027
“그 말씀이 생각나서”
산헤드린공회라 칭하는 대제사장들(가야바와 그 장인 안나스)과 장로들과 율법학자들이 모두 모여들어 예수를 정죄하기 위해 서로 들어맞지 않는 (거짓)증언을 하는 현장을 본 사람은 베드로였습니다. 이미 50절에서 “제자들은 모두 예수를 버리고 달아났”는데, 지금 베드로는 비록 “멀찍이 떨어져서”이지만 여전히 “예수를 뒤따라(54절)”가고 있었습니다. 바로 대제사장 가야바의 집 안마당에까지 들어갈 정도였으니 베드로는 순수하고 열정적으로 혹은 모험적으로 예수를 따른 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아마 이렇게 “하인들(guards-성전경위들)과 함께 앉아 불을 쬐고 있었”던 베드로가 아니었다면 55절에서 65절까지 마가가 기록한 산헤드린에서의 그날 밤의 일들, 특히 예수님의 유일한 발언의 말씀을 우리는 듣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본문을 베드로를 일인칭 주인공 관점으로 다시 보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는 듯 합니다. 무엇보다 늘 그동안 교회에서 들어온 것처럼 선생을 세 번이나 부인한 배신자, 실패자라는 손가락질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찬찬히 본문을 읽다보면 베드로는 선생 예수를 순수하게 마지막까지 따라가지만 거대한 종교 권력의 토끼몰이식의 준법을 가장한 폭력 앞에 무력하게 서 있는 선생이신 예수의 처지를 보면서 스스로 권력의 하수(하인, 하녀)들 앞에 예수를 모른다고 무참히 무너질 수 밖에 없는 존재였지만 그는 거기서 끝나지 않고 끝내 예수께서 하신 “그 말씀이 생각나서” 엎드려서 울었던 자였습니다. 그리고 아마 이런 베드로였기 때문에 종교공안권력들 앞에서 자신에 대한 거짓"증인"들의 불리한 거짓"증언"(7회반복)에는 아무 답변도 하지 않으셨지만 자신에 대한 참 증언으로 던지신 그 말씀(시110편1절과 단7장 13절에 근거한 “내가 바로 그이요. 당신들은 인자가 전능하신 분의 오른쪽에 앉아 있는 것과 하늘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보게 될 것이오”)을 기억하여 마가를 통해 독자인 우리들에게 증언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아마 이런 기억과 증언은 그냥 암기하여 기계적으로 이야기한 것이 아닐 것입니다. 그는 그 안마당에서 불을 쬐며 일어나고 있는 일을 보고 “그대는 찬양받으실 분의 아들 그리스도요?(61절)”라고 묻는 대제사장과 이에 대답하시는 예수님의 대답을 들을 때 주마등처럼 지난 3년의 예수를 따르던 세월이 흘러가며 특히 막8장 29절에서 스스로 “주는 그리스도시니이다”라고 이야기 했을 때 예수께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 경고하시고 인자가 많은 고난을 받고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버린 바 되어 죽임을 당하고 사흘 만에 살아나야 할 것을” 이야기하시던 장면과 그 이후 자신이 보였던 반응들과 예수님의 반응들이 떠올랐을 것입니다. “그 말이 이 말이었구나!” 베드로는 지금 십자가 죽음을 향하여 걸어 가시는 예수를 따라가면서 “그 말씀이 생각나”는 경험들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찌 보면 이렇게 “그 말씀이 생각나”는 경험을 하게 하신 분이 예수님이십니다. 바로 몇시간 전에 베드로가 이런 일을 겪게 되리라는 것을 미리 얘기(14:27-31) 해 주신 분이 예수님이십니다. 우리는 베드로를 실패자라 이야기하지만 어찌 보면 예수님은 예수를 따르는 제자의 삶이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셨던 것인 셈입니다. 인간이 어떤 실존인지 아셨기 때문입니다. “나는 할 수 있다!”라는 제국의 관점이 무참하게 무너질 때 “그 말씀이 생각나”는 하나님나라, 천국의 관점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 본문에서 증거가 조작되고 마침내 진리 주장인 인자메시야 주장에 근거해 신성모독의 죄로 기소되는 위압적인 순간에도 중심을 유지하고 계신 것을 베드로는 마지막까지 경험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를 따르는 삶이 이 세상의 교권과 권력 앞에서 험한 꼴을 당하고 아무 힘도 못 쓰는 지경에 이를 때, 우리도 베드로처럼 그 힘에 압도되기도 하고, 모른다고도 하겠으나 순수한 마음으로 예수님의 마음에 물들어 있던 베드로가 그 와중에도 “그 말씀이 생각나서 엎드려서 울었”던 것처럼 우리도 그 고비마다 “그 (우리를 이해하고 변호하기 때문에 하시는) 말씀이 생각”난다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그 당황스러움을 겪은 후 우리는 "참된 증인"이신 “그 말씀”에 대한 "신실한 증인"이 될 수 있기를...
삶,일,구원 (3191) 지성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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