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량연구소 2020온라인 엘비스클럽 시편 8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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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391 작성일 20-06-05 01:27본문
5권의 시편중 제3권에 속한 85편은 "고라 자손의 시, 지휘자를 따라 부르는 노래"라는 표제를 갖고 있습니다. 고라는 민수기 16장에서 모세의 권위에 대항하다 죽게 되었지만 민수기 26장 11절에 의하면 "고라의 자손은 죽지 않았"고 역대상 9장에서는 제물을 준비하는 일을, 역대상 26장에는 문지기의 일을 할 뿐 아니라 역대하 20:19에서는 "고핫 자손과 고라 자손에게 속한 레위 사람들은, 서서 목소리를 높여,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찬양하였다"라고 기록된 것으로 보아 레위지파사람으로서 다양한 일을 수행하며 특히 찬양과 관련된 공동체의 일을 돕는 역할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 시편 85편은 하나님의 백성의 공동체가 예배의 자리에서 함께 드리는 찬양 혹은 곡조를 부친 기도였을 것입니다. 특히 본문 4-9절까지에서 "우리"가 6회, 전체로 7번 반복되고 있는 것을 보면 이 시편은 공동체 찬양, 공동체가 드리는 탄원 기도였을 것입니다.
이 시는 크게 세단락으로 나뉘는 데 a단락은 1-4절로 "주님"의 어떠하심을 찬양합니다. 주님의 돌아오게하신 "은혜(용서, 돌아오게함, 죄를 덮음, 노여움과 진노를 거둠")를 찬양합니다. b단락은 5-9절인데 이 단락은 중간 8절 상반절까지의 간구와 8절 하반절 이하의 기대로 이루어진 구원과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기도와 기대입니다. c단락은 마지막 10절에서 13절까지 아름다운 댓구로 이루어진 멋진세상, 소망의 그림입니다. a와 c사이에 b가 가운데 들어가 있는 일종의 봉투형(inclusio)구조의 시편이고 하나님의 놀라운 일하심, 그 역사적 경험에 기초하여, 그리고 하나님 나라의 조화로운 멋진세상에 대한 소망을 바라며 현재의 어려움속에서 어떻게 하나님의 백성 공동체가 기도하며 탄원할 수 있는지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포로가 된 야곱 자손을 돌아오게 하셨"다는 1절의 진술을 통해 이 시편이 기원전 6세기 바벨론포로경험 이후 귀환한 하나님의 백성의 시편, 소위 제2성전, 스룹바벨의 성전시대의 노래라는 것을 짐작하게 됩니다. 바벨론 포로경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과 같은 경험이었을 것이고, 몇십년의 디아스포라상황에서 귀환은 꿈꾸지 못할 것이었습니다. 이들은 이 경험을 "주님의 노여움""맹렬한 진노(3절)"로 이해하였고 자신들의 죄악(2절)이 초래한 것이라고 이해했습니다. 8절은 이것을 죄를 "망령된 데로 돌아가는 것(the folly-NASB)"이라고 다르게 표현하고 있는데 아마도 예레미야 2장 13절에서 이야기하는 두가지 악 즉 생수의 근원이신 하나님을 떠나 채우지 못할 우물을 스스로 팠던 것이 바로 이 어리석음의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되돌이킬 수 없을 것 같은 하나님의 진노에서 하나님의 백성들이 오히려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게 되었고 이 경험은 그 이후 반복적으로 하나님의 진노를 경험하는 것 같은 상황속에서 하나님의 한결같은 사랑(7절-헤세드)을 구할 수 있는 여지, 담대함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의 공동체적 기도, 간구는 바로 이 역사적 경험을 기억하며 하나님의 구원을 간구합니다. 동시에 1)하나님의 말씀을 듣겠다(8절) 2)망령된 데로 돌아가지 않겠다(8절) 3)주님을 경외하겠다(9절) 는 결의를 간구에 포함합니다.
과거의 역사적 경험뿐 아니라 원래 하나님이 꿈꾸던 세상, 하나님이 통치하시는 나라의 소망이 하나님의 백성의 기도와 간구, 그 공동체적 찬양을 더 강화합니다. 이미 기도속에서 "평화(8절 2회)"를 기대하며 "주님의 영광(9절)"이 땅에 깃들 것을 그리며 간구하던 것이 마지막 대미에서 원대한 꿈, 소망의 합창, 아름다운 댓구의 노래로 마무리됩니다. "사랑과 진실이 만나고, 정의는 평화와 서로 입을 맞춘다. 진실이 땅에서 돋아나고, 정의는 하늘에서 굽어본다." 이 아름다운 묘사는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하나님나라의 그림입니다만 시인공동체는 이것을 먼 천상의 이야기, 내세의 이야기로 묘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세번이상이나 "땅"(본문전체는 4번)에서 있을 일로 그리고 있습니다. 사랑과 진실, 정의와 평화가 조화로운 세상, 주님께서 모든 좋은 것을 주시는 세상, 모든 관계가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는 정의의 세상을 꿈꾸는 것이 찬양과 기도에 더 강력한 힘을 가져다 주는 것입니다.
코로나 상황속에서 특히 2차 3차 판데믹이 일어날 것이라는 암울한 이야기들속에서 우리는 상당히 위축되어 있습니다.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들이 대세를 이루면서 이 경험이 전례없는 경험, 모든 것이 다 무너진 것 같은 심리상태에 빠진 것은 아닌지 돌아 보게 됩니다. 교회들이 모이지 못하거나 모여도 위축되어 있고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매우 비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이 시편을 보면서 회복에 대하여 기도해야겠다고 이야기하는 지체가 있었습니다. 또 한편으로 코로나 상황에서 우리의 기대는 회복될 땅에 대한 기대여야 할 것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하였습니다. 포로시절처럼 아무리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경험을 했다 하더라도 시인의 공동체는 오히려 소망과 함께 회복, 평화, 정의, 진실,구원을 바랄 줄 알았다면 우리가 경험하는 이 현재 상황들이 아무리 위중한 것 같더라도 이 시기에 우리도 역시 이런 회복, 하나님의 한결같은 사랑을 보기를 위해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삶,일,구원 지성근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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