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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톡톡크리스찬 #74 축구와 하나님 나라(2010년6월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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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한신
댓글 0 건 조회 8,703 회
작성일 10-06-2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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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CBS 방송 - 월요일을 기다리는 사람들

2010년 6월 14일 방송분 준비

일상생활사역연구소 정한신 기획연구위원

주제 : 축구와 월드컵을 통해 묵상하는 하나님 나라

* 참고자료

- 마크 로크스, 축구와 하나님 나라, IVP, 2006

▲ 들어가면서

지난 주말에 개막된 남아공 월드컵의 열기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개막 전부터 한국팀의 선전을 기대하면서 온 나라가 월드컵 준비에 열을 올렸고 각종 광고와 선전은 월드컵을 주제로 하여 분위기를 형성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한 동안 축구와 월드컵 이야기로 우리의 일상이 가득차게 될 것인데, 축구를 통해 복음과 하나님 나라를 생각하고 묵상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을 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하겠습니다. 사실 얼마전에 스포츠와 영성에 대하여 다룬 적이 있었는데, 그 때에는 스포츠를 대하는 그리스도인의 태도라는 측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축구라는 아름다운 경기를 통하여 창조, 타락, 구속이라는 기독교 세계관의 이야기를 접목시켜 보고, 하나님 나라의 아름다운 통치를 묵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다음의 내용은 기독교 세계관을 창조적인 이야기로 풀어내는 마크 로크스가 “축구와 하나님 나라”라는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 발상의 전환 - 축구 경기장에도 하나님 나라는 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은 축구에 관심이 없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은 교회, 찬송가, 예배당, 거룩한 심방에 관심을 가지실 뿐 축구 경기장에는 임하시지 않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어떠합니까? 하나님 나라는 죽어서 영혼이 가는 곳으로 이 세상과 이 땅과는 무관한 것이기에 축구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축구는 천박하고 세속적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공을 차는 것이 몸을 관리하고 체중을 조절하는데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축구 자체에 어떤 영성적 의미나 가치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합니다. 기껏해야 교인들의 교제에 도움이 되는 도구적인 가치 정도는 인정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축구 경기장에도 하나님 나라는 존재합니다. 하나님의 선한 통치가 온전히 드러나는 것이 하나님의 나라라면 하나님 나라는 그분의 선하신 창조와 구속적 역사를 드러내는 모든 일상적 현장에서도 임하는 것입니다. 축구 경기장도 그러합니다.

▲ 축구와 선한 창조

마크 로크스의 관점을 빌려 축구와 하나님의 창조를 연결시켜 묵상해 보면 다음과 같은 묵상거리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첫째로, 하나님이 무에서부터 세상을 창조하신 그 창조의 신비는 축구 경기에서도 놀라운 신비로 경험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축구 경기를 보면서 절정의 기량에 도달한 선수들이 놀라운 기술과 순발력, 컨트롤로 공을 움직이면서 한 편의 창조적인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을 봅니다. 축구 경기장의 푸른 잔디는 마치 이야기를 기다리는 백지장과도 같습니다. 이 위에서 축구 선수들은 하나님으로부터 부여받은 창조성을 발휘하며 그야말로 무에서부터 이야기를 창조해내는 것입니다. 우리가 축구 경기를 보면서 하나님이 이 세상을 말씀으로 창조하시는 발군의 기량을 보이시는 장면을 묵상할 수 있다면 축구 경기를 보는 즐거움이 두 배가 될 것입니다.

둘째로, 하나님은 세상에 대한 창조의 과업을 우리 인간들에게 맡기시며 창조의 동역자로 우리를 부르셨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이러한 일들을 감당할 수 있는 모든 자질, 기술, 재능을 갖추도록 하셨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놀라운 피조 세계를 개발하고 개선하며 향상시키는 하나님의 동역자입니다. 이는 마치 축구에 있어서 한 팀의 총감독이 팀 전체를 운영하면서 각각 코치와 선수와 트레이너 등으로 구성된 동역자들에게 팀을 발전시키고 실제 경기 속에서 총감독의 의도에 맞게 경기를 하도록 하는 것과 같습니다. 축구 경기를 보면서 총감독되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창조적인 동역의 사역을 주문하고 계시는 장면을 묵상하면서 우리의 사명을 새롭게 해 봅시다.

셋째로, 하나님은 ‘놀이’를 창조하셨고, 이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이 놀고 싶어하고, 때로는 유유자적하고 싶은 욕구를 갖고 태어나게 하셨습니다. 성경은 우리가 웃음과 즐거움에 대한 욕구를 갖고 있음을 확인해 줍니다. 놀이는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그것은 즐거움을 위해 자유롭게 선택하는 신나는 활동입니다. 우리는 놀이를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하면서 참된 즐거움과 생생한 기쁨을 누립니다. 하나님은 이 세상 속에서 일하고 예배하고 쉬고 놀도록 우리를 부르셨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부름받은 일입니다. 축구는 하나님의 동산을 개발하고 향상시키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반응하여 인간이 발전시킨 수많은 놀이 가운데 하나입니다. 우리는 이 축구라는 놀이를 통해 우리에게 즐거움의 욕구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놀이를 선물로 주신 것과 놀이를 통해서도 창조의 사명을 담당하게 하신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을 찬송할 수 있습니다.

넷째로, 하나님은 창조를 통해 공동체를 만드셨고 이 공동체를 통하여 당신의 창조에 동역하도록 하셨습니다. 아담과 하와의 공동체로부터 오늘날의 교회 공동체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공동체를 통하여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의 사명을 즐겁게 수행합니다. 그래서 공동체로 함께할 때에 우리는 최상의 즐거움과 완전함을 누리는 것입니다. 축구 경기는 그 어떤 경기보다 공동체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주는 경기입니다. 공동체가 잘 형성되고 진정으로 구현되는 팀은 최상의 기량을 발휘하게 됩니다. 우리는 축구 경기를 통해 우리가 하나님 나라를 살아가고 이뤄가는 일은 공동체를 통하여 가능하게 되는 것임을 확인하게 됩니다.

▲ 축구와 타락

축구는 아름다운 경기입니다. 축구는 하나님의 창조를 따라 끝없이 창조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고, 창조의 동역을 실천하는 것이며, 창조적인 놀이의 장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축구도 죄와 타락의 영향을 받아 무너진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는 축구를 통해 우리의 죄성과 하나님의 구속의 필요성을 묵상할 수 있습니다.

첫째로, 죄와 타락으로 인해 우리 인간들의 관계는 파괴되었습니다. 혐오와 쓴뿌리, 질투가 관계 속에 만연합니다. 축구 경기를 둘러싸고 나타나는 팀과 팀 응원단들 간의 고질적인 반목과 갈등은 이런 파괴된 관계를 극적으로 보여주고는 합니다. 폭력과 증오가 만연한 현장을 보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떤 팬들의 조롱과 야유는 거부감과 역겨움을 불러일으킵니다. 조폭 문화와도 같은 것이 일부 팬클럽에는 존재합니다. 때로는 인종차별적인 욕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이런 문화가 살인을 불러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팀 응원단끼리의 폭력 사태로 사람이 죽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고, 선수에 대한 총격사건까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 모든 현상은 죄가 인간을 얼마나 파괴할 수 있는지, 그 파괴적인 영향력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보여주며 복음을 통한 참된 회복이 필요하다는 것을 웅변적으로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둘째로, 죄와 타락으로 인해 탐욕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고, 물질주의로 인한 극심한 불평등이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축구에서 단적으로 드러나는 일입니다. 프로 축구의 경우 어떤 선수는 한 해에 수십억원의 수입을 올리는가 하면 훨씬 적은 돈으로 그럭저럭 때우며 지내야만 하는 선수들도 있습니다. 축구가 널리 사랑을 받는 이유 중의 하나는 공 하나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는 점일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저개발국의 아이들도 축구라는 영역에서는 얼마든지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곤 합니다. 그러나 현대의 축구와 월드컵의 양상을 보면 선수들간의 극단적인 연봉의 차이, 구단들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 축구 산업을 둘러싼 각종 이권, 최근 불거진 월드컵 방송독점 문제와 광고주들의 이익 문제, 월드컵 경기를 둘러싼 각종 도박 등등이 이 아름다운 경기를 왜곡시키고 가장 평등한 경기를 불평등한 경기로 바꾸어 버렸습니다. 축구라는 영역에서도 죄와 타락의 영향인 탐욕과 물질주의, 곧 맘몬이 지배력을 넓히려고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에 대하여 분명히 ‘아니오!’라고 선포하여야 합니다.

셋째로, 죄와 타락으로 인해 하나님께서 마땅히 받으셔야 할 헌신과 예배를 찬탈하는 우상숭배가 만연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에게 축구는 종교가 되어버렸습니다. ‘축구 과부’가 되어 남편과 이혼하게 된 비극적인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축구 경기에 너무나 집착한 나머지 그 일에 모든 시간과 돈을 허비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우리는 축구 경기가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드리는 창조행위의 하나로 다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넷째로, 죄와 타락으로 인해 경쟁과 승리 그 자체만을 목적으로 삼고 그 가운데 있는 사람들의 가치와 그들의 창조성을 말살시키는 일도 편만하게 되었습니다. 축구도 각종 리그가 만들어지고 월드컵이 전 세계적인 경쟁장이 되자 오직 승리만을 지향하는 경쟁지향적 문화가 만들어졌습니다. 축구를 통해 나타나는 창조성과 즐거움 보다는 오직 승리를 위해 선수를 사고 팔고 소모품처럼 취급하는 풍조마저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전히 이긴 경기와 팀에 대한 찬사와 패배한 경기와 팀에 대한 극단적인 혐오와 질타의 문화는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승패와 무관하게 축구 경기 자체의 매순간 매장면에서 나타나는 창조성과 즐거움을 통해 감사하고 즐거워하며, 경기장을 누비는 선수들의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생각하는 성숙함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다섯 번째로, 죄와 타락의 영향은 공동체를 변질시켜 배타적이고 생명력이 없으며 기만적이고 파괴적인 패거리문화를 만들고 국가주의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축구를 통하여 잘못된 지역주의 문화가 고착화되기도 하고, 인종간 갈등이 증폭되기도 하며, 국가간의 갈등을 그대로 드러내고 확대하기도 합니다. 또한 오직 국가의 승리만을 추구하는 배타적인 국가주의를 양산하고 잘못된 자민족 중심주의를 양산하기도 합니다. 월드컵과 각종 리그들이 이러한 타락한 패거리문화와 국가주의를 확대하는 것이 아닌 참된 연대와 하나됨을 이뤄내는 잔치가 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여섯 번째로, 죄와 타락의 영향은 진실을 보지 못하게 하고 기만과 술수로 거짓 평화와 거짓 행복에 도취되도록 합니다. 축구의 경우, 그리고 월드컵이라는 큰 이벤트의 경우 산재한 많은 문제점들을 덮어버리고 진실을 가리우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그렇게 이용되기도 합니다.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할 현안들을 가리우고, 온갖 어려움과 고통을 감추고 거짓된 행복을 조장할 수 있는 것이 월드컵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러한 기만과 술수의 장막을 걷어내고 참된 행복의 존재를 묻고 진실을 볼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 축구와 구속

성경의 하나님은 마치 엉망진창인 축구 구단을 새롭게 회복하기 위해 감독을 맡은 사람과도 같습니다. 그는 무너져 버린 선수들의 자존감을 회복하고 그들에게 부여된 사명을 새롭게 하며 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습니다. 그리고 선수들을 성장시킬 뿐 아니라 선수들이 서로를 돕고 생명의 기운을 나눌 수 있도록 격려합니다. 그래서 이 축구팀이 놀라운 기적과도 같은 승리를 누리며 새롭게 재기하도록 돕습니다.

하나님은 죄와 타락의 세상 가운데 예수님을 보내셔서 십자가와 부활의 놀라운 사건을 통해 우리를 향한 놀라운 구속의 역사를 행하셨고 지금도 이것을 이뤄가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임했고, 완성될 하나님 나라가 도래하도록 하고 계십니다.

축구도 하나님의 타락의 장막을 걷어버리고 하나님의 선한 창조를 새롭게 회복하여야 합니다. 경기장을 창조성과 즐거움과 조화와 기쁨으로 채워가는 선수들의 순수한 창조행위를 더욱 격려해야 합니다. 참으로 하나님께서 주신 놀이라는 선물을 축구 경기를 통해 제대로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수많은 아마추어 축구모임이 승패에 집착하지 않고 축구를 축구답게 누린다면 그 안에는 영광스러운 즐거움이 깃들 것입니다. 폭력과 갈등을 걷어내고 승리주의를 걷어내고 축구 자체를 즐기는 문화를 점진적으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탐욕과 물질주의로 선수 개인과 구단을 살찌우는 것이 아니라 이런 엄청난 자원들을 열악한 나라의 축구 꿈나무들에게 나누는 일에 사용하고, 월드컵과 축구 리그에서 나오는 엄청난 수익들을 나누는 일 가운데 하나님의 나라는 온전히 드러날 것입니다. 참으로 공동체를 만들고 누리도록 하는 축구 경기의 아름다운 모습을 회복하도록 하고, 축구 그 자체나 리그 전을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이 아름다운 경기를 통해 창조성을 발휘하도록 하신 하나님께 마땅히 드릴 예배를 드리도록 하여야 하겠습니다.

▲ 나가며

월드컵이 시작되었습니다. 좋든 싫든 우리는 매스컴을 통해, 주변 사람들을 통해 축구를 묵상하는 시간이 많아질 것입니다. 그저 우리나라가 이겼는지 패했는지에만 관심을 두거나 월드컵 분위기에 젖어 다른 모든 것을 제쳐두는 것이 아니라 참으로 축구 자체를 통해서 만날 수 있는 하나님 이야기를 묵상하고, 축구를 통해 창조와 타락과 구속의 이야기를 생각할 수 있다면 이번 월드컵 기간은 더욱 그 즐거움이 더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축구장에도, 응원전을 펼치는 거리에도, TV 앞에서도 하나님의 통치, 하나님의 나라는 임합니다.

▲ 축구와 월드컵을 생각하며 드리는 기도

우리를 창조하여 주시고 창조의 동역자로 불러주신 하나님 아버지, 감사와 영광을 돌려드립니다. 우리에게 놀이를 선물로 주시고 특별히 축구라는 놀이를 통하여 우리에게 주신 창조의 은사를 발휘하고 누릴 수 있게 하여 주시니 감사합니다. 축구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패스와 슈팅과 드리블이 신비한 창조의 행위임을 고백하며 우리의 일상에서도 최선을 다해 창조의 사명을 감당할 것을 고백합니다. 또한 축구라는 공동체적인 경기를 통해 우리를 공동체로 부르시고 사역하게 하시는 당신의 탁월한 계획을 묵상하며 찬양합니다. 그러나 하나님 아버지, 갈등과 질시와 폭력이 만연하고, 탐욕과 맘몬의 지배가 넘쳐나며, 승리주의와 잘못된 패거리주의로 병들고, 진실을 기만하며, 사람들의 숭배를 요구하는 타락한 축구 경기와 축구 문화는 창조의 아름다움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죄와 타락의 모습에서 우리를 건져주시고 십자가와 부활의 능력으로 우리를 회복하여 주시옵소서. 참으로 하나님 나라의 온전한 통치가 드러나는 축구 경기와 월드컵이 되게 하여 주시고, 우리가 월드컵의 기간 동안 더욱더 하나님 나라를 즐거이 누리며 잘 묵상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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