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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커피가게 아프리카 당나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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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1391 댓글 0건 조회 7,291회 작성일 10-03-16 12:19

본문

【책 이야기】

사람 향기 가득한 이곳,

아프리카 당나귀에 놀러 오실래요?

빽빽한 아파트 숲 사이 자리 잡은 소박한 그러나 정감 나는 북카페 아프리카 당나귀.

이곳에서 벌어지는 청년들의 소통과 치유 그리고 삶이 묻어나는 즐거운 이야기!

노래가 되고 고백이 되는 이들의 일상을 통해 주님과 따듯한 차 한 잔의 데이트, 어떠세요?

어느 날 홍성사에 메일 한 통이 도착했습니다. 《예수를 업고 가는 아프리카 당나귀》(홍성사)를 읽고 그 이름을 따서 카페 이름을 지었다면서 보내온 한 통의 메일로 이 책은 시작되었죠. 안양 평촌 아파트 단지 가운에 있는 북카페 아프리카 당나귀는 이렇게 우리와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는 북카페 아프리카 당나귀의 탄생에 얽힌 이야기와 그 안에서 일어나는 가슴 찡하도록 쓰고도 달콤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남편과 사별하고 선교사님 내외를 돕겠다고 시작한 북카페에서 저자는 ‘사람’을 만나고 ‘정’을 나눕니다. 그냥 커피만 마시는 북카페가 아니고 그냥 아는 사람과 수다만 떨다 가는 북카페가 아니라 ‘진짜 소통’이 이루어는 우리 동네 커피가게입니다. 아마 이 곳에는 저자의 따듯한 미소 한 스푼, 위로 한 스푼이 담겨 있기 때문 아닐까요?

카페에 대한 책들이 참 많습니다. 커피에 대한 책도 많지요. 이 책은 카페에 대한 책도 커피에 대한 책도 아닙니다. 사람 향기 듬뿍 나는 ‘사람 이야기’ 책입니다. 어디, 한번 메뉴판을 살펴볼까요?

 

【메뉴】

prologue

커피

짝퉁 메뉴판

아메리카노 -----모래사장에 아메리카노 퍼붓기

팥빙수----- 순수청년사진전 <사람을 살리는 “……”>

에스프레소 -----그 진한 그리움의 향기

얼음냉수 -----이젠 속 시원하게 해드릴게요!

카라멜마끼아또 -----‘진데렐라’의 꿈

달콤쿠키----- 손님 열전

카페모카 -----‘엠마오 가는 길’에서 만난 시트콤 하나님

조각케익 -----스치는 소소한 생각들

카페라떼----- 어느 도둑의 십자가

쿠폰 ----- 오늘도 기도 도장 또 하나

카푸치노 -----거품을 걷어 내니 너의 눈물이 보이더라

티와 음료

오아시스 아당

녹차 -----산 위에서 만난 예수님

아당 패밀리----- 사장님도 여자랍니다

아이스티----- 노는 우리 아들

----제가 혼자서도 잘한다구요?

로즈마리 -----“4인 1조! 우리는 하나” 아줌마들의 생존법

epilogue

아당의 절친들

히비스커스 -----토머스 아저씨께

핫초코 -----열일곱 살 소년, 그리고 소녀

【주인장 소개】

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나라에 가던 때 서울에서 태어나(그래서 아버지께서 백우영의 ‘우’를 우주(宇宙)라할 때 宇로 쓰셨다고 해요^^), 정의여고 재학 시절 문예창작반에서 잠깐 글쓰기에 흥미를 갖다가, 88 서울 올림픽이 열린던 해에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되었다는 성균관대학교 사학과에 ‘590학번’(^^)으로 입학했지요. 졸업한 그해에 바로 결혼해서 아줌마가 되고, 아줌마를 흔쾌히 받아주던 대교(2005년 이후에는 분사한 대교소빅스)에서 근무했죠.

지금은 안양 평촌의 북카페 아프리카당나귀 주인장으로 있으면서 가끔 주인의식 까먹고 손님들과 수다 먹고 눈물 먹고 웃음 먹고 옛 생각 먹고 그러다가 장사하는 것까지 까먹는, 뭐 그런 이팔청춘 만년 소녀(라고 그러는데…… 글쎄요^^;;)랍니다.

 

【주인장 인터뷰】

1. 요즘 동네마다 북카페가 많이 생기는 거 같아요. 어떻게 북카페를 시작하게 되었나요?

한마디로 대답하자면 “뜬금없이!” 라고나 할까요. 이렇게 대답하면 어떤 분들은 경제적으로 참 여유가 있었나보구나……라고 오해를 하시는데 사실은 뜬금없이 보다 더 정확한 표현으로는 “대책없이!”입니다. ㅜ.ㅜ

잘 다니던 회사 그만두고 북카페를 차린 제가 저도 참 이해가 안 되요. 생계를 책임져야하는 가장인데다 가진 돈이 여유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말이죠. 더군다나 장사가 잘 되는 상가지역도 아니고 황량한 아파트 숲 한가운데 쌩뚱맞게 카페를 차린 제가 아직도 잘 이해가 안 가더라구요. 그냥 그렇게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상황 속에서 저도 모르는 힘에 떠밀려 북카페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북카페를 할 생각을 했냐고 물어오면 딱히 시원스레 대답해드리기가 좀…….^^;;

그래도 굳이 이유를 대라면 몇 해 전 세이비어 교회에 대한 책을 읽다가 그곳에서 지역 주민들을 위해 운영하는 ‘토기장이의 집’이라는 카페 이야기를 본 것에서 시작되었다고나 할까요? 많은 교회에서 이런 카페를 운영하고 있으니 우리 교회에서도 이런 거 하면 제가 참 재미있게 잘 봉사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근데 교회에서 하기 전에 제가 먼저 그냥 일을 벌인 꼴이 되어버린 거죠.^^ 처음엔 그저 절친한 선교사님 내외를 돕고자 시작한 일이었는데 (사실 아직 그분들께 큰 도움은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목적 외에도 왠지 더 많은 할 일들을 얹어주시는 듯한 부담감이 슬슬 밀려오고 있습니다. ^^

2. 아프리카 당나귀? 카페 이름이 특이한데요.

그건 우리 카페에 적어도 세 번은 오셔야 알려드리는 건데…….^^ 카페를 준비하고 있던 즈음 주변에서는 ‘쉴만한 물가’, ‘로뎀나무’, ‘엘림’ 등등 주로 성경에 나오는 이름이나 지명 등을 추천해 주셨는데 그다지 맘에 와 닿지 않는 거예요. 당시 마침 제가 읽고 있던 책이 홍성사에서 나온 《예수를 업고 가는 아프리카 당나귀》였습니다. 어느 날 테이블 위에 있던 그 책을 보는 순간 앗! 하는 그런 거 있죠? 아프리카 당나귀, 이거 느낌 좋다…… 아프리카라는 말, 그리고 당나귀라는 말은 정말 많은 의미를 가진 말들이거든요. 빈곤의 땅, 그래서 많은 손길이 필요한 땅 아프리카, 그리고 당나귀는 예수님을 태운 나귀의 의미도 있지만 서양에서 다른 사람들을 비하하며 부를 때 쓰기도 하죠. 멍청하고 바보 같은 의미의 당나귀. 부유함의 상징인 아메리카나 유럽이 아닌, 나눔이 절실하게 필요한 땅 아프리카여서 좋았고, 사자나 표범 같은 용맹스러움 혹은 기린이나 사슴 같은 우아함이 아니라 멍청하고 바보 같은, 그래서 당하기만 하는 당나귀여서 더 좋았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이름이 바로 북카페 아프리카당나귀입니다.^^

3. 아당을 한번 정의해 볼까요? 아당은 ~~~ 입니다.

질문하신 그대로 아당은 텅 빈 네모입니다. 특별한 색깔이 없어요. ‘De colores(데꼴로레스)’라는 말을 전 참 좋아하는데요, 스페인어로 ‘다양한 색깔들’이라는 의미입니다. 누군가에게 붉은빛 열정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초록빛 휴식일 수도 있는 곳, 또 누군가에게는 파란 꿈을 그려보는 곳, 그곳이 바로 아당입니다. 아당에 오신 분들이 아당을 자신들의 색깔로 꿈꾸며 만들어가는 곳, 그래서 아주 다양한 색깔들이 공존하면서 아름다움을 만들어가는 곳이 아당이라고나 할까요? ^^

4. 모래사장님이 꿈꾸는 카페는 어떤 모습이지요? 어떤 카페가 되었으면 좋겠고 어떤 역할을 감당하면 좋을지요.

보시기에 참 좋은, 그래서 하늘 아빠 얼굴에 미소 짓게 해드리는 그런 카페였음 좋겠어요.대책 없는 철부지 막내딸이 그래도 제법 사람들한테 선한 일을 하면서 잘 살아가고 있구나…… 하고 대견해 하실 수 있는 그런 카페요. 막혀있는 사람들 사이의 소통, 내게 있는 것들을 이웃과 나눔, 지친 영혼의 , 젊은 꿈의 살아있음, 메마른 영혼의 살아남, 피조물로서의 삶의 유쾌함, 그래서 모든 것에 대한 감사, 그리고 또 다른 이에게 전함……뭐 이런 일들이 자연스럽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그런 카페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너무 추상적인 이야기였나요?^^

5. 아당만의 매력은 뭘까요? 아당의 홍보 부탁해요.

없는 것이 많아서 불편한 것이 많다는 게 매력이라면 매력일까요?

주차장도 없죠~건강한 걷기를 추천합니당^^

호출하는 벨도 없죠~그 덕에 잘생긴 알바생 한번 더 보러 카운터에 오시잖아요^^

팩스, 복사도 없죠~ 뭐 급하신 거라면 길 건너 교회로 모래사장이 직접 뛰어갔다 오겠습니다만…… 조금 뒤로 미루시고 여유를 즐기세요^^

술도 없죠~ 캔맥주 사오셔서 몰래 드시다가 퇴장 당하신 손님 계셨습니다.ㅡ.ㅡ 다른 것에는 아주 관대한 모래사장인데 술과 담배에는 버럭사장으로 돌변하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명확한 이용 수칙도 없죠~ 너무 사람냄새가 없는 것 같아서요. 그대신 어설픈 이용 수칙은 있어요^^ 양심껏 지켜주시면 되는 정도??

가끔 재료가 없어서 안 되는 메뉴도 많죠~ 그런 메뉴는 분명 그날 안 어울리는 메뉴일 거예요. 잘생긴 알바생이 추천하는 메뉴로 드세요^^

도서 자동검색도 안되죠~ 수동으로 찾을 때까지 둘러보다 보면 새롭게 읽고 싶은 책들이 눈에 들어올걸요. 독서의 폭을 넓게 만들어드립니다.^^

무선 인터넷도 가끔씩만 잡히죠~ 컴퓨터 말고 사람과 함께 하는 아당의 시간들을 만들어보시면 좋겠기에 ㅋㅋ

아무튼 아당에는 없는 것, 안 되는 것이 많아서 조금 불편할 수 도 있지만 그것들이 은근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더라니까요. 한번 경험해보세요^^

6. 아당을 하면서 가장 보람된 일, 혹은 가장 어려웠던 일,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이었나요?

가장 보람된 일이라면 예배드리고플 때 언제든 모여서 예배드릴 수 있는 곳이 되었다는 거…… 공적인 교회의 예배 모임 외에 한두 명이 모여서 이야기하다가 불쑥 예배드리고픈 마음이 생길 때 언제든 찬양과 기도가 가능한 곳이 되었다는 게 제일 기쁘고 좋은 일이예요.

가장 어려웠던 일이라면…… 음, 이건 이다음에 다시 기회가 되면 말씀드려도 되죠??? 하나님께서 돌보아주실 테니 잘 견디고 나면 그 때 말씀드릴게요. ㅜ.ㅜ

가장 기억에 남는 일, 그건 아마 지난여름 무려 11일 동안이나 계속된 사진전이 아닐까 해요. 책에도 썼지만 그 기간 동안 사진전 주제였던 <사람을 살리는 “……”>처럼 저를 비롯해서 많은 이들이 다시 살아난 느낌이었으니까요. 주님의 방법에 새삼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그런 시간들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그런 기억에 남을 일들이 많이많이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7. 교회에서 요즘 카페를 많이들 하시는 것 같아요. 그 분들께, 혹은 교회에 한 말씀?

교회에서 이웃을 위해 카페를 하는 건 참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해요. 세상 사람들에게 높게 혹은 두터워 보이던 교회의 문턱을 낮추거나 없앨 수 있는 일이니까요. 그곳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하시는 분들에게는 정말 존경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제가 해보니 손님 대하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니라는 걸 알았거든요.

가장 이상적인 건 무엇이든 교회에서 직접 운영하는 것보다 교회 공동체에서 세움받은 성도들이 세상에 나가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는 것이겠지요. 세상 사람들이 보기에 좀 바보 같고 어리석어 보일지라도 크리스천의 삶 속에 살아 역사하시는 주님을 느끼면서 사람들이 조금씩 예수님을 친근하게 느껴가게 되는, 그런 카페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그런 식당, 그런 세탁소, 그런 채소가게, 그런 학원. 그런 미용실, 그런 병원…… 이런 것들도 마찬가지로 많이 생겼으면 좋겠구요.

【까페 들여다보기】

오랜만에 찾은 친구 앞에서 그간의 일들을 늘어놓으며 넋두리를 해봅니다. 그저 절친한 목사님 내외를 돕겠다고 기도하며 시작한 일, 이렇게 일이 커질 줄 알았다면 더 간절하게 부르짖으며 기도할걸 하고 이제야 커피머신을 치며 후회하는 중이야. 이곳에서의 작은 물질적인 후원과 손님들을 위한 기도의 사명이 어찌 보면 광대한 모래사장에 아메리카노 한 잔씩 들이붓는 일이 될지도 모르지.

하지만 혹시 알아? 인내심 갖고 퍼붓다 보면 커피향 은은한 멋진 모래사장이 될지……. 그곳을 맨발로 밟으며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이 그 은은한 커피향에 아주 많이 행복해 할지도 모르지. 그 커피향 가득한 모래사장에서 행복한 많은 이야기들이, 그리고 아름다운 많은 추억들이 만들어질지도 모르지. 그래서 오늘도 한 잔 들이붓고 있는 중이야. 내일도 그럴 거구……. 어때? 아메리카노 한 잔 할래? (p. 23 아메리카노_ 모래사장에 아메리카노 퍼붓기)

오, 하나님…….전 그만 슬그머니 화장실로 가고 말았어요. 수도꼭지 틀어 놓고 눈물 훌쩍이다 휴지로 꾹꾹 눌러 닦았어요. 거울 속에 비친 제 한심한 모습 보면서 또 한 번 끅끅 눈물 흘리다 또 꾹꾹 눌러 닦고 나왔어요. 아시죠? 제 신분증에도 무슨 훈장처럼 스티커가 세 개나 떡하니 붙어 있는 거. “시신 기증, 장기 기증, 각막 기증”제가 정말 순수하게 기증하고 싶은 맘으로 신청한 게 아니라는 것도 아시죠? 그저 남들과 다른 무언가를 해보고 싶어서 저지른 충동적인 기증 서약이었다는 거. 난 이래, 너희들과는 달라, 난 이런 뜻 깊은 일을 한다구……. 뭐 이런 되먹잖은 오만함으로 한 기증 서약이었다는 거 하나님 다 알고 계셨죠? 그날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장기 기증을 이야기하는 그녀 앞에서, 맞지도 않는 유리 구두에 억지로 발을 맞추려 딸의 발뒤꿈치를 잘라 버린 신데렐라의 계모보다도 못한 저의 가증스러움을 내려놓았습니다.

(pp. 39~40 카라멜마끼아또_ ‘진데렐라’의 꿈)

당신!

오늘은 당신한테 좀 따져야겠어!!! 뭐냐구, 도대체…… 왜 당신이랑 꼭 닮아 가지고는 이렇게 사람 속을 썩이냐구!!! 오늘 받아온 그 성적표 봤어? 난 적어도 학교 다닐 때 이 정도는 아니었거든!! 며칠 전에는 점심 시간에 다른 반에 가서 먼저 급식 먹다가 걸려서 반성문 써왔더라? 학부모 의견 쓰고 확인받아 오라구. 배가 너무 고파서 그랬다지만……. 암튼! 몸에 딱 맞게 줄인 교복 바지하며 찍찍 끌고 다니는 슬리퍼, 그리고 어찌나 친구들과 쏘다니는지……. 세상에서 소위 말하는 ‘노는 애’ 우리 아들, 어쩌면 좋냐구…….이제 몸도 나보다 훨씬 커져서 힘으로도 안 되는데…… 나 혼자 어떻게 감당하라구……. 당신 혼자 그렇게 먼저 가버리면 다냐??? 괜히 또 설움에 겨워 한바탕 눈물바람을 하고는, 침대에 큰 대자로 누워 자고 있는 아들을 바라봅니다.

(pp. 80~81 아이스티_노는 우리 아들)

그! 런!! 데!!! 유난히 폭우가 잦았던 2009년 7월이었습니다. 전시를 불과 며칠 앞두고 전시 공간으로 사용할 지하 방 한 곳에 커다란 그릇과 바가지들이 동원되기 시작했습니다. 배수구로 빠져나가는 물보다 더 빠른 속도로 퍼부어 대는 비 때문에 옥상에 빗물이 고이면서 밤새 건물 내부로 물이 스며들어 급기야 한쪽 방에 물난리가 나고야 만 것입니다. …… 그날 밤 회의 전에 드린 예배 시간, 찬양을 인도하던 승환이가 입을 열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우리에게 귀한 일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하신 주님께 많은 것을 감사하며 이 일을 준비해 왔습니다. 그런데 너무도 당연해서 우리가 감사하지 못했던 한 가지를 오늘에야 알았습니다. 바로 이곳, 사진전을 위해 허락하신 이곳을 우리는 너무도 당연한 공간으로만 생각했던 겁니다. 주님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면 이곳조차 우리가 사용할 수 없는 곳임을 잊고 있던 우리의 모습을 회개하고 이 시간에는 우리가 모두 주님이 허락하신 이곳을 위해 감사의 기도를 드립시다.”

카메라도 없애시더니, 그리고 재정도 바닥내시더니, 그래도 어찌어찌 여기까지 준비해 왔는데 결국 장소까지 이 지경으로 만드시냐고, 내심 하나님께 따지려고 단단히 마음먹고 있던 저였습니다. 그러나 그날, 승환이의 그 말과 함께 감사기도를 드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하염없이 무너져 내리고 말았습니다. …… 한참을 눈물을 흘리다가, 아이들과 함께 이곳을 허락하신 주님께 감사의 기도를 하기 시작했고, 기도 후 찾아드는 평안함에 또다시 감사의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pp. 125~126 팥빙수_순수청년사진전 <사람을 살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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