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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그리스도인이 온다(A New Kind of Christ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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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상선약수
댓글 0 건 조회 8,509 회
작성일 09-01-07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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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추천, 브라이언 맥클라렌의 「새로운 그리스도인이 온다」!!!

소설형식의 책이라 서평도 소설형식으로 해보았습니다.

브라이언 맥클라렌의 부탁처럼 저 역시 이어지는 글에 등장하는 사람들을 실제의 누군가와 동일시하지 않기를 부탁드립니다.

 

*                    *                    *

 

옛날 동방의 작은 나라에는 <상연정(常戀亭:일상생활을 사랑하는 정자, 인터넷 홈페이지 http://1391korea.net)>이라는 신비한 장소가 있었다. 상연정에는 지자(知子)라는 지혜로운 노인이 머물고 있었는데, 그는 일상생활이 얼마나 가치롭고 고귀한 것인지를 연구하여 후학들을 가르쳐왔다.

 

그날도 만도위니아 공기청정기가 푸른 발광다이오드 빛을 은은히 뿌리며 공기를 정화시키는 상연정에서 지자는 그의 으뜸가는 제자와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아는 것이 많다하여 식자(識子)라 불리웠으며, 달리 식욕을 억제할 줄 몰라 식자(食子)로도 불리우는 이 제자는 수업시간이 다되어도 나타나지 않는 막내 제자의 험담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그때 헐레벌떡 상연정으로 들어오는 한 사내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적자! 먼저 입문한 식자를 무시한 채스승의 지혜를 배울 뿐만 아니라 패션과 걸음걸이, 심지어 다이어트 경력까지 본받고 있는 나야말로 진정한 스승의 적자(嫡子)올시다.’라며 설레발을 치는 막내 제자였다. 적자가 그런 말을 할 때마다 식자는 싸늘한 눈초리로 그를 바라보며하나를 배우면 열을 잊어먹으니 너야말로 진정한 적자(赤字) 지성이로다!’라며 비아냥거렸다.

 

“스승님, 제자가 오늘 득템하였사옵니다.”

“득템? 무슨 물건(item)을 얻었길래[] 지각한 주제에 이리 설레발이냐?”

 

적자는 식자의 단호한 목소리에 호들갑 떨기를 멈추었다.

 

“사형은 말 좀 곱게 하시오. 스승님, 스승님께서 일전에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브라이언 맥클라렌 선생이 쓰신 A New Kind of Christian를 읽고 사역의 방향이 180도 바뀌었다고 말입니다. 이번에 그 책이 「새로운 그리스도인이 온다」로 번역되었는데, 제자가 득템하였나이다.”

A New Kind of Christian이라면 포스트모던 시대의 그리스도인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소설형식으로 기술한 책을 말하는 것이냐? 옛날 방식(modern)의 신앙생활이 달라진 환경(post-modern)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고민이 담긴 책이 아니더냐?”

“맞소. 사형은 언제 이 책을 읽었소? 이제 막 번역되어 따끈따끈한 책이거늘….”

 

두 사람이 다시 으르렁거리려하자 지자는 헛기침을 하며 입을 열었다.

 

“어흠흠… 그래, 적자야. 읽어보니 어떠하더냐?”

“그동안 어렴풋이 생각하고 고민하던 것이 시원히 설명되어 있어 가슴이 시원했습니다. 평생의 지기(知己)를 만난 듯, 몸에 딱 맞는 스키니진을 입은 듯했사옵니다.”

“오호라. 내 그동안 너를 보며 참으로 포스트모던한 아이라 생각했건만 과연 그러하도다. 새롭게 떠오르는 세대(emerging generation)가 아니라면 이 책이 불편하고 위험하게 느껴졌을 것인데……. 식자는 어떠했느냐?”

“스승님…….”

 

쉽게 입을 떼지 못하는 식자를 바라보며 지자는 빙긋이 웃었다.

 

“망설이지 말고 말해보거라.”

“실은 적지 않은 부분이 불편했습니다. 배울 것도 많았으나 성경을 해석하는 관점과 다른 종교에 대한 태도 등은 좀…….”

“사형, 이 책이 무슨 이단서(異端書)라도 된단 말이오?”

“내가 언제 그런 말을 했더냐! 그저불편했다는 말을 한 것뿐이야!”

“그 말이 그 말이잖소!”

“흠흠…….”

 

스승의 헛기침에 제자들은 다시 침묵했다.

 

“식자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 적자야, 네가 좋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반갑게 맞아들일 수는 없지 않느냐. 근대적 사고와 단단하게 결합된 신앙체계를 가진 사람에게는 위험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책이니라.”

 

그러자 적자는 얼굴을 붉히며 다시 입을 열었다.

 

“하나 스승님,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지 않사옵니까. 지난 몇 세기 동안 기독교 신앙 속에 스며들어 있던 근대적 가치관을 이젠 걷어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제는 그게 가능하다고 보는가?”

“못할 것도 없지요. 근대적 사고가 문제라면 켈트 기독교(Celtic Christianity) 같은 근대이전(pre-modern)의 기독교를 잘 살펴서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려야지요.”

“근대 이전? 스승님, 저는 저런 말을 들을 때마다 도대체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애당초 <근대이전(pre-modern)-근대(modern)-탈근대(post-modern)>의 도식은 서양인들의 역사에서 나온 것이지 않습니까! 우리 역사에서 제대로 된 근대가 있었습니까? 근대가 없는데 탈근대가 왠말입니까?”

 

지자는 허허롭게 웃으며 식자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이를 악다물고 있는 적자에게 말했다.

 

“적자야, 사형의 말을 어찌 생각하느냐?”

“서구적인 근대가 없었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포스트모던한 환경이 전혀 없다고 말하는 것도 성급하다고 생각됩니다.”

“오호, ?”

“우리가 비록 서구적 의미의 근대를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생각하는 것이나 생활 방식에서 근대적 영향, 그리고 탈근대적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더구나 인터넷과 매스 미디어의 발달로 젊은 세대들의 가치관은 더욱 빠르게 서구화 되고 있지 않습니까?!”

 

“사제의 말이 옳다해도 한국 사회 전체가 다 그런 것은 아니네. 부분의 문제일 뿐이야. 한국 상황에서 이 책은 아직 시기상조일세.”

“사형, 한국의 다른 분야는 몰라도 교회만큼은 맞습니다! 한국교회의 시작을 아시지 않습니까. 모던한 서양 선교사들의 절대적인 영향력 속에서 세워진 한국교회입니다. 북미 기독교의 가치관과 제도를 여과없이 받아들이고 또 받아들이는 한국교회 상황에 너무나 맞춤한 책입니다!”

 

평소 약간 모자란 아우 취급을 하던 적자의 입에서 청산유수처럼 흘러나오는 말을 듣자 식자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뭔가 중요한 이야기가 있었는데라며 되뇌던 그는 생각을 정리한 후 스승을 향해 결연하게 말했다.

 

“스승님, 다른 것은 다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사제가 지적한 부분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근본적으로 불편하게 여긴 것은변화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도대체 교회가 무엇이길래 시대의 변화에 따라 이런저런 모습으로 세상 사람들의 비위를 맞춰주어야 하는 것입니까? 게다가 이 책은 변화의 필요성은 실컷 말해 놓고 정작 어떤 모습으로 변해야 할지는 말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무책임한 책이 어디 있습니까?”

“흠흠… 적자야!”

“제자는…… 사실 제자 또한 그 두 가지는 의문이었습니다.”

 

지자는 환하게 웃었다.

 

“그래도 같은 것이 궁금했다니 너희가 완전히 남남은 아니구나. 옳다! 너희 둘의 의문이 정당하다! 이 책은 변화에 대해 말하고 있으며 또한 변화에 대해 말하지 않고 있다. 변화를 말하되 그저 시대의 흐름에 복음을 발맞추자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가치관에 끼워맞춘 요소를 복음으로 오해하지 말고 교회의 참된 모습, 참된 신앙의 모습을 추구해나가자는 이야기를 한 것이지. 비록 이 책과는 문제를 보는 관점이 다르지만 스탠리 하우어워스 선생과 윌리엄 윌리몬 선생이 함께 쓰신 「하나님의 나그네 된 백성」이 이 문제에 소중한 통찰을 제공해 주느니라. 변화에 대한 관심보다, ‘교회의 소명은 세상에 복음을 매력있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복음에 합당하게 살아가는 것이라는 이야기에 먼저 귀기울여야만 하는 법이지.”

 

지자는 말을 잠시 멈추었다. 그의 얼굴에는 쓸쓸한 기색이 스쳐지나갔다.

 

“안타깝게도 이미 그런 실용적 관점에서 새로운 교회(emerging church) 운동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더구나. 예배의 형태를 바꾸고(emerging worship), 성경공부 방식을 바꾸는 것을 통해 교회 규모를 키우려하는 것은 절대로 맥클라렌 선생이 이야기하신 새로운 그리스도인, 새로운 기독교가 아님을 명심하거라.”

“예, 스승님.”

 

두 제자는 스승 앞에 머리를 조아렸다. 지자는 그들의 어깨를 토닥거리다가 눈을 반짝였다. 뭔가 할 말이 남은 듯 쭈뼛거리는 적자를 본 것이다.

 

“적자는 아직도 궁금한 것이 있느냐?”

“스승님, 두 번째 질문이 남지 않았습니까. 변해야 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변해야 하는지…….”

“허허, 이 녀석. 구체적인 변화 형태는 본질이 아니래도오냐, 그럼 조금만 더 기다리거라. 같은 출판사에서 마이클 프로스트 선생의 「새로운 교회가 온다」가 곧 출간될 것이야. 그 책을 읽으면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니 잠시 숨을 고르며 참거라.”

“진정이옵니까? 스승님께서는 그 책도 읽으셨습니까?”

“내가 번역해서 넘겼으니 당연히 읽지 않았겠느냐?”

 

스승은 웃었다.

두 제자는 번역을 끝낸 스승을 축하하며 기대감으로 들떴다.

공기청정기의 맑고 싱그러운 바람이 그들을 감싸안았다.

 

(090107水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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